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가 테스트 생산을 하고 있는 7나노미터(nm) 공정과 실제 양산 중인 10nm의 수율이 역전 현상을 보이고 있다. 통상 시스템반도체 공정은 양산 과정에서 점점 수율을 개선해가는 게 일반적이지만 TSMC는 극자외선(EUV) 장비를 조기에 도입한 덕에 빠른 안정화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TSMC는 최근 현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차세대 7nm 공정 생산 수율이
이미 76%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최근 발전 속도를 감안했을 때 내년 상반기 양산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이 7nm 개발에 좀 더 속도를 내지 않는 한 TSMC가 먼저 양산을 시작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TSMC의 2세대 7nm 기술은 극자외선(EUV) 장비를 사용했으며 밀도가 이전 세대의 1.2배로 높아지고, 속도도 10% 빨라졌다. 전력소모는 15% 적다. 삼성전자는 이를 의식해 10nm 공정을 일부 수정 개선한 8nm 공정을 로드맵에 넣었는데, 삼성은 불화아르곤(ArF) 액침(이머전) 장비를 이용, 3번 같은 공정을 반복하는 트리플패터닝(TP)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증착·식각 단계가 줄어드는 TSMC에 비해 칩당 제조 시간이 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별개로 TSMC는 10nm는 수율이 낮아 고객 대응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업계에 따르면 미디어텍과 화웨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제때 칩을 조달하기 위해 12nm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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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실리콘 AP

 

미디어텍 최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헬리오(Helio) X30'은 출시가 늦어지고 있는데, 수율 문제와 더불어 애플 'A11' AP 양산 대응 때문에 10nm 공정 생산능력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TSMC는 애플만을 위해 10nm 공정 라인을 개량하고 있다. 



 



TSMC의 12nm 핀펫(FinFET) 공정은 16nm 라인을 개량한 것으로, 트랜지스터 밀도를 높이고 전력소모량을 낮췄다. 10nm 공정 양산 수율이 낮은 상황에서 12nm로 돌아서는 고객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실리콘은 올해 10월~11월 사이
새로운 반도체 ‘기린970’을 출시할 계획이다. 만약 TSMC의 10nm 공정을
적용한다면 앞서 2015년 겪었던 ‘기린950’ 출시 지연 악몽이 되풀이 될 수 있다.



 



지난해 하이실리콘은 안전하게 16nm 공정으로 자사 하이엔드 칩 ‘기린960’을 내놨다. 미디어텍이 퀄컴과 경쟁하기 위해 과감하게 10nm를 적용한 것과 반대의 선택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미디어텍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미디어텍 ‘P35’ 역시 TSMC의 10nm 때문에 중국 휴대폰 기업 공급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헬리오 X30과 P35 두 칩이 공급이 안 되면서 중국 휴대폰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12nm를 쓰면 좀 더 적기에 칩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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