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인도 트윈스타디스플레이(이하 트윈스타)로부터 수주했던 8.5세대(2200mm X 2500mm) LCD 라인 턴키 수출 프로젝트가 장기 표류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제시한 프로젝트 금액에 트윈스타측이 난색을 표하면서 직접 개별 발주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장비 수주가 유력시됐던 협력사 입장에서는 LG전자-트윈스타 간 협상 결과에 따라 수주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인도 트윈스타디스플레이의 8.5세대 LCD 라인 구축 프로젝트가 장기 표류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트윈스타디스플레이가 속한 베단타그룹. /베단타그룹 홈페이지



17일 업계에 따르면 트윈스타는 지난해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PRI)과 체결했던 8.5세대 LCD 라인 턴키 발주 양해각서(MOU)를 뒤집고, 직접 개별 발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초 대면적 디스플레이 생산 경험이 전무했던 트윈스타디스플레이는 안정적인 LCD 생산을 위해 LG전자에 턴키 발주키로했으나 최근 이 같은 방침을 뒤집었다. 지난해 트윈스타와 LG전자는 인도 중서부 나그푸르 지역에 8.5세대급 LCD 라인을 설치하기로 MOU를 교환한 바 있다.


당초 작년 연말 본계약을 체결한 후, 올해 중 장비 발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두 당사자 간의 협상부터 꼬인 셈이다.


트윈스타가 MOU와 달리 개별 발주를 검토하는 것은 LG전자 PRI가 제시한 가격이 예상보다 높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일부 자체생산 장비를 제외한 나머지 설비들은 협력사에서 조달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윤이 덧붙여진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 PRI를 통해 구매한 공정 장비는 최소 5%, 많게는 10~15% 정도 가격이 높다”며 “협력 업체의 이윤에 LG전자의 이윤이 더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트윈스타는 당초 계획했던 턴키발주 방침을 접고, 장비별로 개별발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LG전자쪽 추가 마진을 감안하면 투자비를 아낄 수 있는 방편이다. 만약 트윈스타가 개별 발주에 착수하다면 주성엔지니어링(증착장비)⋅인베니아(드라이에처)⋅아바코(스퍼터)⋅디엠에스(세정장비) 등 LG전자 협력사들은 해외 장비사들과 경쟁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 



▲LG그룹 서울 여의도 사옥 ‘트윈타워’. /LG 제공



그러나 이 같은 개별발주는 대면적 LCD 생산 기술이 없는 트윈스타 입장에서는 도박이나 다름없다. 


기존 LG전자와의 계약에는 8.5세대 LCD 생산 기술 전수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양산 가동 이후 생산 라인의 수율을 LG전자측에서 일정 이상 보장키로 되어 있다. 만약 트윈스타가 개별로 생산 장비를 발주한다면 당장 투자금액은 절감할 수 있으나, 가동률 제고 과정에서 더 큰 수업료를 치를 수 있다.


8세대급 라인은 그동안 디스플레이 산업을 이끌어 온 한⋅중⋅일에서는 비교적 안정화 된 기술이다. 그러나 5~6세대 LCD 생산 경험조차 없는 트윈스타가 바로 8.5세대 LCD 라인을 직행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 트윈스타는 LG전자 외에 턴키 프로젝트를 진행할 다른 업체를 찾기도 했으나 마땅한 파트너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트 자체를 무산시킨다면 몰라도 트윈스타가 8.5세대 LCD 팹을 짓는다면 LG전자 외에 다른 대안 파트너는 없다”며 “다만 프로젝트 금액 이견차가 커 실제 투자가 이뤄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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