ToF 장착 후 애플 AR 전략 본격화




[편집자주] 애플⋅삼성전자⋅화웨이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플래그십 모델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과거 대비 혁신 템포가 더뎌지고 있다. 한 업체가 신기술을 내놓으면, 경쟁사가 6개월만에 비슷한 제품을 선보이는 사이클이 이어진다. 이러한 가운데 애플은 내년에 ToF(Time-of-Flight) 카메라를 통해 또 한번의 혁신을 준비한다. ToF 카메라의 원리와 향후 ToF가 바꿔놓을 3차원(D) 카메라 생태계에 대해 연속 시리즈로 알아본다.


지난해 가을 출시된 ‘아이폰(X)’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술을 꼽으라면 전면에 배치된 안면인식 카메라였다. 애플로서는 처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아이폰에 탑재했지만, 이는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는 이미 일반화 된 기술이었다.

반면 3D 안면인식 카메라는 이전까지 어떤 스마트폰 제조사도 양산한 바 없다. 3D 안면인식 카메라를 구성하는 적외선카메라⋅도트프로젝터 등은 과거에도 있던 기술이지만, 이 모두를 스마트폰 상단에 구겨넣을 거라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면 이어 후면에도 3D 카메라


▲HP의 SL 방식 3D 스캐너로 사람이 얼굴을 측정하는 모습. /Dream 3D



애플은 카메라 부문에서 혁신의 방향성을 확실히 3D로 잡았다. 지난해 처음 공개된 3D 안면인식 카메라는 올 가을 모든 아이폰에 확대 적용되고, 일부 아이패드에도 탑재된다. 애플은 3D 안면인식을 지문인식을 대체할 사용자인증과 ‘애니모지’ 등 응용프로그램(앱)에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애플이 진정으로 공을 들이고 있고, 내년에 처음 선보일 3D 카메라는 ToF 카메라다. ToF는 스마트폰 전면이 아닌 후면에 장착해 거리와 공간의 깊이를 측정할 수 있는 카메라다.

공간을 3D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ToF는 기존 3D 안면인식 카메라와 유사해 보인다. 그러나 그 동작 원리와 쓰임새는 완전히 다르다.

애플이 지난해 가을 보여줬던 3D 안면인식 카메라는 구조광(SL, Structured Light) 방식이다. SL 카메라를 작동시키면 도트프로젝터라는 부품에서 3만개의 점으로 된 적외선 패턴을 얼굴에 쏘아 준다.

이 패턴은 책상 같은 평면 공간에 쏘면 왜곡없이 다시 적외선 카메라로 반사되지만, 사람의 얼굴은 평면이 아니다. 눈⋅코⋅입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굴곡이 수 없이 많다. 따라서 도트프로젝터에서 나온 빛은 얼굴에 반사되면서 일정한 패턴의 왜곡이 형성된다. SL 방식의 3D 카메라는 이 패턴의 변화를 읽어 사용자를 인식한다.


▲SL 방식과 ToF 방식 3D 카메라의 거리에 따른 부정확성. /SINTEF



그러나 SL 방식 3D 카메라에는 단점이 있다. 카메라와 피사체와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인식률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노르웨이 과학산업기술연구재단(SINTEF)의 디지털연구소에 따르면 10m 이내 거리에서는 SL 방식의 인식률이 높지만, 10m를 벗어나면 SL 카메라의 인식률이 크게 떨어지기 시작한다. 따라서 10m 이내서 사용하는 3D 카메라는 SL 방식을, 10m 이상 장거리에서 사용하는 카메라는 ToF 카메라가 적합하다.


빛의 비행시간 측정하는 ToF


SL이 빛의 왜곡 정도를 파악해 공간을 파악한다면, ToF는 이름 그대로 빛의 비행 시간을 측정해 거리를 재는 3D 카메라다.

ToF 카메라를 작동시키면 나노초(ns) 단위로 적외선 빛이 연속해 방사되고, 그 빛이 피사체에 맞고 적외선 카메라에 도달하는 시간을 측정해 거리를 환산한다. 사용자가 마주하고 있는 공간을 수만개의 영역으로 나누고, 그 영역에 각각의 적외선 빛을 쏘아 준 뒤 거리를 측정하면 공간의 양태를 구성할 수 있다.

종전 SL 카메라의 경우, 왜곡된 적외선 빛의 패턴을 단시간 내에 해석해야 하기 때문에 알고리즘 설계가 복잡하다. ToF는 연속적으로 방사된 빛의 비행 시간만 측정하면 되기 때문에 알고리즘 설계가 비교적 간단한 편이다.

ToF의 장점은 SL 카메라와 달리 거리 제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이다. 따라서 스마트폰과 피사체 혹은 공간 사이의 거리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이를 증강현실(AR)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비록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미 이 같은 실험은 구글이 앞서 시행한 바 있다.



▲구글 탱고 ToF 카메라로 공간을 촬영하는 모습. /구글



구글은 지난 2014년 ‘프로젝트 탱고’라는 기술을 통해 ToF 카메라를 선보였다. 프로젝트 탱고는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2017년 시장에서 사장됐다. 그래도 각종 앱과 ToF 카메라를 결합한 시장의 가능성은 보여줬다.

업계 관계자는 “AR 혹은 가상현실(VR)에 ToF 카메라가 결합되면 이전의 AR⋅VR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혁신적인 서비스들이 도출될 수 있다”며 “ToF 장착과 함께 AR⋅VR 시장에서 애플의 행보가 본격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 ToF 카메라가 온다] ②구글은 실패한 ToF, 애플은 어떻게 살릴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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