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큰 손' 등극...에코 1대 당 마이크 7개


▲아마존 에코 분해 모습. 녹색으로 표시한 곳이 멤스 마이크로폰이다. /ifixit.com



인공지능(AI) 기술과 결합된 스마트 스피커 시장이 성장하면서 멤스(MEMS) 마이크로폰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다른 스마트폰 부품 산업이 스마트폰 성장 부진 탓에 동반 정체를 겪고 있는 반면, 멤스 마이크로폰 업체들은 스마트 스피커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31일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2021년 멤스 마이크로폰 시장이 15억달러(약 1조6122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멤스 마이크로폰은 반도체 기술을 응용해 만든 초소형 마이크다. 기존 전자콘덴서마이크(ECM)와 비교해 전력소모량이 적어 스마트폰 등 경박단소화된 전자기기에 적합하다.

초기 멤스 마이크로폰 시장 성장을 이끈 건 스마트폰이었다. 덕분에 2010년부터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 지난해 시장 규모가 11억달러로 커졌다. 이는 2016년 9억8700만달러 대비 10% 성장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출하량은 39억개에서 66억개로 늘어났다.

애플은 ‘아이폰4’부터 멤스 마이크로폰을 아이폰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기기당 4개씩 탑재하고 있다. 전체 멤스 마이크로폰 시장에서 애플의 구매량은 지난해 기준 31%에 이른다.

최근 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은 AI 기능이 결합된 스마트 스피커다. 스마트 스피커가 인간의 음성을 인식해 동작한다는 점에서 고도의 센싱 기술이 필요하다.

아마존이 생산한 스마트 스피커 ‘에코’에는 총 7개의 멤스 마이크로폰이 들어간다. 일반 스마트폰의 두 배 가까운 양이다. 에코는 지난해 3분기에만 500만대가 판매됐다. 전체 스마트 스피커 판매량은 총 2400만개에 달했다. 멤스 마이크로폰 시장으로 따지만 1억6800만개의 신규 수요가 발생한 셈이다.


▲멤스 마이크로폰 시장 전망. /IHS마킷 제공


현재 멤스 마이크로폰 시장은 3개 기업이 전체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미국 놀즈와 중국 고어텍⋅AAC가 그 주인공이다. 국내서는 엠와이티(옛 미래시지에스)가 지난해 아마존에 에코용 멤스 마이크로폰을 일부 공급한 바 있다.

마누엘 탈리아비니 IHS마킷 수석연구원은 “아마존은 사물인터넷(IoT)용 멤스 마이크로폰 시장에서 45%의 구매점유율을 기록했다”며 “스마트폰 업체들을 제외하면 가장 큰 구매업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