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이르면 3~4월, 늦어도 상반기 중 듀얼 엣지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7 엣지와 정면 승부를 예고한 셈이다. 엣지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듀얼 엣지 디스플레이를 중국 업체에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듀얼 엣지 디스플레이를 무기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명맥을 이어온 삼성전자로서는 화웨이의 ‘미투(me too) 전략’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와 삼성디스플레이의 관계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화웨이, 갤럭시S7 출시 일정과 맞춰 듀얼 디스플레이 채택 신모델 공개 

 

삼성디스플레이는 화웨이에 5.5 인치 크기 듀얼 엣지 AM OLED를 화웨이에 월 35만대 규모로 공급하기로 했다. 터치스크린패널(TSP)은 에드 온(add on) GF2 타입이다. 사실상 삼성전자 갤럭시S7 엣지와 큰 차이가 없다. 

 

지난해 가을 중국 SNS 웨이보에서는 화웨이가 올 상반기 갤럭시S6 엣지 같은 듀얼 엣지 스마트폰을 내놓는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 때만 해도 삼성디스플레이는 엣지 AM OLED를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공급하는데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속도가 급속도로 둔화되면서 방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협력을 강화해 올해 듀얼 엣지 스마트폰을 프리미엄 라인 주력으로 민다는 전략이다.

 

화웨이는 갤럭시S7 엣지와 비슷한 콘셉트지만 가격은 20~30% 가량 싼 엔트리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승부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 스마트폰도 갤럭시S7 엣지 못지 않은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부각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의도 내포됐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비보(VIVO)와 오포(OPPO)도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듀얼 엣지 디스플레이를 공급받기로 했다. 현재 샘플 테스트를 진행 중인 만큼 이르면 상반기 중 중국산 엣지 스마트폰이 줄줄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 샤오미 듀얼 커브드 엣지 아치폰 / 샤오미 제공

 

 

철저한 '갑과 을'...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관계 재정립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철저한 ‘갑과 을’을 관계였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사실상 삼성디스플레이 AM OLED를 대부분 구매하는 고객이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로서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삼성디스플레이 AM OLED 사업을 키우기 위해 구매해준 측면이 크다. 

 

그러나 지난 2014년부터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에 급격히 밀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만 바라보다가는 삼성디스플레이 AM OLED 생산라인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질 처지에 놓였다. 

 

특히 조만간 출시할 갤럭시S7 엣지 초도 생산량이 월 150만대에 불과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2월부터 갤럭시S7과 S7 엣지를 합해 500만대 규모로 초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적은 수준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물량만으로는 삼성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채우기 어렵다. 삼성디스플레이로서는 빗장을 풀고 중국 스마트폰 업체로 거래처 다변화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 

 

과거 삼성디스플레이가 투자한 생산라인 감가상각이 끝나가면서 AM OLED 가격 경쟁력이 개선된 것도 이유다. 

올 상반기 중 삼성디스플레이 AM OLED와 LG디스플레이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 가격은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AM OLED는 동급 LTPS LCD 대비 15~20% 가량 비싼 가격에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엣지 AM OLED 가격도 어느 정도 내려가는 추세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로서는 더 이상 듀얼 엣지 AM OLED는 그림의 떡이 아니다. 

 

 ▲Vivo Xplay 5s / 비보 제공

 

삼성전자 갤럭시, 이제 남은 하드웨어 차별화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밖에... 

화웨이가 갤럭시S7 엣지 출시 일정에 맞춰 전략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가뜩이나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에 밀리는데, 중국 스마트폰 하드웨어 성능은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화웨이는 자사 스마트폰에 퀄컴 고성능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채택한 데 이어 지문인식, 듀얼 엣지 디스플레이까지 적용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로서는 비싼 갤럭시S 시리즈를 살 이유가 없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 중국에서 빠른 속도로 점유율이 추락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직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6위를 기록했다. 분기나 연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순위권 안에 들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삼성전자는 갤럭시S7에 포스터치(force touch)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었다. 애플이 아이폰6S에 처음 탑재한 기술로 사용자가 손가락 화면을 누르는 세기에 따라 기기가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  

 

하지만 포스터치 개발 시간이 부족하고 기술 완성도도 떨어져 하반기 전략 모델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에 시스템LSI사업부가 개발한 터치칩을 처음 채택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터치칩과 포스터치 칩은 상호 연관성이 높아 안정성과 직결된다.  

 

삼성전자가 올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존재감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애플보다 먼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상업화하는 것이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에서 플렉서블 AM OLED를 양산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로 손꼽힌다.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와 100억 달러의 공동투자를 단행해 전용 라인을 꾸리고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애플에 맞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채택 모델 상용화 속도를 앞당기고 있다. 향후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관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애플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를 양손에 쥔 삼성디스플레이로서는 유례 없는 호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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