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포스 터치(Force Touch) 기술로 다시 한 번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 혁신을 노린다.


그동안 애플은 스마트폰 UI/UX 변화를 주도해왔다. 지난 2008년 아이폰3GS를 출시하면서 스마트폰 입력 장치 시장을 정전용량식 터치스크린패널(TSP) 중심으로 재편한 바 있다. 아이폰이 출시되기 전까지 휴대폰 업체들은 감압식 TSP나 키패드·트랙패드 등 입력방식을 주로 썼다.


애플이 하반기 출시할 아이폰6S에 포스터치를 처음 적용함에 따라 스마트폰 UI/UX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포스터치 소재·부품·장비를 공급하는 후방 산업에 상당한 수혜가 기대된다.

 

▲ 포스터치 적용 애플워치. / 애플 제공


 

3차원 입력 솔루션 ‘포스 터치’ 기존 터치 기술과 뭐가 다르나


포스 터치는 손가락으로 화면을 누르는 강도에 따라 다른 기능을 지원하고, 촉감을 피드백하는 기술이다. 입력 기능을 단순화해 정보 접근 속도를 높일 수 있고, 애플워치 등 초소형 웨어러블 기기의 공간 제약도 보완할 수 있다.


애플은 최근 출시한 맥북과 애플워치에 잇따라 포스터치를 적용했다. 기존 정전용량식 TSP에 포스 센서(Force Sensor)와 햅틱 액추에이터 탭틱 엔진(Taptic Engine)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포스 터치를 구현했다. 포스 센서는 손가락 압력을 인식하고, 탭틱 엔진은 촉감 피드백을 해준다.

 

종전 정전용량식 TSP는 x, y축으로 된 2차원 위치 정보만 제공했지만, 포스터치는 누르는 힘의 방향과 하중까지 추가로 인식할 수 있다. 즉 z축 정보를 제공하는 3차원 인터페이스인 셈이다.


탭틱 엔진은 애플이 만들어낸 용어로 전자석으로 구성된 리니어 액추에이터다. 누르는 압력을 촉각으로 전달해준다. 애플이 고안한 포스터치는 촉각 피드백을 통해 사용자가 버튼을 클릭했다고 느끼게 한다. 애플워치에도 소형화된 탭틱 엔진이 장착돼 알람을 받을 때나 디스플레이를 누를 때 손목을 툭하고 건드리는 식으로 쓸 수 있다.


애플은 2년 전부터 아이폰에 포스터치를 적용하기 위해 원천 기술 및 지식재산(IP)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포스터치를 구동하는 아날로그 칩도 직접 설계했다. 기존 포스터치 기술은 2포인트 멀티터치가 한계였다. 애플은 자체 터치칩 알고리즘을 개선해 5포인트 이상 구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 포스터치 적용 맥북 / 애플 제공

 


애플 포스터치 활용한 킬러 앱 내놓을까


아직까지 애플은 포스터치를 활용할 수 있는 킬러 앱을 보여주지 못했다. 단어를 강하게 누르면 사전 팝업이 뜨면서 단어의 정의를 보여준다거나, 지도 앱에서 주소를 강하게 누르면 팝업이 떠서 목적지의 대략적인 위치를 확인하는 정도다. 애플워치 화면을 세게 누르면 메시지·음악·캘린더 같은 앱을 추가로 컨트롤할 수 있다. 메시지나 메일을 볼 때 대략적 날짜나 시간을 포스 터치하면 캘린더가 팝업돼 이벤트를 생성할 수 있다.


맥북이나 애플워치 포스터치로 정교한 서비스를 구현하는데 한계가 있다. 아이폰6S에 포스터치가 적용되면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 상당수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터치 확산, 국내 후방 산업 기대감 쏠쏠

 

▲ 은나노와이어를 이용한 플렉서블 터치스크린. / 캠브리오스 제공 

 

애플이 포스터치를 확산 적용함에 따라 삼성전자·LG전자뿐 아니라 ZTE 등 중국 기업들도 관련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터치 관련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상당한 수혜를 볼 공산이 크다.


우선 국내 은나노와이어 소재 시장 확대에 긍정적이다. 은나노와이어는 기존 TSP 센서인 인듐주석산화물(ITO) 소재에 비해 저항이 낮아 터치 감도를 높이는데 유리하다. 이론적으로 은나노와이어 센서는 ITO 대비 2~3배 감도를 높일 수 있다. 국내 소재 업체 나노신소재가 애플 아이폰6S용 은나노와이어를 공급하기로 했다. 킬로그램당 200만원 수준으로 공급 가격이 좋고, 수익성률도 30~40% 수준에 이른다.


애플은 나노신소재로부터 은나노와이어 소재를 공급받은 후 저온 잉크젯 프린팅 공정을 적용해 포스터치 센서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생산 수율이 낮은 것을 감안해도 ITO 센서보다 원가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초슬림형 백라이트유닛(BLU)을 공급하는 유테크도 포스터치 수혜 기업으로 손꼽힌다. 이 업체는 슬림형 도광판과 몰드 프레임을 제조해 애플 아이폰6S에 공급한다. 포스터치가 적용되려면 몰드 프레임이 플라스틱에서 메탈로 바뀐다. 이를 초슬림형으로 제조하기 쉽지 않다.


아이폰6S에 공급하지는 못했지만, 향후 포스 터치 시장 확대로 수혜를 볼 기업도 상당하다. 파인테크닉스는 포스터치용 BLU 몰드 프레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메탈 가공 기술 수준이 높아 향후 포스터치 시장 확대 수혜가 기대된다. 하이소닉도 터치 모션스위치·모션감지스위치·햅틱 액추에이터 등 포스터치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애플 포스터치 확산, 당장 수혜는 일본·중국 협력사에...국내 기업, 향후 공급망 변화에 기대


애플 포스터치 확산으로 직접적인 수혜를 본 곳은 중국 AAC테크놀로지와 일본 니덱이다. 두 회사는 애플에 공급하는 탭틱 엔진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포스터치용 은나노와이어 소재와 BLU를 공급하는 국내 업체에 비해 수혜폭이 훨씬 크다.


그러나 향후 애플 공급망이 바뀌면 국내 협력사가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 최근 AAC테크놀로지는 탭틱 엔진 불량 문제로 애플 포스터치 공급 부족의 원인이 됐다. 중국·대만 현지에서는 애플이 포스터치 모듈 공급 부족으로 아이폰6S 생산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현재 애플 포스터치용 탭틱 엔진은 일본 니덱이 전량 공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국내 협력사로 물량이 이원화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애플 아이폰용 카메라모듈을 공급하고 있는 LG이노텍이 기회를 잡을 개연성이 높다. 국내 업체 중 아예 신규 협력사가 등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스터치 기술 변화도 국내 협력사에 기회다. 현재 애플워치용 포스터치에는 ITO 센서가 쓰였다. 대만 TPK가 공급 중이다. 그러나 아이폰6S용 포스터치는 인셀 TSP 방식이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터치 감도 향상 및 포스 터치 구현을 위해 은나노와이어 소재도 새로 적용했다. 아이폰용 디스플레이를 공급 중인 LG디스플레이가 포스터치를 내재화할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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