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반짝 특수, 4분기부터는 반락

전통적 성수기인 3분기 디스플레이 업계가 반짝 업황 전환에 성공했으나 4분기 이후 전망은 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다 할 수요 진작 계기는 보이지 않는 반면, 중국 내 신규 LCD 팹 가동은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 경기도 파주 클러스터. /LG디스플레이 제공



디스플레이 업계 3분기 반짝 특수



오는 24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 8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4분기 이후 3개 분기만의 흑자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980억원, 2분기에는 2280억원의 영업적자를 각각 기록한 바 있다. 


3분기에는 TV 시장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출하면적이 전분기 대비 4% 정도 증가했고, 평균가격(ASP) 역시 2분기보다 6% 가량 상승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효과도 실적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실적발표와 함께 3분기 실적 윤곽이 나온 삼성디스플레이도 같은 기간 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1420억원)과 비교하면 6배 가량 증가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LCD사업부는 적자에서 탈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적자폭을 상당부분 줄였고, OLED사업부의 애플효과 덕분에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XS’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3분기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올 연말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 시리즈의 새로운 OLED 공급사로 추가된다. 그러나 아직 절대적인 물량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담당하고 있다.



다시 시작되는 겨울


▲BOE가 시험생산한 플렉서블 OLED. /BOE 제공



3분기 반짝 특수에도 불구하고 4분기부터는 다시 업황이 하향 전환할 전망이다. 4분기 역시 전통적 성수기이지만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증설 물량이 크게 풀리면서 LCD 패널 가격이 다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을 쥐고 흔드는 건 여전히 중국 BOE다. 1분기 세계 첫 10.5세대(2940㎜ x 3370㎜) LCD 라인을 가동한 BOE는 지속적으로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연말이면 월 7만장, 내년 1분기부터는 월 9만장 규모의 10.5세대 LCD 생산라인을 갖추게 된다. 


BOE에 이어 10.5세대 LCD 투자를 단행한 차이나스타옵토일렉트로닉스(CSOT) 역시 내년 1분기 ‘T6’ 라인 양산에 돌입한다. 내년 하반기에는 두 번째 10.5세대 공장 ‘T7’ 양산 가동도 대기하고 있다. 


CHOT는 이번 분기 선양 8.6세대 두 번째 라인 양산 가동을 앞두고 있다. 첫 번째 라인은 지난 2분기 양산에 돌입한 이후 가동률을 높여가는 중이다. 내년 3분기면 1⋅2라인 모두 풀 가동에 들어갈 수 있다.


이처럼 공급 증가 요인이 늘어나는 반면, 이렇다 할 수요진작 요인은 보이지 않는다. 특히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LG디스플레이의 4분기 실적이 3분기 대비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OLED 사업부를 등에 업은 삼성디스플레이는 4분기 실적도 크게 개선되겠지만, 내년 1분기 실적 하락은 불가피하다.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리지드(기판이 휘어지지 않는) OLED 구매 물량을 축소하면서 OLED 사업부 실적 역시 빨간불이 켜졌다. 이미 리지드 OLED를 생산하는 A1⋅A2 라인의 가동률은 크게 저하됐다.


업계 관계자는 “LCD 산업 주도권이 중국으로 완전히 넘어갔다는 점에서 언제 대형 OLED로 전환하느냐에 따라 장기 성장성을 판가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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