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미터파 활용한 '진짜 5G'
홈팟 미니, UWB 칩 장착

애플이 처음 5세대(5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아이폰12’ 시리즈를 발표했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5나노미터(nm) 공정을 적용했고, 피사체와의 거리를 측정하는 라이다(LiDAR) 기술도 아이폰 시리즈 처음으로 탑재됐다.

지난해 ‘아이폰11’ 시리즈부터 적용했던 초광대역(UWB) 기술은 아이폰은 물론, 인공지능(AI) 스피커 ‘홈팟 미니’에도 들어간다.

아이폰12 프로. 3개의 후면 카메라 외에 라이다 센서가 탑재됐다. /사진=애플
아이폰12 프로. 3개의 후면 카메라 외에 라이다 센서가 탑재됐다. /사진=애플

‘진짜 5G’ 밀리미터파 통신 구현

 

13일(현지시간) 애플이 공개한 아이폰12 시리즈는 전 모델 5G 이동통신을 지원한다. 특히 24㎓ 이상 주파수 대역을 활용하는 밀리미터파(mmWAVE) 수신이 가능해 기존 출시된 5G 스마트폰 대비 통신 속도가 훨씬 빠르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6㎓ 이하 주파수를 이용해 5G 서비스를 제공한다. 

밀리미터파 5G는 국내의 6㎓ 이하 5G 대비 실제 구현 환경에서 약 47% 통신속도가 빠르다(SRG 조사). 밀리미터파 5G를 ‘진짜 5G’라고 부르는 이유다. 

애플은 미국 버라이즌과 협력해 처음으로 밀리미터파 서비스인 '버라이즌 5G 울트라 와이드밴드'를 제공하기로 했다. 버라이즌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4.0Gbps, 최대 업로드 속도가 200Mbps에 달한다.

이동통신 시장조사업체 오픈시그널(OpenSignal)에 따르면 국내 5G 다운로드 속도는 988Mbps에 불과하다.

한스 베스트버그 버라이즌 CEO는 그동안 대부분 소비자들이 5G 커버리지의 확대와 5G의 약속된 성능, 좋아하는 기기 등을 기다리며 관망세를 유지해왔지만 "아이폰과 함께 그런 기다림은 끝났다"고 말했다. 이날 애플은 5G 이동통신을 통해 다각도로 중계하는 미식축구 경기를 재생하기도 했다.

아이폰12 기본 모델. /사진=애플
아이폰12 기본 모델. /사진=애플

아이폰12는 6.1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기본 모델과, 5.4인치 크기의 ‘미니’, 카메라 등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 한 프로(6.1인치)⋅프로맥스(6.7인치) 등 4개 모델로 출시됐다. 국내서는 오는 30일부터 구매 가능하다.

 

AR 시대 앞당기는 라이다 장착

 

아이폰12 시리즈가 기존 대비 외견상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은 ‘프로’ 모델에 라이다 센서가 장착됐다는 점이다. 라이다 센서는 적외선 빛이 피사체에 맞고 돌아오는 시간을 계산, 피사체와의 거리를 측정하는 장치다. 빛의 비행시간을 측정한다는 점에서 비행시간차(ToF) 카메라라고도 불린다. 

라이다 센서를 장착하면 그동안 공간을 2차원으로 인식하던 스마트폰이 3차원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애플은 라이다 센서를 시연하면서, 어두운 환경에서도 재빠르게 자동초점 기능이 작동한다고 강조했다. 라이다 센서가 피사체의 거리를 실시간 인지한 덕분에 가능하다.

라이다 센서는 향후 증강현실(AR) 서비스를 위한 필수 하드웨어로도 자리잡을 전망이다. 애플이 선보인 3D 가구 배치 시뮬레이션 외에도 AR을 이용한 각종 게임과 지도서비스와의 결합 등 다양한 신규 서비스 개발이 가능하다.

아이패드 프로에 장착된 라이다 센서로 공간 시뮬레이션을 하는 모습. /사진=애플
아이패드 프로에 장착된 라이다 센서로 공간 시뮬레이션을 하는 모습. /사진=애플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라이다 센서를 도입하는 전략을 놓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초까지 출시된 플래그십 모델에는 라이다 센서를 장착했지만, ‘갤럭시노트20’와 내년 초 나올 ‘갤럭시S21(가칭)’에는 라이다 센서가 빠진다(KIPOST 2020년 7월 6일자 <삼성이 ToF 센서를 빼기로 한 진짜 이유> 참조). 

만약 아이폰12 시리즈가 시장에 풀리고 향후 라이다 센서를 활용한 서비스들이 속속 선을 보이면, 삼성전자 역시 내년 하반기 이후 다시 라이다 센서를 갤럭시 시리즈에 도입할 수 있다. 

 

U1 탑재한 홈팟 미니, 넓혀가는 UWB 생태계

 

애플이 이날 아이폰12에 앞서 공개한 홈팟 미니는 지난 2018년 첫 출시된 AI 스피커 ‘홈팟’을 작은 사이즈로 축소한 것이다. 기존 홈팟은 원통형 스피커였지만, 홈팟 미니는 3.1인치 크기의 구형이다. 가격도 99달러로 종전(299달러) 모델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AI 스피커 문턱이 크게 낮아진 셈이다. 

특히 홈팟 미니에는 홈팟에는 적용되지 않았던 UWB 칩(U1)이 장착됐다. 덕분에 아이폰 사용자가 홈팟 미니 근처로 가면, 아이폰에서 재생되던 음악이 홈팟 미니로 옮겨져 흘러 나온다. UWB가 와이파이⋅블루투스와 달리, 디바이스 간 거리를 센티미터 단위까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기능이다. 

UWB 칩이 장착된 홈팟 미니. /사진=애플
UWB 칩이 장착된 홈팟 미니. /사진=애플

애플은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11 시리즈 이후로는 UWB 적용 대상을 넓혀가고 있다.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소형 위치추적 디바이스인 ‘에어태크(가칭)’에도 U1칩이 탑재될 전망이다. 집 안에 애플 기기가 늘어날수록 UWB 통신을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들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노트20에 처음 UWB 칩을 탑재했으며, 내년 이후 출시될 플래그십 모델에 UWB 기술을 폭넓게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내년 출시될 고급차종부터 UWB 칩을 탑재해 나간다(KIPOST 2020년 7월 22일자 <현대차, 내년 출시 고급 차종부터 UWB 칩 탑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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