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개화기 선점이 중요

한국은 제조 현장의 자동화율과 로봇 도입률이 중국 다음으로 높은 국가다.  전기전자, 자동차 등 첨단 제조업 비중이 커 로봇 수요가 많다. 하지만 정작 로봇 산업은 열악한 편이다. 일본, 독일 등 로봇 선진국이 수직다관절, 직교로봇 등 시장을 선점한 탓이다.


이에대해 새롭게 개화하는 협동로봇, 리쇼어랑 지원 등을 강화해 로봇 강국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류지호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전문위원은 16일 경기도 수원 차세대융합기술원에서 열린 ‘제6회 산업기술포럼’에서  “국제 제조업용 로봇 도입 산업 분야가 전기전자나 자동차 위주에서 금속, 화학 및 플라스틱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중소기업 등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협동로봇 시장은 개화기”라고 말했다.


류지호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전문위원이 한국 로봇 산업 현황과 정부 지원 사업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사람이 하기 힘든 일, 협동로봇에 맡겨라


협동로봇은 펜스나 벨트를 치지 않고 작업자 근처에서 사람이 하기 취약한 업무를 협업하는  로봇이다. 생산성은 높이면서 작업자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모터 구동이나 유압, 공압 제어,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개발이 기존 로봇 기술의 요소 기술이었다면 협동로봇은 이 외에 인간 친화적인 소재와 머신러닝(ML) 등 학습을 위한 새로운 소프트웨어(SW) 기술이 필요하다. 협동로봇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한 공정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 필수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기업벤처부는 각각 협동로봇 개발 및 보급 지원을 한다. 


산업부는 지난 2월 협동로봇 얼라이언스를 만들고 올해 50개사에 협동로봇을 시범보급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달 지원 업체 지원을 받는다. 협동로봇 도입 업체는 비용의 50%를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다. 류 전문위원은 “지금까지 24개사가 선정됐고, 나머지 지원 기업을 선발 중”이라고 말했다. 


중기부는 2022년까지 전사적자원관리(ERP) 중심의 스마트공장 2만개 구축 사업을 진행 중인데, 뿌리산업 중심으로 협동로봇을 보급하고, 안전작업장을 조성하는 게 목표다. 


로봇은 대표적인 융합 기술로 수요기업, 로봇기업, 부품기업, 서비스(SI) 기업이 협업해야 한다. 


협동로봇 안전인증에 관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고용노동부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17일 발표 예정이다.



영세한 로봇 업계... 요소기술 개발, 대형화 필요


한국의 제조용 로봇 산업은 전반적으로 취약하다. 설계, 제조(생산), 구동부, 적용(자동화), 지능화 기술 중 최고 기술 보유국인 독일, 일본을 100으로 놓고 본다면 한국은 (2016년 기준) 75~87점 수준이다. 특히 엑추에이터, 감속기, 컨트롤러 등 구동부 핵심 부품 기술이 상당히 떨어진다. 제조업용 로봇의 판단, 인식, 행동 등 지능화 기술 역시 79점으로 낮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 취약 기술은 Δ대형 가반가중(500kg), 모듈화 및 컴팩트화 설계 기술, 구동 및 이동 매커니즘 설계, 시스템 및 시뮬레이션 설계 Δ부품의 정밀가공 및 조립, 소음과 진동, 표준화 생산 Δ서보모터의 경량화 및 토크효율, 감속기 신뢰성, 부품소재 경량화 Δ네트워크 및 생산관리시스템(MES) 연계 기술, 레이저 용접, 특수도장, 정밀조립에서 레이저 기술, 자동차나 조선 분야 외 자동화 기술 Δ신뢰성 있는 센서, 비전인식 및 처리, 안전 및 작업환경 인식, 비정형환경에서 응용기술, 인공지능(AI) 및 자율주행 기술 등이다. 


대기업화도 과제다. 한국 로봇 기업의 90% 이상이 중소기업이다. 한화테크윈이 협동로봇 제품을 국내 첫 출시했고, 두산로보틱스가 지난해 10월 출범하면서 제품을 선보인 바 있지만 다른 대기업들은 시장 조사 또는 연구소 수준의 팀을 꾸리고 있다. 


류지호 연구위원은 “일본 등지에서 핵심 부품 조달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현대중공업지주 로봇사업부(전 현대로보틱스)가 로봇을 주문 받아 출하하는데 4~5개월이 걸린다”며 “대기업의 투자와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진호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국의 제조업용 로봇 가동 대수는 지난 2010년부터 연평균 37% 성장했는데 대부분 외산 업체가 수혜를 봤다”며 “특히 조립용 로봇 등에서 국산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기술융합포럼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과 인터위버가 공동 주관하는 첨단 산업 시장, 기술 전문 포럼으로 연간 8회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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