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 (kipost.net)] 스마트폰 기술은 기능이 연관된 부품을 서로 합치고, 쓸모 없는 부피를 줄이면서 발전해왔다. 무게⋅두께⋅크기를 줄이면 줄일수록 스마트폰 사용자경험(UX)이 크게 향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소재⋅부품 시장이 역성장하거나, 심지어 시장 자체가 사라지는 ‘선의의 피해’가 종종 발생했다. 최근에는 디스플레이가 주변 소재⋅부품을 ‘통섭’하면서 후방 산업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지문인식 모듈 산업 먹구름



삼성전자는 내년 초 선보일 ‘갤럭시S8(가칭)’부터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기술을 선보인다. 기존에는 홈버튼 뒤에 지문인식 센서를 숨겨 사용자를 인증했다면, 앞으로는 화면 내 특정 부분을 터치하는 것만으로 잠김이 해제된다.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기술을 활용하면 스마트폰 홈버튼이 있는 아래쪽 베젤까지 모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으로 덮을 수 있다. 이를 통해 훨씬 미려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고, 화면 몰입감도 높일 수 있다.


지문인식 장치가 내장된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제조 공정 중에 포토다이오드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구현할 것으로 보인다. 포토다이오드는 지문에 반사된 빛을 흡수해 지문 굴곡을 인식하는 부품이다. 삼성전자⋅디스플레이는 화면 아래 세로 3cm 영역 어떤 부분이라도 손이 닿으면 지문을 인식하게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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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지문인식. 애플 역시 내년에 내놓을 OLED 아이폰부터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홈페이지 캡처



이는 기존 지문인식 모듈 업체에는 좋지 않은 소식이다. 지문인식 모듈 없이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 중에 관련 기능을 구현하면, 그만큼 모듈 수요가 줄기 때문이다. 


당장 삼성전자⋅디스플레이가 갤럭시S 시리즈 등 하이엔드급 제품에만 이를 적용하더라도, 점차 적용 모델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애플 역시 내년에 내놓을 OLED 아이폰에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업계를 선도하는 애플⋅삼성전자가 최신 기술로 밀어붙이면 중국 등 후발 업체들도 따라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일부 모듈 업체들은 커버글라스 자체에 정전식 지문인식 센서를 내장한 제품을 내놓기도 했지만, 삼성전자가 이러한 방식을 택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현재 지문인식 칩(IC) 업체와 공동 개발 중인 제품은 포토다이오드를 활용할 광학 방식 뿐이다.



▲아이폰 지문인식 모듈을 분해한 모습. /애플 홈페이지 캡처



업계 관계자는 “아직 중저가 스마트폰 쪽으로 지문인식 모듈산업이 개척할 시장이 남아 있지만, 하이엔드 쪽에서는 디스플레이 일체형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은 정체돼 있는데 생산 회사가 늘면서 단기간에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된서리 맞은 필름형 터치센서



지문인식 모듈에 앞서 된서리를 맞은 곳이 필름형 터치센서 산업이다. 필름형 터치센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와이옥타(Y-OCTA)’ 기술을 개발하기 전, 엣지 디스플레이의 터치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사용하던 소재다.


인듐주석산화물(ITO)이 패터닝된 필름을 OLED 모듈에 부착해 손가락 위치 및 움직임을 포착했다. 삼성은 평면형(플랫) 디스플레이에는 OLED 공정 중에 터치스크린 센서를 내재화하는 ‘온셀 터치 AM OLED(옥타, OCTA) 기술을 적용해왔다. 그러나 플렉서블 OLED는 옥타 구현이 쉽지 않아 ‘갤럭시S7’까지만 해도 필름형 터치센서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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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된 갤럭시노트7은 ‘와이옥타’ 기술이 적용된 최초의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 제공 



플렉서블 OLED에 옥타 기술이 올라간 건 ‘갤럭시노트7’이 처음이다. 평면형 OLED에 적용되는 일반 옥타와 구분해 와이옥타라고 명명했다.


이는 필름형 터치센서를 공급하던 업체에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삼성전자가 플렉서블 OLED 생산량을 크게 늘릴 것에 대비해 생산능력을 높여 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디스플레이는 알프스전자⋅동우화인켐 등에서 필름형 터치센서를 공급받아 왔다.


한 필름형 터치센서 업체 관계자는 “삼성에서 와이옥타 상용화와 관련된 정보를 일정 공유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필름형 터치센서 생산능력을 계속 증가시켜왔다”며 “갑자기 판로가 막히면서 가동률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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