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속, 2분기 이연수요 3분기 실현 예상
'갤럭시노트20' 시리즈 생산도 본격화

삼성전자가 IT 성수기를 목전에 둔 7월부터 스마트폰 생산량을 예년 수준으로 늘린다.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았지만, 2분기 위축되었던 소비가 3분기 이후 살아날 것으로 가정했다.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 입장에서는 우선 반길만 하다. 다만, 생산 대비 기대만큼 판매 물량이 늘지 않으면 미리 비축해 놓은 소재⋅부품 재고를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지난해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예년 수준으로 생산 목표 설정

 

삼성전자는 다음달 갤럭시 S⋅A⋅M 전 시리즈를 합쳐 도합 2800만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하기로 했다. 이는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았던 지난해 7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비록 코로나19가 아직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지만, 이연됐던 소비만큼은 3분기에 분명히 살아날 것으로 보는 셈이다.

특히 7월에는 하반기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노트20(가칭)’ 생산이 본격화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20 시리즈의 판매량을 1000만대 안팎으로 설정했다.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한때 1500만대 정도까지 팔리기도 했지만, 2~3년 전부터는 1000만대 초반 정도만 판매된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모델 출시 전 60% 물량을 석 달에 걸쳐 생산해 비축한다. 따라서 갤럭시노트20의 초도물량은 600만대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첫 달 200만대 이하, 둘째달 200만대, 세달째 200만대 이상 생산하는 식이다. 남은 물량 추가 생산은 출시 후 소비자들의 반응을 봐 가면서 결정한다. 

한 스마트폰 부품업체 대표는 “3분가 IT 기기 성수기이기도 하고, 2분기에 미뤄뒀던 소비가 3분기에는 일부 터져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갤럭시노트20가 일부 스펙을 다운시키는 등 원가 측면에서 신경을 많이 써서 잘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노트20에는 ‘갤럭시S20’에 적용됐던 후면 비행시간차(ToF) 카메라가 빠진다. ToF 카메라 활용도가 높지 않은데 비해 원가가 높기 때문이다. ToF 카메라는 올 초 출시된 갤럭시S20 기본 모델에도 탑재되지 않았다(KIPOST 2020년 4월 23일자 <넣을까, 뺄까... ToF를 보는 삼성의 고민> 참조).

애플 '아이폰SE2'. /사진=애플
애플 '아이폰SE2'. /사진=애플

애플 ‘아이폰 SE2’ 사례에서 보듯, 최근 스마트폰 소비자들은 가격에 대한 수요 탄력성이 어느때보다 크다. 아이폰 SE2는 종전 ‘아이폰8’을 토대로 일부 기능을 개선해 출시했는데, 출고가는 아이폰8 대비 50달러 낮은 399달러(시작가)다. 갤럭시노트20 시리즈 역시 아이폰 SE2 처럼 ‘가성비 플래그십’ 전략을 들고 나올 전망이다.

 

협력사들 “일단 환영” 분위기 속 우려도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은 삼성전자의 이 같은 공격적인 생산 방침을 일단 반기고 있다. 2분기 최악으로 치달았던 가동률 저하 사태가 3분기 해소될 가능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한 카메라모듈 업체 관계자는 “2분기 전반적으로 봤을 때 예년 대비 35~40% 정도 물량이 빠졌다”며 “심한 경우는 50%까지 출하량이 줄어든 업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불안한 기색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분기처럼 가을에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될 경우, 세계적인 수요 위기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S20 시리즈는 많은 기대를 모았던 모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앞선 시리즈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갤럭시S20 울트라에 적용된 쿼트 카메라./삼성전자
갤럭시S20 울트라에 적용된 쿼트 카메라./삼성전자

이 때문에 판매점 재고는 물론, 소재⋅부품 업계도 갤럭시S20용 자재 재고를 떠안아야 했다. 플래그십 치고 생산량이 많지 않은 갤럭시노트20는 미리 소재⋅부품 재고를 비축해도 상관 없지만, A⋅M 시리즈 등 중저가 모델은 실제 출하량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플래그십 모델 대비 중저가 모델은 미리 판매량을 예측하기가 어렵다”며 “비축해뒀던 소재⋅부품에 대한 리스크는 협력사가 감당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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