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TV용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 새판짜기에 나선다.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물론, 10.5세대 초대형 LCD 투자 시점마저 경쟁사에 뒤처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2년 전 양산 투자를 접었던 대면적 OLED 증착기술을 재검토하는 한편, OLED와 퀀텀닷(QD) 기술을 혼합하는 방식도 유력시 검토되고 있다.




▲충남 아산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 재편 TF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르면 다음달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 재편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신기술 시연회를 가질 예정이다. TF장은 현재 LCD사업부장인 한갑수 부사장이 거론되며, 규모는 200여명 안팎으로 구성될 것으로 전해졌다.


TF의 역할은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W) OLED를 뛰어 넘는 초프리미엄급 디스플레이를 개발해 실제 양산투자까지 이끌어 내는 것이다.


지난 2012년 경기도 파주 E3 라인을 가동하면서 TV용 WOLED 양산을 시작한 LG디스플레이와 달리, 삼성전자⋅디스플레이는 여태 QD LCD 기술에 천착했다. 


이를 ‘SUHD TV’ 브랜드로 판매하다 지난해부터 ‘QLED TV’로 이름을 바꾸는 등 마케팅으로 모면하려 했으나 무위로 돌아갔다.  글로벌 프리미엄 TV(2500달러 이상) 시장에서 OLED TV의 매출 점유율은 2015년 15.5%에서 2016년 35%, 2017년 3분기 기준으로는 43.5%로 급상승했다. 현재 글로벌 OLED TV 시장은 LG전자(75%), 일본 소니(11%), 중국 스카이워스(4%) 등이 경쟁하고 있다.


2년 전 TV용 OLED 투자를 검토했다가 최종 철회한 삼성전자⋅디스플레이로서는 이를 속절없이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TF 발족은 QLED TV 사업을 더 이상 두고볼 수만은 없다는 절박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발족할 TF는 미래 신기술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할 것으로 안다”며 “그 만큼 현재 삼성전자의 TV 사업은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QD+bOLED’, ‘WOLED’, ‘리얼 QLED’ 모두 검토



▲리얼 QLED의 구조. 이번 기술시연회에서 최종 채택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술시연회 이후 어떤 방식의 신기술을 최종 채택하게 될 지도 관심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모든 기술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고객사인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는 시간이 많지 않다. 따라서 LG디스플레이의 WOLED와의 차별화가 가능하면서 기존 생산라인과 생산기술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QD 기술과 OLED 수직증착 기술을 혼합한 ‘QD+bOLED’가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LG디스플레이의 WOLED는 적⋅녹⋅청색 발광물질을 수직방향으로 적층해 백색광을 만든다. QD+bOLED는 가장 아래에 청색 OLED를 놓은 뒤, 그 위에 적색⋅녹색 QD가 코팅된 시트를 더해 백색광을 만드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이는 증착 효율이 매우 낮은(50% 이하) OLED 공정 길이를 줄여 더욱 저렴하게 TV를 만들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그러면서도 OLED TV가 가지고 있는 얇은 두께와 극한의 명암비(콘트라스트)도 구현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천안 사업장. 향후 TF 활동에 따라 기존 LCD 라인의 전환⋅보완 투자가 불가피하다.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이 외에 LG디스플레이의 WOLED 방식도 검토되고 있다고는 하나 후발주자로서 차별화 포인트를 감안하면 삼성디스플레이가 WOLED 방식을 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종전 중소형 OLED처럼 RGB 방식에서 소재만 퀀텀닷으로 바꾼 ‘리얼 QLED’은 양산 기술 개발까지 시간이 너무 길다는 게 단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얼 QLED는 VD 사업부가 주장하는 이상적인 기술이기는 하나 실제 구현까지는 최소 5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며 “VD사업부가 이를 기다려 줄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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