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일링스, FPGA 업계 1위
CPU+FPGA로 데이터센터 시장 점유율 높일 것

수십조원 단위의 빅딜이 이어지고 있는 반도체 업계에 또 한번의 대형 인수합병(M&A)이 성사됐다. 

26일(현지시간) AMD는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업체 자일링스를 350억달러(약 39조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자일링스는 FPGA 시장 점유율 50%가 넘는 업계 1위다. 일단 공정이 끝나고 나면 기능을 변경할 수 없는 일반 반도체와 달리, FPGA는 이미 출하된 이후에도 필요에 따라 재설계가 가능하다. 일반 주문형 반도체(ASIC)가 설계부터 생산까지 짧아도 1년 반, 보통 2년 이상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생산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처럼 유연하고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특성 덕분에 FPGA는 인공지능(AI) 산업 확대와 함께 더욱 각광받고 있다. 기업용 서버나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에 연산 가속기로 붙이면 처리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ASIC으로도 CPU 가속기를 만들 수 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AI 기술을 감안하면 FPGA가 시장 대응에 훨씬 유리하다. ASIC은 한번 설계가 확정되면, 이후에 기술 발전을 반영하기가 불가능하다. FPGA는 빈 도화지 같아서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다.

시스코의 데이터센터. 기사와는 상관 없음./시스코
데이터 센터 내부. AMD는 자일링스 인수 이후 데이터 센터용 CPU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사진=시스코

AMD에 앞서 FPGA 업체 알테라를 인수한 인텔도 데이터 센터 속도를 높일 수 있는 CPU+FPGA 제품군을 내놓고 있다. AMD는 자일링스 인수로 PC 시장 대비 아직 점유율이 미진한 서버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데스크톱PC용 CPU 시장점유율 40%대를 기록하고 있는 AMD는 유독 서버 시장에서만큼은 10% 미만 점유율에 그친다. 서버용 CPU 시장이 일반 소비자용 시장보다 변화에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AI 기술 확산으로 서버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AMD가 자일링스 인수 목적으로 기업용 데이터 센터 시장을 가장 앞에 내세우는 이유다. 

한편, AMD의 자일링스 인수 절차는 전액 주식교부 방식으로 이뤄진다. 자일링스 주주들은 자일링스 주식 1주당 1.7234주의 AMD 주식을 받게 된다. 자일링스 주식은 주당 143달러(약 16만1090원)로 평가됐다. 이는 25일 종가 대비 25%의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최종 인수를 위해서는 양사 주주들은 물론, 중국을 포함한 규제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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