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부하량 커지면서 클럭·코어·스레드 이어 기본 성능 지표 중 하나로
인텔 10세대 코어S 및 코어H 프로세서 모두 오버클럭 성능 대폭 향상

배틀그라운드 타이틀 화면.

매년 신작 게임이 나올 때마다 게이머들의 지갑은 얇아진다. 

게임 요구 사양도 높아지고 있고, 권장 요구 사양을 만족한다 해도 막상 게임을 할 때는 버벅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반 소비자들의 PC 교체 주기가 5년인 반면, 게이머들의 PC 교체주기는 2~3년에 불과한 건 이 때문이다.

게이머들이 PC 사양을 결정할 때 가장 많이 보는 부품은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램(RAM)이다. 특히 게임을 하면서 실시간 중계(스트리밍)를 하거나 동시에 여러 게임을 하는 등 다중 작업을 하는 사용자들이 늘어나면서 고성능 CPU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있다.

 

새로운 성능 잣대가 된 오버클럭

기존 CPU 성능을 판가름했던 잣대는 동작 주파수, 코어 수, 스레드 수다. 동작 주파수가 클수록 CPU의 작업 처리 속도가 빠르고, 코어 수가 많을 수록 다중 작업에 유리하다. CPU는 코어 1개가 1개의 작업을 처리하는 직렬 컴퓨팅 구조기 때문이다. 

코어가 물리적인 단위라면, 스레드(Thread)는 코어의 논리적 단위다. 인텔의 경우 코어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코어를 2개로 쪼개 해당 코어가 동시에 여러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이퍼스레딩(HT)’ 기술을 지원한다. 

최근에는 여기에 오버클럭(Overclock)까지 포함되는 추세다. 

 

KTV 국민방송이 송출한 NHK의 다큐멘터리 '아키하바라의 괴짜들' 중./KTV

오버클럭은 연산 성능을 강제로 끌어올리는 기술로, 5년 전까지만 해도 PC를 잘 다룰 수 있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각 작업의 부하량이 커지면서 수요가 증가, 메인 보드 제조사나 반도체 제조사들이 일반 사용자들도 쉽게 오버클럭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정도로 보편화됐다.

하지만 오버클럭을 하면 그만큼 부작용도 많이 생긴다. 배터리도 자주 급속충전을 하면 수명이 줄어드는 것처럼 CPU 오버클럭을 과도하게 하면 성능이 단축된다. 오버클럭을 한만큼 발열도 심해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도 세워야 한다. 까딱 잘못하면 하드웨어 자체가 망가질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건 이때문이다.

 

‘오버클럭’에 힘줬다, 인텔 10세대 코어S 프로세서

그래서 주목 받는 게 인텔의 10세대 코어S CPU 시리즈다. 이전까지 인텔은 신규 코어를 출시할 때 동작 주파수 향상과 코어, 스레드 수 증가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번 중점을 둔 건 오버클럭이다.

인텔은 이 제품을 두고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반영, 게임 개발사와의 오랜 기간 협력해 내놓은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의 라인업이었던 9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가 오버클럭시 극심한 발열 문제를 겪었었고 오버클럭을 해도 발휘할 수 있는 최대 성능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인텔 10세대 코어S 프로세서의 가장 큰 특징은 오버 클럭이다./인텔

이에 인텔은 10세대 인텔 코어S 프로세서에서 오버클럭 성능을 대폭 확장했다. 

이 제품을 쓰는 사용자는 코어당 하이퍼스레딩 기능을 켜거나 끌 수 있다. 여러 작업을 동시에 할 때는 하이퍼스레딩 기능을 활성화하고, 하나의 작업만 할 경우에는 하이퍼스레딩 기능을 끄는 식으로 연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적용하는 코어 및 쓰레드도 각각 지정 가능하다. 하이퍼스레딩 기술 자체도 i9에서부터 i3까지 확대 적용됐다.

이보다 돋보이는 건 ‘인텔 터보 부스트 맥스 기술 3.0’이다. 이 기술은 사용자가 어떤 작업을 처리하는 지에 따라 여러 코어 중 가장 적합한 코어를 최대 2개까지 찾아 활용하게 한다. 사용자가 코어를 지정할 필요 없이, 시스템이 알아서 이를 지정해준다. 선택받은 코어는 전압 증가 없이 기존 전압 그대로 구동하니 그만큼 전력소모량 대비 성능이 개선된다.

