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에 선보일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프로젝트 밸리)에 코닝 ‘고릴라 글래스’ 대신 유연성 강한 커버 소재를 사용한다.


강화유리 만큼 긁힘에 강하고, 빛 투과율이 높으면서 반복적으로 휘어도 성질이 변하지 않는 신소재다.


삼성전자는 이 신소재 제조 업체와 프로젝트 밸리용 디스플레이 개발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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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잎기술이 개발한 하이브리머 소재에 트랜지스터를 형성한 모습. /KAIST 제공


 

1일 전자소재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 산하 벤처기업인 솔잎기술(대표 배병수)과 프로젝트 밸리용 하이브리머 소재를 개발 중이다.


하이브리머(Hybrimer)는 유리 같은 무기 재료와 플라스틱 같은 유기 재료를 적절히 혼합해 제조한다. 유리처럼 투명하고, 긁힘에 강하면서 플라스틱 필름처럼 유연성이 뛰어나다. 무기물과 유기물의 특성을 모두 띄기 때문에 하이드리드(Hybrid)와 폴리머(Polymer)를 딴 ‘하이브리머’라고 부른다.


삼성전자는 하이브리머를 폴더폰 화면 제일 겉면, 손가락 터치가 닿는 부분에 50나노미터(μm) 두께로 코팅할 계획이다. 자체 실험에서 3r 각도로 10만회 굽혔다 펴도 휜 부분의 투명도가 저하되거나 경도가 변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3r은 디스플레이를 반지름이 3mm인 원통을 감을 만큼 굽혔다는 뜻이다.


실제 하이브리머 코팅 공정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플렉서블(휘는) AM OLED 기판이 되는 폴리이미드(PI) 상판 겉면에 하이브리머를 나노코팅하는 방식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마감재로 어떤 소재를 선택할 것인지 주목해왔다. 그동안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미국 코닝이 개발한 강화유리 고릴라 글래스가 사용됐다. 고릴라 글래스는 내마모성은 뛰어나지만, 휘어지지 않기 때문에 폴더블 스마트폰용 소재로는 일찌감치 탈락했다.


하이브리머는 잘 휠 뿐 아니라 경도도 고릴라 글래스 못지 않다. 최근 삼성전자와 솔잎기술은 공동개발을 통해 하이브리머 경도를 연필경도 기준 ‘9H+’ 이상까지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필경도 숫자가 높을수록 긁힘에 강한데, 일반 유리는 ‘6H’, 고릴라 글래스는 ‘9H+’이다.


당초 프로젝트 밸리용 코팅 소재는 일본 스미토모⋅군제(Gunje) 등도 개발에 참여했으나 경도⋅투명도 등에서 솔잎기술의 하이브리머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솔잎기술의 하이브리머를 프로젝트 밸리에 적용하기 위해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폴더블 스마트폰의 핵심기술인 만큼 솔잎기술에 지분투자 등의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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