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WB 통신 기능 이용한 위치추적 장치
SiP는 3분기 양산 시작...15일 이벤트에서 공개 전망

지난해 가을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11’ 시리즈 안에는 초광대역(UWB) 통신을 지원하는 ‘U1’ 칩이 내장됐다. 다만 애플은 직접 칩을 디자인해 넣었으면서도 아직 U1을 이용한 새로운 기기나 서비스를 내놓지는 않고 있다. 

오는 15일 애플 신제품 이벤트에서 소개될 ‘에어태그(AirTag)'는 UWB 기술을 통해 애플이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지를 처음으로 보여줄 전망이다. 

지난해 애플 신제품 이벤트에서 팀 쿡 CEO가 아이폰11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애플
지난해 애플 신제품 이벤트에서 팀 쿡 CEO가 아이폰11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아이폰11 시리즈는 UWB 기술이 적용된 첫 아이폰이다. /사진=애플

에어태그, 첫 UWB 애플리케이션

 

에어태그는 아이폰을 이용해 가방⋅열쇠⋅자전거 등 통신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물건의 위치를 추적해주는 장치다. 작은 원형 단추 모양으로 생겼을 것으로 추정되며, UWB⋅와이파이⋅블루투스 통신 기능을 지원한다. 만약 에어태그를 붙여 놓은 서류가방을 잃어버렸다면, ‘나의 찾기(Find My)’ 앱을 이용해 위치를 알아낼 수 있다. 

나의 찾기는 아이폰이 기본 제공하는 앱으로, 현재는 아이폰⋅아이맥⋅아이팟 등 애플 기기를 찾을 때 사용하는 기능이다. 에어태그를 아이폰과 연동시켜 놓으면,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이 앱에 표시된 지도에서 위치를 추정할 수 있다. 특히 아이폰11부터는 UWB 통신을 지원하기 때문에 와이파이⋅블루투스만 연결될 때보다 훨씬 정밀한 위치 추정이 가능하다.  

수미터 이상 측정오차가 발생하는 와이파이⋅블루투스와 달리, UWB는 10㎝ 이내까지 정확하게 위치를 표시할 수 있다.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는 같은 2.4㎓대역을 쓰는 탓에 같이 쓸 경우 신호가 잘 잡히지 않는데, UWB는 UWB+블루투스, UWB+와이파이, UWB+근거리무선통신(NFC) 등을 결합해 쓸 수 있다. 6.0~7.2㎓ 대역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아이폰이 제공하는 ‘나의 찾기(Find My)’ 앱. 에어태그의 위치 역시 이 앱을 통해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KIPOST
아이폰이 제공하는 ‘나의 찾기(Find My)’ 앱. 에어태그의 위치 역시 이 앱을 통해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KIPOST

에어태그는 초소형 장치인 만큼 어떤 전원장치를 쓰게 될지도 관심이 쏠린다. 부품업계서는 에어태그가 CR2032 규격의 코인셀을 사용할 것으로 추정한다. CR2032은 지름 20㎜, 두께 3.2㎜ 크기의 원형 배터리를 뜻한다. 그동안 아이폰은 물론 맥북⋅아이팟⋅에어팟 등에 교체가 불가능한 내장형 배터리만 사용해왔던 애플로서는 사상 처음 교체형 배터리를 적용하게 되는 셈이다.

에어태그 내 시스템인패키지(SiP)는 ASE 그룹 자회사인 유니버설사이언티픽인더스트리얼이 공급하는데, 이미 3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애플이 오는 15일 열기로 한 신제품 이벤트를 통해 에어태그를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9월 애플이 아이폰11 시리즈(프로⋅프로맥스 포함)는 오는 6월까지 9개월간 총 1억2000만대 가량 팔려나갔다. 오는 늦가을 판매될 아이폰12 역시 UWB 기능을 제공할 것이므로, 조만간 UWB 기능이 딸린 아이폰은 시중에 2억대가 넘어가게 된다. 

지난해 아이폰11 시리즈 출시 이후 애플은 UWB와 관련한 새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지 않았으나, UWB 활성화 아이폰이 2억대를 넘어갈 올 연말은 에어태그를 출시할 가장 좋은 시점이다. 

블루투스 위치추적 장치 '타일'. 세계적으로 3000만개 이상 판매됐다. /사진=타일
블루투스 위치추적 장치 '타일'. 세계적으로 3000만개 이상 판매됐다. /사진=타일

3000만개 팔린 타일, 애플도 성공할까

 

사실 에어태그와 같은 위치추적 기기가 시중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작은 사각형 형태의 블루투스 트래커 ‘타일'이 대표적이다. 타일은 230개국에서 3000만개 넘게 팔린 위치추적 장치다. 미국에서 8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전 세계 타일 사용자들은 매일 600만번 이상 타일 앱을 통해 자신의 소지품 위치를 찾는다. 

타일은 그 자체로 손색 없는 디자인과 손쉽게 접근 가능한 가격 덕분에 시장에 안착했다. 가장 많이 팔리는 ‘타일 프로' 모델은 1개 34.99달러, 2개 59.99달러에 판매된다. 4개 묶음으로는 99.99달러에 살 수 있다. 

가로⋅세로 42㎜ 정사각형 기기 안에는 CR2032 배터리가 들어가는데, 1년간 교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그 만큼 전력소모량이 적다. 타일 역시 스마트폰과의 연동을 통해 분실물을 찾는데 이용한다는 점에서 애플의 에어태그와 기능이 동일하다. 

다만 써드파티 기기인 타일과 달리 에어태그는 애플이 직접 디자인한 기기다. 애플이 애플워치⋅에어팟 등에서 보여줬던 끊김없는(Seamless) 사용자경험을 제공한다면, 타일이 열어 놓은 시장을 효과적으로 잠식할 수도 있다. 

'타일 프로'는 1년간 배터리 교체 없이 쓸 수 있다. /사진=타일
'타일 프로'는 1년간 배터리 교체 없이 쓸 수 있다. /사진=타일

스마트폰 부품 업체 관계자는 “향후 에어태그가 아이폰의 증강현실(AR) 기능과 결합되는 등 새로운 서비스도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며 “에어태그는 애플의 AR 및 UWB 서비스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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