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가 처리하는 데이터의 수가 늘어나고 데이터 처리 알고리즘이 복잡해지면서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는 인재의 수요도 폭증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에서 배출되는 엔지니어 수와 수요 불균형 때문에 삼성전자도 구인난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5일 “소프트웨어(SW) 인재가 정말 많이 필요하다, 처우나 복지에 많이 신경 쓰고 있다”라며 “현재 반도체 개발 및 인사 분야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라고 말했다.(▶️6월 4일자 삼성전자, 인공지능(AI) 석학 영입… 연구역량 강화 참조)


삼성전자 시안공장 엔지니어들이 낸드플래시 웨이퍼를 들어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 업체가 OS 분석까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내 솔루션 개발실은 ‘S직군(SW 인력)’으로 대부분 채워진다. 플래시 개발팀 내에도 SW개발자가 상당수다. 


플래시개발실에서 SW 기술이 중요해진 가장 큰 이유는 낸드플래시 칩 내에서 코어(컨트롤러)의 지분이 커진 것이다.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칩은 특히 코어의 크기가 크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서 데이터를 호출하는 신호가 오면 메모리는 빠르게 저장소를 찾아 그 곳에 저장돼 있는 데이터를 전기신호로 바꿔 전송해야 한다. 소비전력은 줄이면서 빠르게 전자를 이동시키기 위한 SW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솔루션 개발실이 하는 일은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솔루션을 개발하고, 고객사에 운영체제(OS) 분석 지원도 한다.


낸드플래시 여러개 칩과 D램, 컨트롤러가 한데 묶인 SSD 패키지 역시 컨트롤러가 중요하다. 이전에는 고객사인 세트 업체가 운영체제(OS)를 분석해 메모리 공급사에 스펙(spec)을 제시했다면 최근에는 반도체 업체가 OS를 분석하고 세트업체를 지원하는 형태로 분업화가 진행되고 있다. 세트 업체는 상품개발과 서비스에 집중하고, 부품 업계가 모듈과 SW를 묶은 솔루션을 제공한다. 인공지능(AI), 머신러닝(ML) SW를 이해해야 적합한 메모리를 개발할 수 있기도 하다. 


OS 분석과 솔루션 제공에 따른 피드백은 데이터베이스(DB)로 쌓인다. 빅데이터 수준의 DB를 메모리 업체가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응용을 하는데, 빅데이터 분석에 역시 SW개발자가 필요하다.


신물질 개발을 위한 분석 기술, 검사와 테스트 기술도 소재 등 HW와 SW 연구원이 협업해야 한다. 


반도체 분야에 SW 인력이 진출한 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더욱 SW 엔지니어의 역할이 커진 것이다. AI, ML 서비스와 서버에 대한 이해, 메모리 컨트롤을 위한 AI, ML 등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반자동화 공정을 운영하기 위한 슈퍼컴퓨터 운영에도 SW엔지니어가 다수 투입돼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공정 관련 DB는 직접 관리하돼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어 자동화 관련 SW 솔루션은 삼성SDS에 운영을 맡기고 있다. 



SW 교육은 붐인데, 현장은 ‘구인난’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부터 솔루션개발실을 신설, SW 개발자를 대대적으로 모셔가기 시작했다.


교육부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전국 대학 전산학⋅컴퓨터공학(1만5711명), 응용소프트웨어공학(2856명) 정보⋅통신공학(1만4464명) 입학자 수는 2013년 3만3031명이다. 지난해에는 2만9823명(각각 1만3205명, 5461명, 1만1157명)으로 4년간 오히려 줄었다. 특히 전산학⋅컴퓨터공학 입학자는 약 2500명 감소해 


2013년 전산학⋅컴퓨터공학 재적 대학원생 수는 2461명, 응용소프트웨어공학은 735명이고 지난해에는 각가 2448명, 877명으로 기록됐다. 박사과정생 수는 소폭 늘었다. 


국내 컴퓨터⋅통신공학 대학(원)생 수는 4년 전보다 오히려 줄었다. /KIPOST


코딩교육 열풍이 불고, 올해부터 초등학교 정규 수업이 됐지만 당장은 SW 분야 구인난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이공계열 졸업생 수가 일단 적고 AI, ML 전문 업체나 시스템통합(SI), SW 서비스 등 SW 인력 필요 직종도 많다”며 “반도체는 힘든 제조업이라는 인식 때문에 인재들이 선호하지 않는 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