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 (kipost.net)] 범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에 주력했던 어보브반도체(대표 최원)가 고부가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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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에 쓰이는 범용 MCU에 주력하던 어보브반도체가 IoT용 커넥티비티 MCU를 출시, 고부가 시장에 진출한다. IoT 시대에는 모든 가전 기기에 커넥티비티가 적용돼야하기 때문이다./Pixabay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핵심인 스마트홈 시장을 겨냥, 저전력블루투스(BLE) 4.2버전을 지원하는 MCU를 출시하고 수익성이 높은 산업용 MCU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1. 기업 및 시장 특징 - 범용 MCU로 롱테일 시장 겨냥



어보브반도체는 1995년 설립한 LG반도체가 모태다. 이후 현대전자 시스템IC 사업부, 하이닉스 시스템IC 사업부를 거쳐 매그나칩반도체로 이관, 분사했다. 최원 대표 등 핵심 임원진은 LG반도체 시절부터 비메모리 반도체에 발을 담궜다.


타 팹리스 업체들이 모바일 시장에 사활을 건 반면 어보브반도체는 지난 2006년 설립 후 지금까지 범용 MCU에 주력해왔다. 


범용 MCU는 각종 전자 기기에 필수 탑재돼 기기를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적용되는 기기에 따라 종류가 천차만별이다. 르네사스, 인피니언 등 외국계 반도체 업계가 점유한 시장인데, 대부분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함께 제공해 고객사가 독자적으로 설계한다.


▲세계 MCU 시장 규모 및 출하량 추이(단위: 억달러, 억개)/IC인사이츠, KIPOST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세계 MCU 시장이 지난 2015년 159억달러(약 16조9971억원)에서 오는 2020년 209억달러(약 22조3421억원)로 성장할 것이라 내다봤다. 


어보브반도체는 비휘발성메모리(NVM) 설계 기술로 소형 가전용 8비트 MCU 시장에 진입했다. 메모리 용량을 줄여 칩 크기를 줄이는 한편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인수합병에도 적극적이었다. 2012년 업계 2위였던 이타칩스를 인수, 시장 1위 입지를 확고히 했고 오디오 칩 팹리스 펄서스테크놀로지를 인수하는 등 MCU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설계자산(IP)을 확보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2. 강점 - 발빠른 대응력과 서비스



어보브반도체는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 등 개발 툴과 평가보드, 데모보드를 자체 개발하는 한편 아예 고객사의 요청을 초기 제품 설계에 반영, 개발했다. 범용 MCU였지만 전용(ASIC) MCU처럼 서비스했던 셈이다. 이를 통해 국내 리모콘 MCU 시장 1위에 올랐다. 


이후 회사는 ST마이크로, 르네사스 등 외국계 반도체 업체들이 쥐고 있었던 대형 가전용 시장에 뛰어들었고, 소형 가전에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높였다. 제품군도 8비트 MCU 중심에서 32비트 MCU로 늘렸다. 특히 이 과정에서 테스트용 프로브 카드, 파이널 테스트 등 제품 생산 공정 일부를 내재화해 단가를 낮췄다. 


중국 홍콩, 심천, 상해, 청도, 순덕 등 지사 5곳을 세워 해외로 발을 넓혔다. 주 고객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가전 제조사와 중국 메이디(Midia), 샤오미(Xiaomi) 등으로, 전체 매출 중 40%가 중국에서 나온다.


▲어보브반도체 매출액 및 영업이익 추이.(단위:억원)/공시, KIPOST 취합


이를 통해 어보브반도체는 설립 후 지속 흑자를 유지했다. 지난 2016년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 지난해에도 105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3. 약점 - 전방 시장의 한계



어보브반도체가 범용 MCU 대신 수익성이 높은 MCU에 집중하기로 한 것은 중국 업체들이 시장에 본격 진입하기 시작, 저가 MCU로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32비트, 64비트 고성능 MCU 시장도 만만치 않다. TI, ST마이크로, NXP반도체 등 쟁쟁한 외국계 업체들이 시장에 버티고 있고, 이들은 단순 제품을 넘어 MCU 기반 플랫폼으로 경쟁하고 있다.


또 전방 시장이 가전인 만큼 물량 확대에 한계가 있다. 프리미엄 가전의 기능이 중저가형 가전으로 확산되는 것처럼, 프리미엄 가전에 MCU 대신 스마트폰에 쓰이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고성능 칩이 탑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4. 전략 - IoT, 또다른 기회



회사는 대형 가전 업체에 IoT용 32비트 MCU를 납품하는 데 성공하면서 이 시장에 첫 발을 들였다. IoT 시대를 사업 확장의 분수령으로 보고 전체 연구개발(R&D) 인력 4분의 1을 투입했다. 커넥티비티 칩 팹리스 업체 GCT세미컨덕터 출신 개발 임원도 영입했다.


이번에 출시한 커넥티비티 MCU는 틈새 시장을 노린다. 타사는 범용 MCU에 다른 기능을 덧붙일 수 있게 하지도 않고, 커넥티비티 전용 MCU만 제공하지만 어보브반도체의 커넥티비티 MCU는 범용 MCU처럼 활용할 수 있어 전체 시스템의 BOM(Bill of Materials)을 줄일 수 있다. 외국계 업체의 MCU 플랫폼을 활용할 만큼 제품군이 많지 않은 업체들에게 매력적인 솔루션이다.


향후 오디오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블루투스 5버전을 접목시킨 MCU도 출시할 예정이다. 로라(LoRA), NB-IoT 등 IoT 전용망 무선통신 기능을 더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IoT 시대의 스마트홈에는 집 안의 모든 가전 기기에 커넥티비티가 적용된다”며 “프리미엄급 가전에 적용되던 기능들이 중저가 가전에 적용되면서 고부가 제품의 채용률도 높아지고 있는데, 범용 MCU 대신 이 제품을 넣으면 커넥티비티 기능까지 추가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 어보브반도체는 IoT 플랫폼 사업을 진행 중인 대형 가전 고객사에 MCU 공급을 제안했다. 이 고객사는 자사 IoT 키트로 중소업체가 기기를 개발할 수 있게 지원하는데, 범용 MCU 특성상 일일이 모든 업체를 신경쓰기엔 한계가 있다. 


이와 함께 산업용 MCU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산업용 MCU 시장은 가전용 MCU보다 품질, 신뢰성이 중요해 공격적 시장 확대보다는 레퍼런스를 쌓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차량용 MCU R&D에도 착수했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커넥티비티 외 다른 기능도 MCU에 추가해 솔루션으로 선보일 계획”이라며 “올해는 블루투스 겸 범용 MCU로 IoT 시장에 본격 진입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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