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8 가동 연장이 최대 변수
"증착 장비 단가 시각차 커"

삼성디스플레이 Q1 라인으로 장비가 반입되고 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Q1 라인으로 장비가 반입되고 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10월 양산을 목표로 막바지 안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 온 QDCF(퀀텀닷 컬러필터) 잉크젯 공정 수율에 자신감도 붙으면서 두 번째 양산라인(Q2) 투자 논의도 시작됐다.

다만 아직 장비 가격을 놓고 일본 캐논도키측과 이견이 크고, LCD 라인 가동 연장 변수 탓에 아직 투자 시기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Q1, 10월 양산 목표...시험 가동 후 10개월만

 

삼성디스플레이 첫 QD-OLED 생산 라인인 Q1은 지난 2019년 투자 발표, 작년 7월 장비 반입을 시작했다. 2020년 연말 시험가동에 들어가 현재는 각 공정별 안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10월 양산을 시작하면 시험 가동이후 약 10개월만에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2015년 투자한 탕정 A3 라인은 시험 가동부터 양산까지 6개월이 소요됐다. 첫 6세대(1500㎜ X 1850㎜) 플렉서블 OLED 투자였고, LTPS(저온폴리실리콘) TFT(박막트랜지스터) 6세대도 삼성디스플레이가 처음 시도하는 것이었다.

이번 Q1은 당시보다 4개월여 더 긴 10개월이 소요되는데, 역시나 새로 시도하는 기술들이 많아서다. 8세대(2200㎜ X 2500㎜) 유기물 증착기술, 8세대 옥사이드 TFT도 삼성디스플레이로서는 처음이다. 특히 잉크젯 프린터를 이용 QDCF 제조는 전 디스플레이 업계를 통틀어 삼성디스플레이가 처음 도전한다(KIPOST 2021년 2월 24일자 <삼성디스플레이, QD-OLED용 잉크젯 프린터 추가 반입> 참조).

8.5세대 MMG 생산 예시. /자료=한국투자증권
8.5세대 MMG 생산 예시. /자료=한국투자증권

아직 삼성디스플레이가 Q1에서 어떤 생산품을 선보일 지 정해지지는 않았다. 8세대 기판은 65인치 패널과 55인치 패널을 조합해서 생산할 때 가장 경제적이다. 버려지는 기판이 적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65⋅55인치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지만, QD-OLED의 프리미엄 제품 이미지를 위해 더 큰 77인치 패널을 선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제성을 양보하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득하는 것이다.

Q1에는 월 3만장의 8세대 기판을 투입할 수 있는데, 8세대 기판은 65인치 패널 3장과 55인치 패널 2장을 동시에 잘라낼 수 있다. 즉 수율을 고려하지 않으면 1년에 108만대의 65인치 TV용 패널과 72만대의 55인치 패널을 생산할 수 있다. 그나마도 수율 70%를 잡으면 생산량은 총 100만대 남짓이다. 

이 정도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만큼 물량이 안 되기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가 추가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캐논도키, 단가차 1000억원 이상

 

실제 삼성디스플레이는 증착장비를 공급한 일본 캐논도키와 추가 투자에 대한 논의도 일부 시작했지만, 아직 양측의 장비 공급단가에 대한 의견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대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캐논도키 예상가 대비 1000억원 정도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캐논도키 측이 난색을 표했다”며 "Q1 장비 대비 Q2 제안 가격은 더 낮았다"고 말했다.

그래도 캐논도키로서는 새로 개발한 8세대 증착 장비가 아직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외하면 팔 곳이 없고,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를 성공적으로 양산해야 중국 QD-OLED 시장이 열린다. 이 때문에 기대 대비 다소 낮은 가격에라도 Q2 투자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중국에서는 HKC가 WOLED와 QD-OLED를 포함해 차세대 대형디스플레이 관련 투자를 기획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네오 QLED TV. 삼성전자는 아직 LCD를 개선한 '미니 LED'를 프리미엄 TV 제품군으로 밀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출시한 네오 QLED TV. 삼성전자는 아직 LCD를 개선한 '미니 LED'를 프리미엄 TV 제품군으로 밀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오히려 현 시점에서 Q2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L8 라인의 지속 여부다. 최근 TV용 LCD가 품귀를 겪으면서, QD-OLED 라인이 들어서야 할 L8은 가동 연장에 들어간 상태다. 일단 9월까지는 가동한다는 방침이 섰고, 이후 연말까지 더 가동할지 여부는 의사결정을 거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아직 L8 라인은 철거는 고사하고, 중고장비 매각 논의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당초 Q2 라인에 대한 발주는 올 4분기에는 나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L8 LCD 생산이 지속되면서 현재는 기대를 접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