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지난 2012년 가동에 들어간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의 감가상각이 순차적으로 종료되고 있다. TV용 OLED 제조원가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감가상각비가 사라지면, OLED TV가 고가 모델이 아닌 중가 이하 시장에서도 가격 공세가 가능하다. 


TV용 OLED 시장에 업계 최초로 진입한 LG디스플레이로서는 올해가 선점 효과를 수확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LG전자가 생산한 OLED TV.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이 탑재됐다. /LG전자 제공




E3 감가상각 연말 종료...55인치 원가 400달러 이하로 ‘뚝’



LG디스플레이가 첫 TV용 OLED 라인인 경기도 파주 E3를 가동한 것은 지난 2012년 4분기다. 작년 연말을 기점으로 E3를 양산 가동한 지 정확히 5년이 지난다. 통상 5년에 걸쳐 상각하는 설비투자 비용을 다 떨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올해부터 LG디스플레이는 감가상각 절감분을 수익으로 가져가거나, 패널 가격을 인하할 수 있다. 


55인치 TV용 OLED 패널 1장 생산원가는 550달러(IHS마킷 추정) 안팎이다. 여기서 감가상각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31% 정도로 추산되는데, 금액으로는 170달러 수준이다. LG디스플레이의 55인치 TV용 OLED 패널 생산 원가를 400달러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230달러 정도인 LCD 패널 가격(55인치 기준)과 비교하면 1.6배 안팎으로 가격차가 좁혀진다. 향후 수율 향상 여지를 감안하면 TV용 LCD와 OLED의 가격 격차는 1.5배 이하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TV용 OLED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의 운신의 폭을 넓히는데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현재 OLED TV의 거의 유일한 단점은 높은 가격이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내세워 2500달러 이상 시장에서 소구하는데 성공했지만, 아직 중가 이하 시장에서 존재감은 없다. 


온라인에서 55인치 LCD TV(UHD급)는 200만원 이하에 구매 가능하지만, OLED TV(동일 해상도) 1대 가격은 최소 230만원 안팎이다. 내년에 LG디스플레이가 저렴한 가격에 패널을 공급하면 200만원 이하의 OLED TV 출시도 가능하다. 



▲LG디스플레이 TV용 OLED 라인 현황. /KIPOST



SDC도 A2 라인 감가상각 종료되며 점유율 ‘UP’



이는 OLED TV 진영에는 향후 TV 시장의 판도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전기를 안겨줄 전망이다. 앞서 중소형 모바일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이와 유사한 양상이 재연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탕정 A2 공장의 첫 번째 라인은 지난 2011년 5월 양산 가동을 시작해 2016년 4월쯤 감가상각이 종료됐다. 2011년 10월 양산을 시작한 두 번째 라인 역시 작년 9월 감가상각비를 모두 떨어냈다. 


이후 상황은 업계가 목격한 그대로다. 화웨이⋅비보⋅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프리미엄 모델에 OLED를 디스플레이로 채택하면서 모바일 시장에서 OLED 점유율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2015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OLED 점유율은 17% 정도였지만, 2016년에는 24%로 7% 포인트 상승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TV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위해 TV용 OLED 패널 공급가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프리미엄 시장에 갇혀 있는 OLED TV의 점유율 확대를 의미한다. 이미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는 LG전자⋅소니는 물론 필립스⋅파나소닉⋅스카이워스까지,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OLED TV를 전시했다. OLED 패널 공급만 받쳐주면 언제든 대량 생산할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 



▲LCD와 OLED 원가구조 비교. 모바일 제품을 기준으로 한 비교 자료다. /하나금융투자 제공



업계 관계자는 “E3 패널 생산량이 8세대(2200mm X 2500mm) 원판 투입 기준 월 8000장 정도로 제한적이지만 두 번째 라인인 E4-1(월 2만6000장)의 감가상각도 2년여 밖에 남지 않았다”며 “TV 시장에서 시간은 OLED 진영의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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