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 OLED 생산능력 연말까지 월 100만개
폴더블에서 S펜을 사용하기 위해 부족한 두 가지

삼성전자의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 전망은 지난해 연말 예상했을 때와 비교하면 기대에 못미친다. 커버윈도인 초박막유리(UTG) 생산능력이 뒷받침되지 못했고, 시나리오에 없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탓에 수요도 신통찮았다.

하지만 내년은 다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UTG를 포함한 폴더블 OLED 모듈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면서 폴더블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을 리드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Z 폴드2. 아직 S펜을 사용하지 못한다. /사진=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2. 아직 S펜을 사용하지 못한다. /사진=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폴더블 OLED 생산능력 UP...연말까지 월 100만개

 

올해 삼성전자가 출하할 폴더블 스마트폰은 ‘갤럭시Z 플립'과 ‘갤럭시Z 폴드2’를 합쳐 230만~250만대(세트 기준)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연말 예상했던 최대 600만대(플립 200만 + 폴드 400만)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다.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이 당초 기대 대비 저조한 원인으로는 제한적인 UTG 생산능력이 지목된다. UTG는 두께 30마이크로미터(μm)의 얇은 유리인데, 가공 수율이 워낙 낮아 가격도 높고 수급도 원활하지 않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인수한 도우인시스를 통해 UTG를 생산한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UTG 수율은 20% 안팎에 불과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100장을 만들어도 80장은 깨져서 폐기되는 셈이다.

지난해 연말 예상으로는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Z 플립에는 UTG 적용이 확정적이었지만, 하반기 갤럭시Z 폴드2는 투명 폴리이미드(PI)가 채택될 것으로 보였다. UTG 공급이 제한적이었음에도 최대 600만대까지 폴더블 스마트폰이 출하될 것으로 봤던 이유다. 

그러나 갤럭시Z 플립에 이어 갤럭시Z 폴드2까지 100% UTG를 선택하면서, 폴더블 스마트폰 생산능력은 UTG 생산량에 좌우돼 버렸다. 도우인시스가 UTG를 생산하는 만큼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하할 수 있게된 것이다. 

이 때문에 하반기 들어 삼성디스플레이는 UTG 생산능력 확대 작업에 착수하는 한편, 수율 제고를 위한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쇼트가 생산한 UTG 원장. /사진=쇼트
쇼트가 생산한 UTG 원장. 이를 자르고 강도를 높이는 작업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인수한 도우인시스가 수행한다. /사진=쇼트

현재 UTG 생산량을 감안한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OLED 모듈 생산능력은 월 50만개 안팎, 연말까지 월 100만개 수준으로 높인다는 목표다. 내년 연간으로는 1000만개 이상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생산능력 투자에 앞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와의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향후 2년간 UTG 생산능력을 현재의 3배 수준으로 늘릴 전망이다. 한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대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UTG 컷팅 후 칩핑(Chipping)을 잡아낼 수 있는 검사장비를 대거 보강해 최근 수율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디지타이저-UTG 내구성 높여야

 

다만 삼성전자⋅디스플레이가 폴더블 제품 생산량을 크게 늘리면 기존 프리미엄 제품군들과의 관계 설정이 애매해진다. 폴더블 스마트폰이 200만원 넘는 고가 제품이라는 점에서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노트' 시리즈 판매량을 일정 정도 잠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디지타이저는 OLED 화면 뒤에 위치한다. /자료=삼성디스플레이 블로그
디지타이저는 OLED 화면 뒤에 위치한다. /자료=삼성디스플레이 블로그

대화면 기기라는 점에서 갤럭시노트 수요와 겹칠 수 밖에 없으며, 향후 폴더블 스마트폰이 갤럭시노트를 대체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현재는 기술적 문제 탓에 폴더블 스마트폰이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당장 대체하기는 어렵다.

우선 ‘S펜'을 적용하기 위한 디지타이저(Digitizer) 내구성이 폴더블을 만족하지 못한다. 디지타이저는 S펜의 움직임을 인식하기 위한 센서인데, OLED 화면 뒷면에 배치된다. S펜의 전자기장을 인식해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주는 게 디지타이저의 역할이다. 

디지타이저는 유연 기판 위에 전자기장을 인식할 수 있는 미세 회로가 바둑판 형태로 패터닝되어 있다. 공정상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와 유사하기 때문에 비에이치⋅인터플렉스⋅에스아이플렉스 등 FPCB 업체들이 디지타이저를 공급한다. 

폴더블 스마트폰에서 S펜을 쓰기 위해서는 폴더블 OLED 뒷면에 디지타이저가 붙어야 하는데, 삼성은 아직 디지타이저의 내구성 20만회를 확보하지 못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수만회 접었다 펴는 과정에서 디지타이저가 찢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당장 내년까지 디지타이저의 20만회 내구성을 확보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UTG 강도 역시 보강해야 한다. S펜의 소프트웨어는 필압(펜을 눌러 쓰는 압력의 정도)에 따라 선의 두께가 결정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현재 30μm에 불과한 UTG 위에서 두꺼운 선을 그리고 위해 필압을 높이면, UTG 자체가 깨지거나 그 아래 OLED에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 

갤럭시노트용 S펜은 필압에 따라 선의 굵기가 결정된다. 현재의 UTG 위에서 필압을 높이면 S펜 촉에 의해 OLED가 손상을 입는다. /사진=삼성전자
갤럭시노트용 S펜은 필압에 따라 선의 굵기가 결정된다. 현재의 UTG 위에서 필압을 높이면 S펜 촉에 의해 OLED가 손상을 입는다. /사진=삼성전자

S펜을 자유롭게 쓰는 갤럭시노트는 커버윈도가 0.4~1.2㎜ 수준이다. 덕분에 필압을 높여도 OLED 셀까지 충격이 전달되지 않는다. 만약 UTG 두께를 두껍게 만들면 OLED에 가해지는 충격은 줄일 수 있으나, 반대로 좁은 곡률반경을 확보하기가 불가능해진다. 폴더블 OLED의 곡률반경은 내부 소재들의 두께가 두꺼워질수록 덩달아 커지는 구조기 때문이다. 

따라서 S펜을 폴더블 기기에서 사용하기 위해 UTG 두께를 키우면 기기 두께 역시 두꺼워 질 수 밖에 없다. 스마트폰 부품업체 대표는 “UTG 두께가 두꺼워 지는 정도를 최소화 하면서 강도는 강하게 키워야 하는,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가 부여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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