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웨이모, 中 샤오펑은 라이다 필수
테슬라는 카메라+레이더 방식
라이다, 심도 측정 정확하지만 비싼 가격이 흠

라이다(Lidar) 센서는 자율주행 업계 주요 논쟁거리 중 하나다. 차량이 주변 사물을 인식할 때, 라이다 없이 내장 카메라만으로 자율주행 수준까지 도달 가능하냐는 것이다.

라이다는 라이트(Llight)와 레이더(Radar)의 합성어다. 레이저 빛을 발사해 산란⋅반사돼 돌아오는 시간⋅강도를 측정해 사물⋅지형 정보를 측정한다.

라이다를 적극 활용하는 구글 웨이모, 중국의 샤오펑 등은 완성도 높은 자율주행을 위해서 라이다 기술을 필수로 보고 있다. 반면 테슬라는 값비싼 라이다 대신 내장 카메라와 소나센서⋅레이더를 이용해 자율주행을 구현하겠다는 입장이다. 데이터와 이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와 시스템이 자율주행 기술 완성도에 더 중요하다는 게 테슬라의 주장이다. 

자율주행에서 라이다 기술은 꼭 필요한가. 라이다 기술은 ‘완전’ 자율주행 구현에서만 필수 요소인가. 국내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벨로다인의 회전형 라이다. /사진=벨로다인
벨로다인의 회전형 라이다. /사진=벨로다인

홍모제 스트라드비전 CTO

“카메라만으로 완전 자율주행 구현은 어렵다. 갑자기 앞차에서 떨어진 짐처럼 선험적 지식이 없다면 카메라는 이를 장애물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홍모제 CTO(최고기술책임자)는 라이다 없는 자율주행 기술의 가장 큰 한계로 ‘코너케이스’ 문제를 지적한다.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수집한다 해도 갑자기 떨어진 짐, 누워있는 트럭, 갑자기 뛰어든 개처럼 우연히 발생한 사건들을 모두 학습할 수 있느냐는 얘기다. 

홍 CTO는 “카메라는 학습이 전제돼야 한다. 그런 우연성은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카메라의 선험적인 지식에 반응하기 어렵다”며 “라이다는 거리 기반으로 내 앞의 장애물을 파악하기 때문에 우연성에도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주장처럼 방대한 데이터 수집을 통한 보완 가능성에 대해서는 데이터 수집량을 통한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말했다. 

홍 CTO는 “라이다 센서를 이용해도 사람인지 아닌지를 인지하기 위해서는 딥러닝 기술을 적용하기 때문에 데이터가 필요하다”면서 “라이다 센서로는 5000만 운전자의 데이터로도 충분할 수 있는 반면, 라이다 센서가 없다면 35억km분량의 데이터도 부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데이터 수집량만으로 기술 우위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스트라드비젼의 'SVnet'으로 거리 위 동물과 오토바이를 판별하는 모습./스트라드비젼
스트라드비젼의 'SVnet'으로 거리 위 동물과 오토바이를 판별하는 모습./사진=스트라드비젼

남기철 에이모 CSO

“2⋅3단계 정도의 자율주행은 라이다 없이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라이다 없이 운전자 개입이 불필요한 5단계 정도의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아직 이르다”

남기철 CSO(최고전략책임자)는 카메라만으로도 2⋅3단계 정도의 자율주행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3단계부터는 시스템이 주행과 관련된 대부분의 판단을 하게 되는 조건부 자동화 단계다. 운전자는 비상시만 개입하게 된다. 

남 CSO는 “2⋅3단계 정도의 자율주행의 학습데이터 가공은 데이터 구성이 복잡하지 않다”며 “테슬라의 강점은 방대한 데이터다. 전 세계 테슬라 전기차로부터 받은 데이터를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분석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남 CSO는 카메라와 전방 레이더, 초음파만으로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할 것인가는 다른 차원의 얘기라고 설명했다. 남 CSO는 “테슬라의 경우도 카메라만을 쓰는 것이 아니라 레이더를 함께 써서 객체를 인식한다”며 “완전자율주행 실현에 있어 라이다가 꼭 필요한가에 대한 옳고 그름의 판단을 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미국자동차기술학회(SAE)의 단계별 자율주행 자동차 분류./삼성뉴스룸
미국자동차기술학회(SAE)의 단계별 자율주행 자동차 분류./자료=삼성뉴스룸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

“완전한 자율주행에는 라이다가 필수다. 비싼 가격이 상용화 걸림돌이지만, 라이다만을 필요로 하는 시장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는 운전자가 없어도 되는 완전자율주행을 위해서는 라이다 기술이 필수라고 말한다. 라이다 센서가 없다면 자율주행차량은 데이터와 이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 및 시스템으로 구동된다. 

한 대표는 딥러닝 기반의 사물인지는 예외적 상황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지적한다. 한 대표는 “테슬라가 고속도로에 누워있는 트럭을 들이받은 적이 있다. 고속도로 트럭에 누워있는 DB(데이터베이스)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라며 “학습이 안 된 특이한 케이스들이 나오는데 그 0.0001%를 채우기 위해서 예외적 상황의 DB들을 구해야 하는 데 그것을 모두 수집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비싼 가격이 라이다 기술의 단점이지만 가격이 비싸도 라이다를 반드시 필요로 하는 시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택시라면 차 한 대의 가격이 1억 원이라도 구매할 것”이라며 “완전자율주행과 부분자동화 혹은 조건부 자동화만을 필요로 하는 시장으로 양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지형 오토노머스a2z 대표가 현대차 재직 당시 아이오닉 EV 자율주행차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현대자동차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가 현대차 재직 당시 아이오닉 EV 자율주행차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사진=현대차

신동주 모빌린트 대표

“안전에 있어서는 라이다 기술이 앞서 있다. 그러나 안전은 0.00001%의 오류라도 허용돼서는 안 된다. 어떤 기술이든 안정성을 담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신동주 모빌린트 대표는 라이다 기술이 카메라에 비해 갖는 장점을 두 가지로 꼽는다. 거리 정보가 더 정확하다는 것과 어두워도 문제없이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카메라는 사람의 눈을 구현하는 것인데 사람 역시 야간 주행이 어려운 한계가 있다”며 “딥러닝 기술이 사람과 비슷하게 더 정교하게 발전한다 해도 사람이 메울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라이다 센서의 한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라이다 센서는 빛을 쏴서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거리로 재는 것인데 날씨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눈⋅비가 많이 오거나 안개가 많이 끼는 환경에서 약점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기술이든 안전성을 담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함을 강조했다. 기술이 상호보완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라는 의미다. 카메라 역시 레이더 센서와 함께 구동되는 것처럼 카메라의 대안이 라이다가 될 수도, 라이다의 보완책이 V2X 통신기술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테슬라가 카메라와 레이더만을 이용해 주변 사물을 인지하는 모습. /사진=테슬라
테슬라가 카메라와 레이더만을 이용해 주변 사물을 인지하는 모습. /사진=테슬라

신 대표는 “100만분의 1의 확률이든 만분의 1의 확률이든 안정성을 담보하는 일은 부족하다”며 “카메라 기술도 계속 발전할 것이며 2D를 3D로의 변화기술도 가능할 것이지만 더 중요한 일은 어떻게 안전의 사각지대를 보완할 것인가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