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광주사업장 백색가전 협력업계에 또다시 찬바람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재무 구조가 부실한 업체를 중심으로 광주사업장 공급망을 구조조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광주사업장 백색가전 1차 협력업체 조정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생산시설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면서 광주사업장 생산 물량이 급감해 상당수 협력사들이 실적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폐업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photo
▲삼성전자 광주 사업장 전경./삼성전자

협력업계는 삼성전자가 생산라인을 이전하기 시작한 2010년부터 매출 감소분을 막기 위해 신사업에 뛰어들거나 직원 수를 줄이는 등 갖은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따라 해외로 나선 협력사마저 투자한만큼 수익을 거두지 못하면서 대다수 업체의 실적이 악화됐다.

 

실제 1차 협력사인 D업체는 매출액이 2010년 567억원에서 2016년 200억원까지 줄었다. 또다른 1차 협력사였던 N업체는 매출액이 2010년 559억여원에서 2011년 441억여원, 2012년 334억여원, 2013년 265억여원, 2014년 217억여원, 2015년 211억여원으로 지속 감소하다 지난해 다른 협력사에 인수됐다.

 

photo
▲삼성전자 협력사 2곳의 매출 추이/전자공시시스템

이처럼 인수합병 및 폐업 등으로 삼성전자 1차 협력사 수는 2016년 기준 50여개사에서 작년 12월 기준 40여개사로 줄었다. 

한 협력사 대표는 “자본력이 취약한 업체들은 기업 대출 만기가 돌아오는 연말연초 때마다 ‘부도설’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업계는 현재 협력업계가 자금 부족으로 해외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라 삼성 가전 공급망이 베트남 현지 업체들이나 국내 중견기업 이상 업체로 재편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전자 주요 생산 기지가 베트남인 만큼 국내 사업장이 아닌 베트남 생산 단지에 제품을 납품할만한 업체를 물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광주광역시 전자 부품 업체들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 지역 양대 전자기업이던 삼성전자와 동부대우전자 공급량이 동시에 줄고 있다. 한때 삼성전자 공급물량이 동부대우전자의 2배가 넘었던 시절도 있지만, 지금은 삼성 라인 이전으로 삼성과 동부대우전자의 구매량이 엇비슷해졌다. 여기에 더해 동부대우전자가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협력업체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상황이 좋지 않아 경영상황이 급격히 나빠졌다”며 “2차 협력사들 몇 곳은 대금 지급이 늦은 1차 협력사와 거래를 중단하고 다른 고객사를 찾아 나섰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삼성전자가 분기별 3%는 기본, 비수기 때는 매월 최대 6%까지 단가를 인하하라며 압박했다고 협력업체들은 입을 모았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존 협력사들이 베트남행을 결정할 수 없을 정도로 재무 구조가 악화된 것은 삼성전자가 자초한 일”이라며 “물량도 줄어들고 단가도 급락하는 판국에 누가 반기겠느냐”고 되물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