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구글 ‘문샷 프로젝트(Moonshot Project) 중 하나인 스마트 콘택트렌즈 개발에 참여해 관심을 끈다. 문샷 프로젝트는 구글 혁신기술연구소 ‘엑스(X, 현재 자회사로 분리)’가 추진하던 비밀 과제들을 뜻한다. 


LG이노텍이 참여한 생명과학⋅헬스케어 프로젝트는 문샷 프로젝트 중 하나로 출발, 현재는 자회사로 분리된 베릴리라이프사이언스(이하 베릴리)가 이어 받아 진행하고 있다.



콘택트렌즈가 눈물 채취해 혈당 체크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당뇨병 환자들이 눈에 끼고 있으면 실시간으로 혈당을 체크해주는 기기다. 당뇨병 환자들은 주기적으로 혈액을 채취해 혈당 수치를 체크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번거롭고 직접 혈액을 뽑아야 하는 탓에 고통스럽다. 


베릴리는 안구를 적시고 있는 눈물에도 혈당이 포함된 점에 착안해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고안해냈다. 제품 개발에는 글로벌 제약회사 노바티스그룹의 알콘도 참여했다. 


LG이노텍이 담당한 부분은 손톱만한 콘택트렌즈 안에 혈당측정기 기능을 모두 구겨 넣는 것이다. 또 혈당정보를 스마트폰 등 단말기에 전송할 수 있도록 무선 통신 기능과 초소형 캐패시터 등도 탑재해야 한다.


이미 스마트 콘택트렌즈의 구조는 베릴리가 제출한 특허(US D796048 S1 등)를 통해 어느 정도 공개된 상태다. 


▲베릴리가 개발하고 LG이노텍이 생산한 스마트 콘택트렌즈. /베릴리 제공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크게 5가지 부품으로 이뤄졌다. 가장 기본 바탕이 되는 콘택트렌즈는 기존 시력 보정용 제품과 크게 차이가 없다. 베릴리는 환자가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더라도 큰 이물감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게 목표다. 


렌즈 다음으로 큰 부피를 차지하는 부품은 안테나다. 안테나는 취합된 혈당 정보를 환자 스마트폰에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렌즈 테두리를 삼중으로 둘러싼 형태로 장착됐다. 


이외에도 눈물에서 포도당을 채취하는 센서와, 두뇌 역할을 하는 컨트롤러 칩, 전력을 공급하는 캐패시터 등이 나란히 실장된다. 캐패시터는 기능은 배터리와 비슷하지만,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하면 경박단소화가 유리하다. 베릴리는 스마트 콘택트렌즈에 초소형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를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LED는 스마트폰 없이도 광 신호를 통해 혈당치를 환자에게 알려줄 수 있게 하기 위해 장착한다. 


LG이노텍은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을 생산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 차원에서 스마트 콘택트렌즈 공정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워낙 작고, 인체에서 가장 민감한 안구에 직접 접촉된다는 점에서 생산이 까다로운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핵심 기능을 하는 모듈을 렌즈층이 아래위로 감싼 형태다. 

 



양산까지는 시간 걸릴 듯



다만 LG이노텍이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양산해 일반에 판매하는 시점을 가늠하기는 현재로서는 어려운 상태다. 


이는 생산의 문제보다 제품 자체의 기능 때문이다. 안구에 포함된 혈당의 농도가 실제 혈액의 혈당 농도와 괴리가 생기는 게 문제다. 체내 혈당 수치가 크게 올라간 상태에서 눈물의 혈당이 늦게 올라간다면 환자가 인슐린 주사를 맞는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이 때문에 베릴리와 알콘은 안구의 혈당 농도를 통해 체내 혈당 수치를 추정, 미리 환자에게 경고를 주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이 구글 스마트폰 픽셀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등 두 회사의 협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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