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2475억원 규모 AI반도체 기술 개발 사업 수행기관 선정
서버는 SKT, 모바일은 텔레칩스, 엣지는 넥스트칩, 공통은 ETRI 주관

정부가 국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올해부터 오는 2029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과제로, 총 2475억원 규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는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 개발 사업'의 수행기관을 선정하고, 기술 개발에 본격 착수한다고 23일 밝혔다. 이 사업은 올해부터 2029년까지 8년간 진행되며, 총 1조96억원 규모로 AI 반도체 설계 분야에는 2475억원이 투입된다. 

목표는 서버·모바일·엣지·공통 4대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코어,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 등을 통합한 독자 플랫폼을 갖추는 것이다. 분야별 기술 공유·연계와 연구 성과의 결집을 위해 기존 개별 과제 방식과는 달리 각 세부 과젤르 통합, 산·학·연 컨소시엄 형태로 개발하도록 했다.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등 대기업과 텔레칩스·넥스트칩·에이직랜드 등 중소기업, 퓨리오사AI 등 스타트업까지 관련 기업 16곳과 서울대·서울과학기술대학 등 10개 대학, ETRI·KETI 등 2개 출연연이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연구소가 아닌 각 기업이 분야별 컨소시엄 총괄 기관으로 참여, 통합 칩(SoC) 제작 및 실증 등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사업 수행기관 선정 결과./과기부, KIPOST 재구성

SK텔레콤은 서버 분야 지능형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게 됐다. SK하이닉스와 AI 반도체 개발 스타트업 퓨리오사AI, 디자인하우스 업체 알파솔루션즈·에이직랜드 등이 수행 기관으로 참여한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고성능 서버에 활용할 수 있는 고성능 AI 반도체와 초고속 인터페이스 기술을 개발한다. 전용 반도체(ASIC)로, 코어(Core)부터 이를 위해 필요한 요소 기술을 협력해 완성할 계획이다.

컨소시엄은 과제 기간 중 3단계에 거쳐 칩 성능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첫 목표는 연산 성능 200TFLOPS인 프로세서 칩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활용한 AI 서버의 연산 성능은 2PFLOPS다. 기술 발전에 따라 성능 목표를 향상할 예정으로, 2단계 후속과제(2025~2029)에서는 저전력 신소자 개발 결과물과 융합해 1PFLOPS급 AI 반도체를 개발한다. 

SK텔레콤은 이 과제를 통해 개발한 AI 프로세서 칩을 자사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적용하는 한편 세계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참고 KIPOST 2020년 1월 9일자 <SK텔레콤, AI 가속기(AIX) 본격 사업화… ASIC 개발 시작>)

초고속 인터페이스 개발 결과물은 국제 표준화를 추진하고 SK하이닉스의 차세대 메모리 컨트롤러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의 서버용 AI 가속기 'AIX'에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참여해 AI 기술 개발에 협력했다.

모바일 분야에서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업체 텔레칩스가 주관 기관으로 선정됐다. 텔레칩스 컨소시엄은 자율주행차, 드론 등 모바일 기기에 활용 가능한 신경망프로세서(NPU)를 개발한다. 과제 기간은 5년이며 총 460억원이 투입된다. 컨소시엄은 각 세부과제에서 개발된 NPU를 통합, 텔레칩스의 차량용 반도체 제품 등에 적용할 계획으로 이를 기반으로 시장 수요가 높은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등 자율주행용 반도체 시장의 진입 토대를 닦을 전망이다.

엣지(Edge) 분야 주관기관은 넥스트칩이다. 5년간 총 419억원을 투입, 영상보안·음향기기·생체인증보안기기 등 사물인터넷(IoT) 기기용 NPU를 개발한다. 개발된 제품은 넥스트칩의 영상보안장치와 옥타코의 생체인증 보안기기에 적용된다. 넥스트칩은 온디바이스 기계학습(ML) 제품을 빠르게 시제품화하기 위한 개발보드를 사업화하는 동시에 이 과제를 통해 개발한 플랫폼을 확산하는 데 힘을 보탤 계획이다.

정회인 넥스트칩 전무는 "이 사업의 성과를 활용한 다목적 엣지향 AI SoC를 출시, 기존 자동차 전장 카메라 기반의 ADAS SoC 사업 영역 외에, 지능형 보안카메라 시장과 지능형 블랙박스 시장 등 엣지 컴퓨팅 기술 접목이 가속화되는 영상 응용 분야에서 많은 신규 매출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통 분야에서는 ETRI과 카이스트가 5년간 총 52.6억원을 투입, 차세대 메모리(M램)와 NPU를 통합한 신개념 프로세싱인메모리(PIM) 반도체 기술을 개발한다. 전력 소모량 1㎽의 저전력 제품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PIM은 뇌 구조처럼 메모리 중심 컴퓨팅 구조를 가진 칩으로, 현재 CPU 중심 컴퓨팅 구조보다 속도 효율이 높고 전력 소모량도 낮다.

과기부는 상반기 중 범부처 사업단을 구성, 과제별 성과관리, 사업화 등을 체계적으로 집중 관리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동향을 고려해 조기에 제품화가 가능하도록 목표 관리도 유연하게 한다. 매년 전문가가 참여하는 연차평가를 통해 세부 과제별성능 목표를 재점검하고, 충분한 시장 경쟁력을 갖는 제품이 개발 될 수 있도록목표 조정(Moving Target)을 해 나갈 계획이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AI 반도체는 AI·데이터 생태계의 핵심 기반이자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정부의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민간의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고, 국내 산학연 역량을 총 결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사업은 소자, 설계, 장비·공정 기술 등 산업부와 공동으로 준비한 예타 사업의 일환으로, 앞으로 기존의 연구개발 성과를 민간에 확대하고, 민·관의 역량을 결집해 세계시장에 도전할 것이며, 차세대 PIM 기술 등 민간의 기술혁신을 뒷받침 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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