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와이즈로드캐피탈 주축...향후 정부 승인 절차만 남아

 

옛 하이닉스가 친정인 국내 중견 시스템 반도체 업체 매그나칩반도체가 중국계 투자 컨소시엄에 매각된다. 매그나칩반도체는 현재 뉴욕 증시에도 상장돼 있으며, 최근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에 따라 국내외 인수 대상자들이 눈독을 들여왔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디스플레이 및 전력 반도체 전문 중견 기업인 매그나칩반도체는 지난 26일(현지 시각) 중국계 투자 자본인 와이즈로드캐피탈(Wiseroad Capital) 컨소시엄에 회사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금은 14억달러다. 매그나칩반도체는 이날 뉴욕거래소 공시를 통해 매각 사실을 발표했다. 이번 거래는 미국 현지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매각 주관사는 JP모건, 중국계 컨소시엄은 국내 법무법인 광장이 자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매각에 대한 정부 승인 절차는 남아 있다. 회사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매각 종료후에도 기존 경영진과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할 것이며, 본사도 한국에 그대로 둘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준 매그나칩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거래는 주주, 고객 및 직원을 포함한 모든 이해 관계자에게 최선의 이익이 된다”면서 “와이즈로드캐피탈은 이상적인 파트너이며 회사의 다음 단계를 계획하는 동안 그들과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매그나칩반도체는 시가총액 1조원(약 9억4200만달러·뉴욕 현지 시각 25일 기준)에 달하는 중견 반도체 회사다. 지난해 SK하이닉스와 국내 사모펀드에 파운드리사업부를 4억3500만달러(약 5000억원)에 매각했으며 지금은 디스플레이와 자동차·전력 반도체 칩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04년 옛 하이닉스(현 SK하이닉스)에서 분사한 뒤 미국계 애비뉴캐피털에 인수됐으며 이후 2011년 뉴욕거래소에 상장됐다.

매그나칩반도체는 하이닉스 분사 이후 한때 파산 위기에 몰리며 영욕의 세월을 겪기도 했지만 최근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몸 값을 높이고 있다. 매출액은 지난 2019년 기준 7억9220만달러(약 9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매각한 파운드리사업부 매출을 제외하고 비메모리 시스템사업부만으로 약 5억7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4900만달러(약 5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최대주주는 미국계 오크트리캐피털로 지분 9%를 보유하고 있으며, 10여 개 헤지펀드가 5% 안팎의 소수 지분을 각각 보유중이다.

매그나칩반도체는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권이다.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인 청주 공장을 매각한 뒤 경북 구미 공장만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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