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만 매출이 3분의 2
EUV 장비 수급난 지속될 듯

ASML의 EUV 장비. /사진=ASML
ASML의 EUV 장비. /사진=ASML

반도체용 노광장비 공급사인 네덜란드 ASML이 지난해 31대의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출하했다. EUV는 7nm(나노미터) 이하 미세공정 구현을 위한 필수 장비다. 세계적으로 ASML 한 곳만 공급 가능한 탓에 수요 대비 공급이 제한적이다.

ASML은 20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 한해 총 31대의 EUV 노광장비를 출하했다고 20일 밝혔다. 2019년 26대 대비 5대 늘어난 수치다. 당초 반도체 업계는 ASML이 지난해 35대 정도의 EUV 장비를 출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 탓에 반도체 투자가 지연되면서 EUV 출하 숫자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연간매출은 140억유로(약 18조7000억원), 순이익은 36억유로를 각각 달성했다. 2019년 118억유로 매출과 26억유로 순이익과 비교하면 매출은 18.6%, 순이익은 38.4%씩 증가했다.

ASML이 이처럼 크게 개선된 실적을 기록한 건 독점 공급 품목인 EUV 장비 출하 증가 덕분으로 풀이된다. EUV 노광장비는 1대당 가격이 2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는데, 여전히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한다. 대만 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앞다퉈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ASML의 지역별 매출 비중 및 제품별 연간 출하량. /자료=ASML
ASML의 지역별 매출 비중 및 제품별 연간 출하량. /자료=ASML

애플⋅삼성전자 등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의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가 5nm 수준까지 초미세화 됐고, 최근에는 AI(인공지능) 반도체 물량까지 더해지면서 EUV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AI 반도체, 특히 엣지단에서 사용되는 제품은 저전력 특성이 강조돼 선단공정에서 만들어진다.

올해 TSMC가 30조원 규모의 신규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도 10조원 정도를 지출할 예정이다. 신규투자 대부분은 EUV가 필요한 선단공정에 집중될 전망이라는 점에서 EUV 장비 수급난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ASML에 따르면 작년 매출의 36%는 대만에서, 31%는 한국에서 발생했다. 매출의 3분의 2를 한국⋅대만에서 거둬들인 것이다. 중국 매출은 18%로 3위지만, 2019년 12%와 비교하면 6% 포인트 증가했다.

피터 베닝크 ASML CEO는 “올해 역시 로직 반도체의 강한 수요와 메모리 부분의 시장 회복이 지속해 ASML도 성장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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