프로세서의 동작 주파수를 자동으로 증가시켜 일시적으로 연산 성능을 끌어올리는 ‘인텔 써멀 벨로시티 부스트(TVB)’ 기술도 적용됐다. 이 기술이 탑재된 프로세서의 경우 케이스가 특정 온도 이하거나 터보 전력 예산이 있으면 자동으로 동작 주파수가 높아진다. 

 

인텔 XTU는 컴퓨터 자원 소모 현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다./인텔

CPU 자원을 입맛대로 꾸릴 수 있도록 ‘인텔 퍼포먼스 맥시마이저(IPM)’와 ‘인텔 익스트림 튜닝 유틸리티(XTU)’도 지원한다. 

IPM은 실행만 하면 자동으로 시스템을 검토, 안정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CPU 자원 성능을 극대화하는 도구다. XTU는 전문가는 물론 초보자들도 CPU 자원을 맞춤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툴로, 이번에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를 대폭 개선했다. 

이전 세대에서 가장 혹평을 받았던 발열을 잡기 위해 새로운 패키지 기술도 적용됐다. CPU 다이(die)를 얇게 갈아내 방열소재(STIM)의 두께를 늘려 열이 빠르게 빠져나가도록 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최대 동작 속도 5.3㎓를 구현했다. 코어 및 스레드 수는 최대 10개, 20개다.

기본 동작 주파수는 이전 세대보다 줄었음에도 오버클럭시 성능은 역대 최고를 찍었다. 지난해 출시된 9세대 인텔 코어 i 시리즈는 기본 동작주파수 4㎓, 8코어, 16스레드였다. 

 

데스크톱PC에서만? 노트북PC에서도 된다

 

인텔 10세대 코어 H 프로세서 시리즈./인텔

이같은 성능을 데스크톱PC에서만 즐길 수 있는 건 아니다. 10세대 코어 S 프로세서 시리즈가 데스크톱PC용이라면, 노트북PC에는 10세대 코어 H 모바일 프로세서 시리즈가 있다. 

아직 게이밍 노트북PC는 데스크톱PC에 비견할 게 못되는 건 사실이다. 본체의 크기 자체가 다르다보니 발열 제어도 쉽지 않고 기능 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무게도 증가해 노트북PC의 강점인 이동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처 이동이 잦고 기숙사 등 타지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데스크톱PC가 아닌 게이밍 노트북PC가 답이다. 갈수록 게이밍 노트북PC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건 이 때문이다.

10세대 코어 H 모바일 프로세서는 성능만 놓고 보면 10세대 코어 S 프로세서보다 코어와 스레드 숫자만 적다. 최대 동작 주파수(터보)는 5.3㎓고, 코어와 스레드 숫자는 각 8개, 16개다. 

3년 전 시스템과 비교하면 고사양 게임의 경우 최대 54% 높은 FPS를 제공하며, 빠르고 즉각적인 반응을 체감할 수 있도록 전체 성능을 44% 끌어올렸다. 저지연 고속 무선통신 기술인 와이파이 6도 지원한다. 

'인텔 어댑틱스 다이내믹 튜닝 테크놀로지(DTT)'도 적용됐다. 인텔 DTT 기술은 오버클럭, 그래픽 등의 성능을 맞춤화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최대 성능으로 튜닝한다. 머신러닝(ML) 알고리즘과 전원 관리 설정을 활용, 사용 모드와 온도에 따라 전력 소모량을 최적화하기 때문에 무선 환경에서도 사용하는 게이밍 노트북PC에 없어서는 안되는 기술이다.

인텔 관계자는 “최첨단 공정을 무기로 한 AMD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인텔의 점유율이 굳건한 건 최종 수요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기술들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기 때문”이라며 “비단 게이머들 뿐만 아니라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수요도 높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머큐리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인텔의 노트북PC 프로세서 시장 점유율은 83.8%, 서버 시장 점유율은 95.5%, 데스크톱PC 시장 점유율은 81.7%다.

▲2019년 4분기 CPU 시장 내 인텔 점유율. /머큐리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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