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데이 한국진출 간담회서, 글로벌 기업 인사담당자들

글로벌 기업의 인사관리(HR) 시스템을 동일하게 적용하는데, 한국만 유독 퇴사율이 높은 이유는 뭘까. 


“한국 기업의 직장인 중 4분의 1은 회사를 떠날 생각을 한다.” HR 솔루션 기업 워크데이가 IDC에 의뢰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 상당수가 업무나 회사에 대한 불만족을 나타냈다. 유규창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에 따르면 한국상공회의소가 맥킨지에 의뢰해 조사한 보고서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28일 HR 솔루션 기업 워크데이(workday) 한국 진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HR 현안을 점검한 인사 전문가들은 제도, (디지털)시스템, 문화 3요소가 한꺼번에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출생 세대)와 기존 조직의 괴리감이 크기 때문에 빠른 혁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워크데이 한국진출 기자 간담회에서 AIA생명 이강란 전무(왼쪽부터), 한양대 경영학과 유규창 교수, 박상욱 EMA파트너스코리아 사장(좌장), 김이경 이베이코리아 인사총괄전무, 박상원 KPMG 박상원 본부장이 패널 토의를 하고 있다. /KIPOST


김이경 이베이코리아 인사총괄 전무는 “조직 시스템 내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간 괴리가 있다”며 “인사 제도(프로세스)를 혁신하는 게 HW라면 어떻게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리더십이 발휘되고, 어떻게 협업하는가 등이 SW”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HW를 잘 개선하면 SW도 버전업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게 우를 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강란 AIA생명 전무는 “최근에는 ‘고객경험(CX)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직원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 제시되고 있다”며 “서비스가 안 좋으면 고객이 떠나듯이 직원들도 회사가 마음에 안 들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통계에서는 신입사원이 반년만에 회사를 떠나는 퇴사율이 50%에 달했다. 



한국형 조직, 성과주의와 유연성 떨어져


패널들이 꼽은 한국 기업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연공서열 중심의 온정주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리더십 등이다. 성과를 낸 직원보다 연차 높은 직원이 승진 대상이 되는 사례가 많고, 팀원이 다른 국가나 부서에 가기를 희망하더라도 팀장이 이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유규창 교수는 “국내에서 사내공모제도를 실시해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며 “HR제도를 사람 중심에서 직무 중심으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경 전무는 “HR 업무부터 혁신과 파괴가 필요하다”며 “인사가 한국 기업 내에서 통제적이고 폐쇄적, 위계적인데 직원을 고객으로 생각하고 고객 중심 업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란 전무는 “밀레니얼 세대가 중시하는 게 조직의 사명, 의미, 방향성, 사내에서의 관계”라며 “의미, 재미, 성장이라는 내재 동기를 조직의 미션과 연결시키는 작업을 해야 하고 그게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디지털, HR 혁신의 주요 수단 중 하나


결국 디지털화는 HR의 주요 수단이지 목표는 아니다. 그렇다면 디지털화가 주는 강점은 무엇일까.


박상원 KPMG 본부장은 “신뢰할 수 있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으면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을 성공시킬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첫째 데이터가 잘 구조화 돼 의사결정 과정에서 필요한 것을 추출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데이터 구조가 유연해 다양한 시나리오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직관적으로 빨리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 시각화가 지원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단계별 디지털화를 통해 단순, 반복 업무는 로봇에게 맡기는 RPA(로보틱 프로세스 오토메이션)와 사람과의 협업이 잘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호프 워크데이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장은 자사 통합 DX 솔루션을 통해 조직의 효율성을 높인 사례를 소개했다. 히타치는 전세계 300개 이상의 시스템을 통합했고, 넷플릭스도 8개 코어 시스템을 통합 HR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합쳐 운영의 효율성을 높였다. 


글로벌 통합 HR 관리는 직원들의 성향이나 욕구에 따라 다양한 직무를 경험하거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을 찾아주는 보조 역할을 할 수 있다. 호프 사장은 “한국에는 혁신 브랜드가 많은데 인재관리, 조직관리에 혁신적인 솔루션을 적용한다면 더욱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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