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특허 침해 소송 최종 결론은 내년말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 양 사에 완성차 업체인 포드와 폭스바겐을 인터뷰한 녹취록 제출을 추가 요청했다. 양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결정이 다음 달 10일로 재차 연기된 가운데 미국 전기차 산업이라는 ‘공익’ 기준에 얼마나 무게를 둘지 주목된다. 앞서 포드와 폭스바겐은 ITC에 미국의 공익을 지켜달라는 탄원서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 결정에 반대 의견을 밝혀온 기업들이다. 

미국 ITC는 지난 5일(현지시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 양 사 변호인이 포드와 폭스바겐을 상대로 진행했던 심문 녹취록 전문 제출을 요구했다. 녹취록은 이전에도 제출 됐었는데, 녹취 전체 내용이 실리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ITC는 최종 판결일을 지난 10월 5일에서 26일로 연기했다가 다시 오는 12월 10일로 미룬뒤 더욱 상세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 제출을 요구한 것이다.

ITC는 지난달 30일 양 사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했으며, LG화학이 양측 변호인을 대신해 2019년 10월 24일 폭스바겐 녹취록과 2019년 11월 8일 포드사 심문 녹취록을 각각 제출했다.

앞서 ITC는 지난해 LG화학이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해 올 2월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판결을 내렸고, 당초 지난달 5일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달 26일로 한번 연기했고 다음달 10일로 또다시 결정을 미뤘다.

ITC가 추가 연기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자국 내 전기차 배터리 산업과 관련된 중요한 사안을 대선 기간 내에 발표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이 건설중인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에서 생산 제품을 공급받기로 한 포드와 폭스바겐의 전체 녹취록을 요구한 것을 놓고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포드는 미국내 생산하는 전기트럭 F시리즈, 폭스바겐은 미국내 생산 전기차 배터리의 대부분을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주 공장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이런 까닭에 포드는 지난 5월 ITC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LG화학은 F-150 전기차에 대한 대체 배터리를 공급할 수 없다”며 “ITC의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조기 패소 결정은 미국 경제 전체와 공익, 보건, 복지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폭스바겐도 “SK이노베이션과 폭스바겐이 맺은 계약이 파기되면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는 미국 노동자들과 전기차 소비자들에 피해를 준다”고 주장했다.

이런 정황들 때문에 현재 ITC가 진행중인 심문 내용 재검토가 최종 결정에 어떤 변수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ITC의 조기 패소 결정이 최종 확정되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과 모듈, 팩, 관련 부품·소재에 대한 미국 내 수입 금지 효력이 발생해 미국 내에서 사업이 어려워진다. ITC가 공익 기준을 재검토하겠다는 중재안을 내거나 예비결정에 대한 ‘수정’ 명령을 내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반면 코로나19 등으로 연기됐던 자료 검토를 위해 ITC가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일 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많다.

다만 ITC가 예정대로 12월 10일에 최종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미국이 극심한 대선 후유증을 겪고 있는데다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각해 추가 연기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미국 ITC에 제기한 자사 배터리 특허기술(994 특허) 침해 소송의 최종 판결 기일은 내년 11월 30일로 정해졌다. 최종 판결 전 ITC 행정판사가 예비 결정을 내리는 기일은 내년 7월 30일이다.

현재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현재 미국 ITC에서 진행 중인 소송은 총 3건이다. 앞서 ITC의 추가 녹취록 제출 요구가 있었던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ITC에 제기한 특허소송, 반대로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ITC에 제기한 추가 특히침해 소송 등이다.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소송은 내년 11월 30일,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소송은 내년 7월 19일 최종 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결국 내년말께에야 3가지 소송 결과가 모두 나오게 되는 셈이다. 이들 소송은 다음달 1일 LG화학에서 분사하는 배터리 사업부문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이 이어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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