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실적으로 만회하는데도 한계


연초부터 계속된 대형 LCD 판가 하락 탓에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통상 디스플레이 업황이 상반기 바닥을 쳤다가 하반기 회복하는 양상을 보여왔으나 올해는 반등을 실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분기 대비 대폭 하락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 7조원에 영업이익 2900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1년 전 같은 기간 매출 7조7100억원, 영업이익 1조7100억원을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5분의 1 이하로 줄었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매출 5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2500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6조6290억원, 영업이익 8040억원을 각각 달성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출은 1조원 줄고,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 셈이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전통적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2분기 패널 가격 하락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4월과 5월 LCD TV용 패널 가격은 평균 3.6%, 5.9%씩 빠졌다.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TV 세트 판매가 서서히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패널 가격 하락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이는 아직 TV 세트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패널 재고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BOE의 10.5세대(2940㎜ X 3370㎜) LCD 제품 출하를 예상한 경쟁 패널 업체들의 선제적인 가격 인하 움직임도 패널 가격 하락에 기름을 붓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체 2분기 실적 추정. /증권사 전망치 종합



10.5세대 라인은 60인치대 패널 생산시 국내 업체의 8.5세대 라인 대비 생산성이 2배가 넘는다. 면취율이 높다는 뜻이다. 이에 BOE가 하반기 60인치대 패널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것을 대비해 경쟁 패널 업체들이 2분기부터 미리 가격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올해 연말까지 계속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BOE의 10.5세대 라인 가동은 이제 막 월 3만장 수준으로 양산을 시작했으나 연말까지 9만장 수준으로 생산능력을 끌어 올릴 예정이다. 차이나스타옵토일렉트로닉스(CSOT) 등 다른 중국 업체들의 10.5세대 라인 가동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서 실적을 만회할 수 있을 거란 기대도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중소형 OLED 수요를 이끌어온 애플의 구매량 전망이 예년만 못하다. 당초 올해 최소 1억2000만대 이상의 아이폰용 OLED를 구매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재는 예상치의 절반을 겨우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아이폰용 OLED 공급을 독점해 온 삼성디스플레이 실적에 부정적 요인이다.

LG디스플레이가 독점하는 TV용 OLED로 LCD 부문 실적을 방어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TV용 OLED가 독점 기술이라고 하지만, LCD 가격이 하락하면 OLED 가격도 같이 내려갈 수 밖에 없다. TV용 패널 시장에서 LCD와 OLED가 엄연한 경쟁 관계이기 때문이다. OLED TV가 LCD 대비 가격 프리미엄을 받고는 있지만, 둘 사이의 가격이 지나치게 벌어지면 소비자가 OLED 대신 LCD를 택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LCD 매출 비중이 90%로 높은 LG디스플레이가 상대적으로 LCD 가격 하락에 취약한 구조”라며 “하반기 성수기에 진입한다고 해도 올해는 상저하고의 패턴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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