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P10은 OLED 전용라인으로

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전환투자에 속도를 내는 한편, 2020년까지 계획했던 설비투자를 일부 축소키로 했다. 이달들어 바닥을 찍었던 LCD 패널 가격이 일부 회복 기조를 보이고 있지만, 큰틀에서는 LCD 업황 하락이 구조화 됐다는 판단에서다.

LG디스플레이는 25일 2분기 실적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0년까지 계획된 설비투자 중 약 3조원 가량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는 “경기도 파주 10.5세대 라인을 LCD와 OLED의 하이브리드 방식이 아닌 OLED 전용라인으로 꾸리면서 투자 금액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롤러블 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제공



지난해 7월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중장기 투자전략을 발표하면서 “국내에만 2020년까지 15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는 10.5세대(2940㎜ X 3370㎜) 라인에서 LCD와 OLED를 혼용생산하는 방안까지 포함됐다.

그러나 중국 BOE⋅차이나스타옵토일렉트로닉스(CSOT) 등 경쟁사들이 10.5세대 LCD 라인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2019년 이후 60~70인치대 초대형 LCD 분야에서도 공급과잉이 예상된다. 이에 처음부터 LCD를 배제하고 OLED만을 생산해 제품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CD를 생산하지 않으면, LCD 상판(액정층 등)과 관련한 투자분을 절감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와 함께 국내 LCD 라인의 OLED 전환 방침도 재차 강조했다. 파주 P7⋅P8 공장에서 가동 중인 8.5세대(2200㎜ X 2500㎜) LCD 라인을 OLED로 전환해 투자 규모를 절감하기 위해서다. 김 부사장은 “기존 8.5세대 LCD 라인을 OLED로 전환하면 투자규모는 (라인을 새로 구축하는 것과 비교해) 1조원 이하로 줄고, 구축 기간도 1년 이내로 앞당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8.5세대 LCD 기판을 55인치 패널 생산에 특화되어 있는데, 이미 글로벌 TV 시장은 60인치 이상 초대형 제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기준 60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의 대수 점유율은 10%에 불과하지만, 매출액 점유율은 28%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이후에는 60인치 이상 대형 TV의 매출 점유율이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55인치 제품에 특화된 8.5세대 LCD 라인을 OLED로 전환해 65인치 제품을 생산하면, 8.5세대 라인의 경쟁력을 되살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유상증자에 대해서는 지난 1분기와 마찬가지로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 부사장은 “내년 예정된 설비투자 금액의 70%는 내부에서 조달 가능하고, 나머지 30%에 대한 차입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유상증자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 매출 5조 6112억원, 영업손실 228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1%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980억원 대비 두배 이상으로 늘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15% 감소, 영업이익은 8040억원 흑자에서 적자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연말 시작된 LCD 패널 판가의 급격한 하락과 세트업체들의 보수적 구매전략 탓에 LCD 출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김 부사장은 “7월들어 LCD 일부 제품에서 판가가 안정화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인 상승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전망이나 투자에서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2분기 실적요약.(단위 : 십억원) /LG디스플레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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