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범용성 좋지만 연산 비효율적
자일링스 경연대회 1위, 협업 확대 계획
4월, AWS 마켓플레이스 입점 완료

지난해 구글은 유튜브 동영상 품질을 낮춰 전 세계에 제공했다. 

네트워크 수요 폭증으로 인한 과부하 우려 때문이었다. 화질은 HD(고화질)에서 SD(표준화질)로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동영상 이용량은 급증했다. 

초당 처리하는 데이터 크기를 낮추면서 고화질 영상을 제공하는 것은 IT기업들의 공통 목표다. 블루닷은 고화질⋅고압축에 특화된 비디오 인코더 반도체 IP(설계자산)를 개발한다. 초고해상도를 제공하면서, 압축 효율은 높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압축효율은 높이고, 비용은 절감

데이터량 폭증으로 기존 프로세서들의 처리 용량은 포화 상태다. 현재 데이터센터에서는 업스케일링(Upscaling) 기술 구현을 위해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주로 사용한다. 저해상도 영상을 고해상도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속도는 느리고, 비용은 많이 든다. 1분짜리 동영상을 3배 업스케일링 하는 데만 100분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 실시간 서비스를 위해서는 수십 개의 GPU가 필요해 비용도 많이 든다.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AI(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되기도 한다. 구글이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TPU(Tensor Processing Unit, 텐서프로세싱유닛)가 대표적이다. TPU는 구글의 AI 학습 소프트웨어 '텐서 플로(Tensor Flow)'에 최적화됐다. MS(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에 AI 반도체를 도입했다. 그러나 AI 알고리즘은 복잡하고 많은 연산량이 필요하다. 동영상 압축량이 많아질수록 연산량은 급증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

전민용 블루닷 대표는 "GPU와 AI칩은 범용성은 좋지만 연산이 전용 반도체 회로보다 효율적이지 않다"며 "특정 신경망만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데는 한계를 지닌다"고 말했다.

급증하는 인터넷 트래픽 및 동영상 스트리밍 종류./자료=블루닷

딥필드(DeepField) - SR은 SD영상을 4K UHD(초고화질)로 보여주는 게 가능하다. 2K 영상이 인풋으로 들어오면 가로⋅세로 각 2배씩 늘려 4K UHD(초고해상도)로 출력하는 방식이다. 펄사(Pulsar)-AV1은 입력 영상의 해상도를 1배에서 4배까지 고화질로 확대할 수 있다. 고객사 요구에 맞춰 8K까지도 지원할 수 있다. 

펄사(Pulsar)-AV1의 출시도 앞두고 있다. 최신 압축 방식인 AV1을 전용 반도체 IP로 구현함으로써 비용은 줄이면서도 4K 이상 초고화질 동영상을 빠르게 압축할 수 있다. 전민용 대표는 "CPU에서 동작하는 오픈소스 AV1 소프트웨어 인코더보다 20배 빠른 속도로 10배 이상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펄사(Pulsar)-AV1은 하드웨어 기반이다. 일반적으로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 대비 유연성은 떨어진다. 블루닷은 서버용 FPGA(프로그래머블반도체) 설계에 최적화한 IP를 통해 유연성 문제를 보완했다. FPGA칩은 사용자 용도대로 유연하게 회로를 바꿀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전민용 대표는 "FPGA는 이미 완성된 칩보다 유연성이 높다"며 "FPGA용 IP공급으로 고객사 설비 교체 부담은 줄이면서 성능을 유연하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동영상 압축 차세대 규격 'AV1'에도 대응한다. AV1은 구글⋅페이스북⋅MS 등 글로벌 데이터 기업들이 공동 개발한 비디오 코덱이다. 기존  'H.264'에 비해 50%가량 적은 용량으로 비슷하거나 더 좋은 화질을 구현한다. 한형석 블루닷 CMO(Chief Marketing Officer)는 "H.264는 20년 전에 만들어진 오래된 표준이다. 고용량⋅고해상도 영상 압축 시 압축률이 낮은 단점이 있었다"며 "효율적인 새 표준인 AV1 전용 IP를 개발해 실시간 고화질⋅고압축 기술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블루닷 타깃 고객군 관련 설명./자료=블루닷

블루닷의 타깃 고객군은 칩 제조사가 아닌 영상 콘텐츠 기반의 서비스 프로바이더다. 대형 IT 통신사⋅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제공자가 대상이다. 고객사 데이터 센터 서버에 FPGA가 장착돼 있으면 블루닷이 개발한 반도체 IP를 라이선스하는 형태다.

전민용 대표는 "데이터 센터에 FPGA만 장착돼 있으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처럼 IP를 구매해 비용을 지불하고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며 "간단하게 IP 설치 후 동영상 서비스 속도를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일링스 경연대회 1위, 협업 확대 계획

블루닷은 자일링스가 주최하는 '어댑티브 컴퓨팅 챌린지(Adaptive Computing Challenge) 2020'에서 1위에 올랐다. 이 대회는 IT 스타트업들이 FPGA를 활용한 기술을 겨룬다. 2위에는 데이터센터⋅자율주행 등 FPGA 기반 솔루션을 제공하는 중국 기업 스노우레이크(Snowlake)가 올랐다. 

블루닷은 이번 대회에서 '딥필드-SR'을 출품했다. 딥필드 SR은 동영상 고해상도 처리를 돕는 반도체 IP다. 블루닷은 자일링스와 비디오 어플라이언스(Video Appliance) 파트너십을 체결해 지속해서 협업해 나갈 계획이다. 전민용 대표는 "이미 빅데이터⋅딥러닝⋅머신러닝 등 자일링스와 파트너십을 맺은 기업들은 많다"며 "비디오 프로세싱 부분의 업스케일링이나 AV1 인코딩을 하는 업체는 없다. 자일링스와 협업해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자일링스 어댑티브 컴퓨팅 챌린지 관련./자료=자일링스 홈페이지

블루닷은 2019년 8월 설립된 반도체 IP 업체다. 전민용 대표는 국내 영상 IP회사 칩스앤미디어에서 16년간 CTO로 근무했다. 칩스앤미디어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이 CMO⋅CTO로 합류해 설립됐다. 

블루닷은 올 4월 AWS(아마존) 마켓플레이스 입점을 완료한다. 입점 시 블루닷은 자사 IP를 AWS에서 판매할 수 있다. AWS마켓플레이스는 서비스 사업자를 위한 일종의 온라인 쇼핑몰이다. 고객은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찾아서 사용할 수 있다. AWS는 190개 국가에 수백 만의 고객을 보유했다.

전민용 대표는 "AI와 차별화된 반도체 기술로 기존 컴퓨팅 서비스의 한계를 뛰어넘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다양한 고객에게 비용 절감뿐 아니라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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