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대기업의 주요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칩, 패키지, 시스템 산업 생태계가 잘 구축돼 있는데다 중국에 비해 신뢰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던 LED 조명이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브랜드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는 반증으로 보이기도 한다.

 

 

오스람, 아시아 공급 조명 한국서 양산

 

오스람은 아시아 시장에 공급하는 튜브형(형광등 대체형)과 벌브형(백열전구 대체형)  LED 조명을 대부분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한국 루미리치에서 조달하고 있다. 납품단가 기준  규모로 치자면 연 500억원 가량이다.

 

루미리치는 일진그룹 계열사로, 광효율이 와트당 150루멘(lm)을 넘는 고효율 제품을 생산한다. 조명 제조 전공정을 자동화해 공정 비용을 줄였고, 칩⋅패키지 전문업체  일진LED와 수직계열화를 통한 이점도 누리고 있다. 

 

필립스도 한국에 생산 거점을 마련, 국내용 LED 조명은 한국에서 직접 생산한다.

 

GE 역시 미국 내 스마트조명 사업을 위해 한국에서 OEM 업체를 물색 중이다. 스마트 조명 알고리즘은 직접 개발하지만 조명 기구는 납품 받아 시스템을 턴키 방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미 LG이노텍 등과 접촉했다. 

 

이들 대기업의 행보는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전통 조명에 서비스 개념을 결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조명 구동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같은 핵심 역량에 집중하고 제품은 신뢰성 있는 협력업체에 맡겨 최대한 저렴하게 조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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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리치의 LED 조명 생산 자동화 공정. /루미리치 제공 

 

 

신뢰성 높은 한국 LED, 시장서는 고전

 

필립스, 오스람은 중국에 아시아지역 본사를 두고 있지만 생산은 한국을 택했다.

 

한국은 삼성전자, LG이노텍, 서울반도체 등 칩⋅패키지 업계 5위 내 업체들이 포진했다. 특히 10년 이상 수명에 고효율을 내야 하는 LCD 디스플레이용 백라이트유닛(BLU)용 LED패키지를 주로 생산하면서 기술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고효율기자재인증 등 인증 요건도 세계에서 가장 높다. 

 

LED 조명에도 앞다투어 뛰어들었지만 중국 저가형 LED에 밀려 조명 시장에서는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 LED조명 사업은 1조원 수준에서 커지지 않았다. 지난 2009년 삼성LED 설립 후 3년만에 2012년 삼성LED가 삼성전자로 흡수됐고, 완제품은 CE사업부로 이관되는 등 부침을 겪었다. 최근 삼성 내 ‘LED통’으로 불리던 오방원 LED사업부 전무가 회사를 떠나면서 LED 사업은 더욱 표류하는 모양새다.

 

LG 역시 완제품 사업을 LG전자 라이팅사업본부에서 맡았다가 올해 초 신설한 에너지사업센터 내 한 부서로 격하시켰다. 팀장도 부사장급에서 담당으로 2계단 내려갔다. LG이노텍도 파워모듈 기술 확보 차원에서 LED 조명 엔진 사업을 지속하는 차원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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