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이슈보다 원가 측면 고려

지난 2015년 애플이 ‘아이폰6S’ 시리즈에 처음 적용했던 ‘3D터치(포스터치)’ 기능을 올 가을 출시될 LCD 아이폰에서 제외할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애플이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커버 글래스 센서(CGS, Cover Glass Sensor)’를 채택하면서 3D터치를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과 함께 원가 측면에서의 이유도 거론되고 있다.


▲아이폰에서 3D터치를 이용해 미리보기 기능을 이용하는 장면. /애플 제공



3D터치, 4년 만에 아이폰서 빠지나


올 가을 출시될 LCD 아이폰에서 3D터치 기능이 삭제될 것이라고 예측한 이는 밍치궈 전 KGI증권 연구원이다. 그는 최근 보고서에서 애플이 CGS 기술 도입과 함께 3D터치 기술을 제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올해는 LCD 아이폰에만 CGS를 도입하고, 내년에는 OLED 아이폰까지 모두 CGS를 도입한다”며 “이로써 모든 아이폰에서 3D터치 기능이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밍치궈가 제시한 CGS 기술은 터치스크린 분야서 처음 출시되는 기술이 아니다. 이는 한 장의 필름에 인듐주석산화물(ITO) 전극을 패터닝해 커버 클래스에 붙이는 ‘GF2’ 방식을 의미하는 것이다. GF2용 ITO 필름은 일본 스미토모・니혼섀시(닛샤) 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애플향은 닛샤 제품이 주로 쓰인다.

GF2 기술은 애플이 지난 2012년까지 아이폰에 적용했던 방식으로, 애플은 2013년부터는 LCD 내부에 터치스크린 센서를 패터닝하는 ‘인셀(In-Cell)’ 기술로 전환했다. CGS는 기술 진화 과정에서 놓고 보면 구(舊)세대 기술인 셈이다.(KIPOST News Room 3월 1일자 ‘애플, 차기 LCD 아이폰 터치스크린 'GF2'로 복귀’ 참조)

애플이 그동안 LCD 아이폰에서 고수했던 인셀 기술에서 GF2로 복귀하는 것은 스마트폰 전면을 화면으로 꽉 채우는 풀스크린 구현을 위해서다. 인셀 터치는 디스플레이와 터치스크린이 같은 레이어(층)에 위치해 있어 각각의 배선을 뺄 공간이 넉넉해야 한다. 기존 아이폰은 홈버튼 주변 베젤 공간을 이용했지만, 풀스크린 하에서는 이것이 불가능하다.

GF2는 디스플레이가 터치스크린과 각기 다른 레이어에 위치하기 때문에 배선을 만드는 작업이 비교적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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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셀 터치 단면도 예시./LG디스플레이 홈페이지




3D터치, 빠진다면 원가 이슈 가능성....부품비만 7~9억달러 절감


만약 GF2 도입과 함께 3D터치 기능이 빠진다면, 이는 기술적인 난제 보다 원가절감 차원일 가능성이 크다. 기술적 난제 탓에 구현 못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LCD에서 3D터치 센서층은 백라이트유닛(BLU) 위에 올라가기 때문에 기존 GF2 층과는 별개로 구현된다. LCD 아이폰의 BLU 위에는 총 96개의 압력감지 센서가 있다. 사용자가 화면에 압력을 가해 커버글래스와 BLU 사이 거리가 좁아지면 이를 압력으로 인식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GF2 터치스크린이 적용된 ‘아이폰X’에도 3D터치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다만 3D터치의 원가는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터치스크린 업체 TPK에 따르면 지난 2017년 LCD 아이폰 1대당 3D터치 구현 부품 원가는 7~9달러 수준이다. OLED 아이폰(아이폰X)의 3D터치 구현 부품 원가는 이보다 비싼 18~22달러다. OLED가 충격에 약해 디스플레이 앞뒤로 보호층이 더 삽입되어야 하는 탓이다.

만약 올해 LCD 아이폰이 1억대 판매된다고 가정하면, 3D터치 기능 하나를 빼는 것만으로 애플은 7억~9억달러의 부품비를 절감할 수 있다. 물론 공정비용으로 아낄 수 있는 부분까지 더하면 실익은 더 크다.



▲폰아레나가 2015년 실시한 설문조가. /폰아레나


원가 부담이 크더라도 사용자들의 3D터치 만족도가 높다면 애플이 이 기능을 삭제할 일은 없다. 그러나 3D터치는 2015년 출시 이래 이렇다 할 ‘킬러 앱’을 마련하지 못했다. 폰아레나가 지난 2015년 14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매일 3D터치 기능을 이용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34.25%에 불과했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보여줄 때만 사용한다(33.98%)거나 3D터치 기능을 알지 못한다(31.77%)고 답한 응답자가 오히려 더 많았다. 당시 아이폰6S에 3D터치 기능이 처음 탑재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을 때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주는 편익은 크지 않다는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3D터치는 신기하기는 하지만 유용성은 떨어지는 기능”이라며 “과거 3D TV처럼 역사속으로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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