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이도 고도화되는 계측검사(MI), 기술 발전 발목 잡아
반도체 제조 및 장비 업계, MI부터 인공지능(AI) 도입

다양한 반도체 공정 중에서 최근 가장 각광을 받는 건 계측검사(MI)다. 

MI는 공정 전·후에 웨이퍼와 다이(die)의 상태를 점검하는 단계다. 장비 종류가 워낙 다양하고 공정 난이도가 높지 않았던 이전에는 쓰임새가 적었지만, 공정 난이도가 해마다 급격히 올라가면서 장비 대수도 늘고 있고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인공지능(AI)이 가장 먼저 도입될 분야로 MI가 꼽히고 있다.

 

EUV의 MI, 가장 큰 문제는

MI가 발목을 잡은 대표적인 기술이 극자외선(EUV) 공정이다. 공정 기술은 특성상 장비부터 소재, 계측검사 등 다양한 생태계가 두루 갖춰져야하는데, 전체 EUV 생태계 중 MI가 가장 늦게 준비됐다. 양산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MI가 안정화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EUV 노광 공정은 13.5나노 극자외선(EUV) 광원으로 감광액(PR)을 반응시켜 웨이퍼에 패턴을 형성하는 공정이다. 이때 웨이퍼 위에는 패턴이 새겨진 마스크가 위치하는데, 이전 불화아르곤(ArF) 노광 공정과 달리 투과형이 아닌 반사형이다.

 

EUV용 블랭크 마스크 단면./아이멕

MI의 문제는 이 마스크부터다. 웨이퍼용 MI 장비는 ASML이 자체적으로 만들었지만, EUV 마스크용 MI 장비는 개발이 늦었다. 

빛을 투과시키는 게 아니라 반사형이기 때문에 소재 구성도, 형태도 다르다. EUV 마스크는 열팽창 계수가 낮은 기판에 반사율이 높은 실리콘(Si)과 몰리브덴(Mo) 층을 번갈아 40~50층 깔고, 위에 루테늄(Ru) 기반의 보호층(Capping layer)이 있는 형태다. 

보호층 위에는 빛을 흡수하는 탄탈륨(TaN) 기반의 흡수체(absorber)가 올라가며 뒷면에는 마스크를 고정하기 위한 정전기 척(Chuck)도 필름 형태로 깔려야 한다. 앞면의 결함만 문제가 됐던 이전과 달리 뒷면에 생긴 결함도 불량의 원인이 되는 셈이다.

장비 업계 관계자는 “웨이퍼에 그려진 패턴과 마스크의 비율이 1:5, 1:10에서 EUV로 와서는 4:1 이하로 줄었다”며 “여유 공간 자체가 줄어들면서 패턴을 만드는 것부터 까다로웠고 크기도 작아 고해상도 MI 장비가 필수적이었다”고 말했다.

반사형이라 기존에 활용해오던 광학(OPC) 기반 MI 장비를 활용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였다. 펠리클을 투과해서 마스크를 측정해야한다는 점과 위상 효과 같은 요구사항도 만족해야했다. 아예 MI 방식 자체가 바뀌어야했다는 뜻이다.

이에 업계가 택한 건 화학선(Actinic) MI 장비다. 화학선 MI 시스템은 쓰고자 하는 파장과 같은 광원(13.5㎚)에 마스크·펠리클을 노출시켜 전체 층의 오염물 등을 파악한다. 

EUV의 경우 광원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보니 기존 ArF 광원(193㎚)을 활용하면서 명암비를 높이는 식으로 장비를 구성한 경우도 많지만, 마스크에 발생한 위상 효과 등을 온전히 파악하려면 같은 광원을 써야한다고 토마스 셰루블(Thomas Scherübl) 자이스 마스크솔루션 사업부 개발 총괄 박사는 설명했다.

삼성전자 또한 EUV 광원 기반 화학선 기반 MI 장비를 직접 개발해 EUV 마스크 제조에 활용했다.

 

자이스 직원이 EUV 마스크용 화학선 계측 장비 AIMS를 들여다보고 있다./자이스
자이스 직원이 EUV 마스크용 화학선 계측 장비 AIMS를 들여다보고 있다./자이스

현재 ASML이 공식적으로 인증한 EUV 마스크용 MI 장비로는 자이스의 화학선(Actinic) 기반 계측 시스템 ‘AIMS(Aerial Imaging Measurement System)’가 있다. (KIPOST 2020년 5월 15일자 <EUV·3D... MI 업계 난제에 대한 자이스의 대처> 참고)

AIMS는 스캐너와 동일한 파장, 조명 및 NA를 사용하지만 마스크를 웨이퍼 상에 축소하는 대신 CCD 카메라로 마스크의 일부를 확대해 웨이퍼에서 보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영역 이미지(Aerial Image)를 볼 수 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EUV 스캐너에서 보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마스크 결함, 결함 복구 또는 마스크 CD 균일성을 분석할 수 있다.

