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2 구축 주도세력 바뀐 게 원인

중국 BOE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핵심 공정 장비인 섀도마스크 인장기 공급사를 다시 교체했다. 섀도마스크 인장기는 섀도마스크가 중력에 의해 아래로 쳐지지 않게 팽팽하게 당겨주는 데 사용한다. 

BOE는 앞서 몐양 B11 투자시 기존 인장기 공급사를 바꿨다가, 이번에 충칭 B12 투자와 함께 공급사를 다시 갈아탔다.

레이저 방식으로 생산한 섀도마스크용 스틱. 이 같은 스틱이 여러개 모여 한 장의 섀도마스크를 형성한다. /사진=APS홀딩스
레이저 방식으로 생산한 섀도마스크용 스틱. 이 같은 스틱이 여러개 모여 한 장의 섀도마스크를 형성한다. /사진=APS홀딩스

BOE B12, 한송네오텍 인장기 선정

 

BOE는 충칭시에 새로 짓고 있는 OLED 공장(B12)의 섀도마스크 인장기 공급사로 한송네오텍을 최근 선정했다. 한송네오텍은 1990년 설립된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전문업체다. 앞서 BOE가 건설한 B7에도 인장기를 공급한 바 있다.

BOE는 두 번째 OLED 공장인 B11에는 또 다른 국내 업체인 KPS의 인장기를 구매했으나, B12 투자와 함께 다시 한송네오텍을 선택했다. 

OLED용 섀도마스크 인장기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인 힘스와 한송네오텍⋅KPS 3파전이다. 삼성디스플레이 향은 사실상 힘스 독점이나, 중국에서는 3개 회사가 경합하는 구조다.

힘스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중국쪽에 영업제한이 걸려 있었지만, 하반기 이후로는 활발하게 영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실제 비전옥스 등으로부터 섀도마스크 인장기 물량을 수주받기도 했다. 이번 BOE B12용 수주전에 힘스도 참여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송네오텍이 생산한 FMM 인장기. /사진=한송네오텍
한송네오텍이 생산한 FMM 인장기. /사진=한송네오텍

B11에서 KPS를 선택했던 BOE가 한송네오텍으로 재차 갈아탄 것은 B12 투자의 키를 다시 삼성디스플레이 출신들이 잡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KIPOST 2020년 2월 11일자 <BOE서 한국 출신 엔지니어 위상 재부각> 참조).

지난 2015년 이후 BOE는 B7 구축을 위해 삼성디스플레이 출신 엔지니어들을 대거 영입했다. 라인 내 장비들도 삼성디스플레이 공급사들을 거의 그대로 데려다 꾸렸다. 덕분에 B7은 외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수율을 보이고 있다. 작년 연말을 기준으로, B7의 수율은 60% 선을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B7의 성공적인 가동에 고무된 BOE는 B11 구축을 대만계 인력들에게 맡겼다. 같은 6세대(1500㎜ X 1850㎜) OLED 라인을 가동한 경험을 축적한 만큼, 주도 세력이 바뀌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섀도마스크 인장기를 비롯해 증착공정과 관련한 일부 장비 공급사가 교체됐다.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패착이었다. B11은 지난해 하반기 양산 가동이 이후 줄곧 30% 미만의 수율에 머물고 있다. 

BOE가 B12 투자와 함께 장비 발주 등 주요 업무를 삼성디스플레이 출신들에게 재차 맡긴 것은 이 같은 경험에 대한 반성 측면이 크다. 지난해 연말 B12 구축을 위한 장비 성능평가가 열렸을 때, 다시 B7 장비 공급사들이 선택받을 것으로 봤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장비 업체 영업 담당 임원은 “B12 장비 발주는 삼성디스플레이 수석연구원 출신인 J씨가 영입한 인물들이 주도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B7에 장비를 공급했던 업체들이 동일하게 선택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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