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연마 공정까지 자체 처리
연말 전 QD디스플레이 라인에 반입

삼성디스플레이가 구축중인 QD디스플레이(QD-OLED) 라인에 대명ENG가 증착 장비용 챔버를 공급한다. 챔버는 발광 영역을 담당하는 OLED층에 유⋅무기물을 쌓고, 이송하는 증착장비의 몸통이다.

증착 시스템 자체는 일본 캐논도키가 턴키 공급하지만, 챔버는 아이씨디와 대명ENG가 각각 물량을 나눠서 공급한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10일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한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대명ENG, 전해연마 처리까지 직접 관장

 

대명ENG는 대구광역시⋅구미시 지역에 위치한 진공챔버 전문업체다. OLED 외에도 LCD 및 태양전지(솔라셀)용 진공챔버도 공급한다. 로봇용 부품 가공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대명ENG는 증착 챔버 제작 뿐만 아니라 금속 표면처리 기술 중 하나인 전해연마(Electropolishing) 공정까지 내부적으로 직접 수행하는 게 강점이다. 전해연마는 전기⋅화학적 반응을 이용해 금속 표면을 매끄럽게 만들어주는 기술이다. 

피연마재를 양극, 전극을 음극으로 해 금속용출로 표면을 연마한다. 이 과정에서 얇은 산화막을 형성해 재료의 부식저항성도 크게 높여준다.

이번에 대명ENG와 함께 삼성디스플레이 QD디스플레이 라인에 챔버를 공급하는 아이씨디는 전해연마 공정을 한국마루이에서 따로 처리한다. 한국마루이는 전해연마 전문업체다. 삼성⋅LG디스플레이는 물론,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장비를 위한 전해연마도 수행했다.

전해연마 공정의 원리. /자료=한국마루이
전해연마 공정의 원리. /자료=한국마루이

대명ENG의 경우, 이 같은 전문업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챔버 설계와 제작, 전해연마까지 처리한다.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관계자는 “QD-OLED용 증착 장비에는 100개가 넘는 챔버가 사용된다”며 “대명ENG는 서플라이체인이 간단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명ENG와 아이씨디가 각각 몇개씩의 챔버를 배분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주목할만 한 점은 대명ENG가 LG디스플레이의 핵심 협력사 중 하나인 아바코의 관계사라는 점이다. 대명ENG의 지분 91.8%는 위재곤 아바코 회장 외 2인이 보유하고 있다. 

아바코는 코스닥 시장 상장사로서 위 회장 지분이 17.23% 정도지만, 비상장인 대명ENG는 사실상 위 회장 개인회사다. 대명ENG에는 아바코 지분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나, 아바코 사업보고서 상 대명ENG는 ‘관계사 및 계열사’로 기록돼 있다. 

아바코는 한때 LG디스플레이가 지분 투자까지 단행(2016년 전량 매각)했던 디스플레이용 스퍼터 전문업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례상 지분이 섞였던 LG디스플레이와 중국 업체에만 장비를 공급했고, 삼성디스플레이와 거래를 트지는 못했다. 대명ENG는 위 회장 개인 회사에 가깝고, 캐논도키의 챔버 외주제작사 자격이어서 진입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위재곤 아바코 회장의 관계사 및 계열사 지분 현황. /자료=아바코 사업보고서
위재곤 아바코 회장의 관계사 및 계열사 지분 현황. /자료=아바코 사업보고서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8월부터 QD디스플레이 파일럿 생산라인 장비 반입에 들어간다. 서너차례에 걸쳐 연말까지 증착 라인이 셋업될 전망이다. 이후 내년 상반기 중 본격 가동에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디스플레이의 두 번째 버전으로 ‘퀀텀닷 나노로드 LED(QNED)’도 개발 중이다(KIPOST 2020년 2월 15일자 <삼성디스플레이, QD디스플레이 '투 트랙'으로> 참조). QNED 개발 진척이 늦으면 이번에 셋업할 QD-OLED를 추가 투자하고, QNED 기술이 빨리 개발된다면 QD-OLED를 뛰어 넘고 QNED로 직행할 가능성도 있다. 

한 장비업체 임원은 “아직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온 신경이 파일럿 라인 성공에 쏠려 있기 때문에 차기 투자가 QD-OLED가 될 지 QNED가 될 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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