지난해 레이저텍(Lasertec)이 출시한 APMI(Actinic Patterned Mask Inspection System)도 EUV 마스크용 화학선 기반 검사 장비다.

토마스 셰루블 자이스 마스크솔루션 사업부 개발 총괄 박사는 “(EUV)마스크의 반사 특성으로 인해 소위 마스크 3D 및 위상 효과가 DUV에 비해 EUV에서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더욱 명확해졌다”며 “이러한 현상은 EUV 조명을 사용한 마스크에서만 측정할 수 있으므로 AIMS와 같은 액티닉 마스크 계측과 APMI와 같은 검사는 EUV 마스크 제작에 있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이 답이 될 수 있을까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결함(Defect)이 발생한다./accendoreliability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결함(Defect)이 발생한다./accendoreliability

MI로 골머리를 썩는 건 비단 EUV만이 아니다. 메모리와 로직(Logic), 전공정(Front-end)과 후공정(Back-end) 모두에서 MI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낸드플래시메모리의 구조가 평면(Planar)에서 3차원(3D)으로 바뀌었을 때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 역시 MI였다. 기존 계측 도구의 대부분은 구조를 관통해 장치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없는데, 3D 낸드에서 레이어와 채널은 장치 내에 존재했고 결함 역시 구조 내부에 있었다.

이에 낸드 업계는 임계치수 주사현미경(CD-SEM), 광학 임계치수(OCD) 도구, 오버레이 시스템, X선 등 각종 계측 기술을 활용해 3D 낸드 구조의 안쪽을 들여다봤다.

이제 이 문제는 반도체 후공정(Package)으로 넘어왔다. 고대역폭메모리(HBM)부터 칩렛(Chiplet) 등 다양한 3D 패키지 기술이 개발, 구현되고 있다. 후공정 또한 기존 광학 중심 도구만으로는 패키지 내부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 지 알기 어렵다. 후공정 업계가 X선 검사 장비를 들이는 건 이 때문이다. (KIPOST 2월 28일자 <반도체 후공정 업계가 첨단 패키지 수율 개선을 위해 택한 것> 참고)

셰루블 박사는 “3D 구조는 FEOL(Front end of line) 및 BEOL(back end of line) 웨이퍼 팹과 패키징 애플리케이션 분야 모두에서 증가 추세”라며 “자이스의 엑스라디아 버사 렙스캔(Xradia Versa RepScan) 등 기존 방식으로는 볼 수 없는 패키지 내부의 3D 비파괴 부피 및 선형 측정 시스템이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기계학습(ML) 같은 AI 기능을 장비나 MI 공정에 추가하는 경우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반도체는 같은 결함이라도 형태마다 원인이 다르다. 때문에 보통은 생산라인에서 지속적인 결함을 발견했을 경우 MI 랩(Lab)으로 보내 세밀하게 검사를 진행, 문제의 원인을 파악한다. 이 과정이 짧으면 수 시간, 길면 수일이 걸린다.

삼성전자는 이미 일부 공정에 AI를 적용했으며 SK하이닉스 역시 MI 공정에 AI를 도입하는 과제를 진행 중이다. 마스크 제조사들은 일찍이 심층학습(DL) 기법을 생산 라인에 투입했다. ASML은 기계학습 기법을 적용한 스캐너를 내놓는 한편 주요 칩 제조사와 협력해 양산 라인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사이언스 프로그램을 내놨다. 

 

KLA텐코의 반도체 계측장비./KLA텐코
KLA텐코의 반도체 계측장비./KLA텐코

OCD 계측처럼 샘플 복잡성이 큰 기술에는 AI 기술 적용이 쉽지 않지만, 물리 계측 및 측정 장비에는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한다.

공정 자동화 SW 업체 관계자는 “대부분의 장비 기업들이 AI 기능을 장비에 도입하려 하고 있다”며 “결함 데이터만 해도 데이터를 모아 이미지를 자동으로 분류할 수 있는 딥러닝 기술이 나온다면 결함의 원인을 더 빠르게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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