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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이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유력 대안으로 꼽아왔던 LG디스플레이가 아직 아이폰 품질 기준에 만족할 만한 중소형 OLED를 양산하는데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KIPOST 2017년 8월 31일자 <LGD, E5 라인 양산 시기 재차 미뤄질 듯> 참고)



▲애플 ‘아이폰X’. /애플 제공


애플, 올해도 삼성디스플레이에 의존

올 가을 애플이 내놓을 아이폰은 총 3종이다. 6.45인치 및 5.85인치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모델 2종과 6.05인치 LCD가 적용된 모델 1종이다.

당초 애플의 목표는 기존 5.85인치 OLED 1종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계속 공급받고, 6.45인치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이원화하는 것이었다.

애플은 연간 2억대 정도의 아이폰을 판매하는데, 6.45인치 모델은 약 20% 정도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었다. 수치상 연간 약 4000개의 6.45인치 OLED를 생산할 수 있다면 공급사 자격 획득이 가능하다. 절반을 공급한다고 보면 연간 2000만개의 생산능력을 보유하면 된다.

아이폰 물량 공급을 겨냥해 경기도 파주 E6 라인을 구축했던 LG디스플레이로서는 충분히 노려볼만한 목표다. 현재 E6는 6세대(1500mm X 1850mm) 기판투입 기준 월 1만5000장 규모까지 구축이 완료됐다. 여기서는 5.5인치대 스마트폰용 OLED를 월 300만개(수율 70%대 가정)씩 만들어낼 수 있다. 크기가 큰 6.45인치 제품도 최소 200만개 이상 생산 가능하다. 연간으로는 2400만개다.

물론 이는 E6서 생산되는 OLED의 품질이 애플의 까다로운 눈높이를 충족할 수 있을 때의 얘기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LG디스플레이가 애플 아이폰용 OLED 공급사 지위를 획득하는데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이례적으로 LG로부터 세 번째 샘플까지 제출하도록 했으나 애플의 기준을 충족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중소형 OLED 업력이 훨씬 긴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지난해 ‘아이폰X’ 용 OLED 생산을 놓고 막판까지 애를 먹었다.


TV용 OLED 석권한 LGD, 중소형에서는 왜 애먹나



▲FMM 공정 예시. /선익시스템 홈페이지 캡처



TV용 OLED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면서 관련 업계를 석권한 LG디스플레이지만, 중소형 OLED 분야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TV용 대형 OLED와 달리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는 파인메탈마스크(FMM) 공정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TV용 OLED는 적⋅녹⋅청 유기물질을 마치 샌드위치처럼 기판에 수직으로 쌓아 백색광을 만든다. 따라서 각 유기물이 증착되는 위치를 마이크로미터(μm) 단위로 제어하지 않아도 된다.

반면, 스마트폰용 OLED는 적⋅녹⋅청 유기물질을 벌집 형태로 수평하게 증착한다. 각 화소간 거리가 수십 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만큼 공정이 까다롭다. TV용 OLED 시장을 석권한 LG디스플레이가 아직 스마트폰용 OLED 시장에서는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미세한 구멍이 뚫린 금속 철판을 이용하기 때문에 이를 FMM 공정이라고 부른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공급했던 애플워치용 OLED는 크기가 작기 때문에 수율을 비교적 높게 유지할 수 있었다”며 “스마트폰용 제품은 아직 좀처럼 수율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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