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레졸루션 연내 궤도로... 잠재 고객사는 TV SoC 업체 및 셋톱박스 AP 업체
일찍이 개발한 UHD도 효자 노릇... 글로벌 소셜미디어 업체에 IP 라이선스 공급

올해 칩스앤미디어를 이끄는 키워드는 슈퍼 레졸루션(Super resolution)과 초고화질(UHD)이다. 

신사업 중 하나인 슈퍼 레졸루션은 연내 궤도에 오른다.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UHD TV 및 모니터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저화질 콘텐츠를 고화질로 보내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덕이다.

기존 영상 코덱 IP 사업은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UHD 전환율이 높아지고 글로벌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및 소셜미디어 업체들도 새로운 고객사로 등장하면서 든든한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슈퍼 레졸루션부터 꽃피는 신사업

칩스앤미디어의 슈퍼레졸루션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을 때(왼쪽)와 적용됐을 때(오른쪽)의 차이./칩스앤미디어
칩스앤미디어의 슈퍼레졸루션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을 때(왼쪽)와 적용됐을 때(오른쪽)의 차이./칩스앤미디어

칩스앤미디어의 신사업은 딥러닝 기반 비전(Vision) IP와 슈퍼 레졸루션 IP 두 가지다. 둘 중 먼저 궤도에 오르는 건 슈퍼 레졸루션이다.

슈퍼 레졸루션은 저화질 콘텐츠를 고화질 콘텐츠로 바꿔주는 기술이다. 저화질 이미지의 크기를 억지로 키우다보면 픽셀의 크기 자체가 커져 전체 이미지가 깨져보이는데, 슈퍼 레졸루션은 픽셀 크기를 키우지 않고 픽셀과 픽셀 사이의 빈 공간을 적당한 색으로 메워 매끄럽게 보이게 해준다.

현재는 삼성전자·LG전자 등 제조사가 소프트웨어(SW) 수준에서 ‘업스케일링’이라는 비슷한 기술을 TV에 적용하고 있지만, 화면을 다듬어주는 후처리에 불과해 체감 정도가 크지 않다. 또 자원 소모량이 커 TV에 들어가는 시스템온칩(SoC)의 성능이 높아야 한다.

칩스앤미디어의 슈퍼레졸루션 기술은 하드웨어(HW) IP다. 소프트웨어보다 유연성은 낮지만, 자원 소모량이 적다. 셋톱박스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가볍기 때문에 TV뿐만 아니라 셋톱박스 AP 업체들도 잠재적 고객사다.

슈퍼레졸루션 기술은 인풋 신호를 증폭시켜 아웃풋으로 내보낸다. 예를 들어 4K UHD 영상이 인풋으로 들어오면 이를 가로·세로 각 2배씩 총 4배 늘려 8K UHD로 출력하는 식이다.  칩스앤미디어는 가로·세로 각 2배, 4배, 8배 출력을 지원한다. SD 영상을 8K UHD로 보여주는 것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해상도의 발전.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스포츠 경기를 볼 때는 고화질 패널에서 보는 게 몰입도가 훨씬 뛰어나다./삼성디스플레이

올해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4K·8K UHD TV 및 모니터 출하량이 늘어난다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일본 NTT는 지난해 8K UHD 전용 채널을 열어 도쿄 올림픽의 메인 콘텐츠가 8K UHD가 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스마트폰은 이제 8K UHD 영상을 녹화하는 것도 지원한다.

UHD 지원 기기가 늘어나면 HD 등 저화질 콘텐츠를 고화질로 바꾸려는 수요 또한 증가한다. 아직 대부분의 콘텐츠는 HD가 주류이기 때문이다. HD 콘텐츠를 UHD TV나 모니터에서 보면 픽셀이 울퉁불퉁해보인다. 

국내만 해도 지난 2018년 지상파 3사가 UHD 방송을 시작했지만 케이블TV, IPTV 등에서는 UHD를 송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기준 지상파 방송에서조차 실제 UHD 콘텐츠는 불과 10%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칩스앤미디어 관계자는 “슈퍼레졸루션 IP는 여러 글로벌 고객사들과 공급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연내 매출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신사업인 비전 IP는 납품실적(Reference) 확보가 급선무다. 

비전 IP는 영상이나 이미지에서 객체를 실시간 인식하는 데 활용된다. 국내 스타트업인 스트라드비젼이 소프트웨어(SW)로 비전 알고리즘을 개발했다면, 칩스앤미디어의 비전 IP는 하드웨어로 기능을 굳혀놨다. 

하드웨어 기반 솔루션은 소프트웨어 기반 솔루션 대비 유연성이 떨어지지만 칩스앤미디어는 비전 알고리즘을 개발할 때부터 고객사가 원하는 데이터셋(Data set)을 집어넣어 최적화시킬 수 있게 했게 해 유연성 문제를 해소했다.

 

영상 코덱 IP 사업, 발빠르게 준비한 UHD가 효자

칩스앤미디어의 캐시 카우는 영상 코덱 IP 사업이다. 영상 코덱은 영상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도록 압축하고 이를 다시 원 상태로 푸는 기술이다. 영상의 화소수가 많아지고 데이터 용량이 늘어나면서 날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17년 UHD HEVC 60fps 비디오 인코더 IP(WAVE520)를 출시했다. IP 업계에서는 선도적이었는데, 당시까지만 해도 UHD 시장 개화 초기였고, 차세대 영상 코덱 표준을 두고 H.265(HEVC)와 VP9이 맞붙은 상황이라 수요가 폭발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칩스앤미디어는 H.265와 VP9은 물론 중국 표준인 AVS2까지 지원하는 솔루션을 발빠르게 개발, 위기에 대응했다. 각 표준이 공유하는 기능을 합쳐 IP가 차지하는 면적을 최소화했고, 프레임 버퍼 압축(CFram) 기술을 적용해 대역폭도 줄였다.

지난해 2월에는 8K UHD급 HEVC와 방송사에서 주로 활용하는 H.264를 모두 지원하는 비디오 코덱 ‘WAVE521C’를 내놨고, 이어 10월에는 UHD급 AV1 디코더 IP를 내놨다. 

 

2021년 출시될 스포츠카에는 NXP반도체의 'i.MX 8QuadMax'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다./NXP반도체
2021년 출시될 스포츠카에는 NXP반도체의 'i.MX 8QuadMax'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다./NXP반도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과의 공급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스마트폰, TV뿐만 아니라 자동차 계기판(디지털 클러스터)에도 UHD 디스플레이를 채용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여러 업체들이 UHD 전환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업체와 소셜미디어 업체들도 영상 코덱 IP의 잠재적 고객사가 됐다. 

유튜브에는 1분마다 400시간이 넘는 분량의 새 동영상이 올라온다. 한달 이용자 수는 19억명에 달한다. 이를 따라잡기 위해 페이스북이 ‘페이스북 워치’를 내놓는 등 여러 소셜미디어 업체들이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영상이 많이 올라오는 것도 코덱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지만, 해당 영상들이 폭력·테러 행위 등 서비스 약관에 위반된 내용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필터링해야 한다는 게 업체들에게는 가장 큰 부담이다. 업체들이 자체 칩을 만드는 이유다.

이미 칩스앤미디어는 글로벌 소셜미디어 업체 한 곳과 영상 코덱 IP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를 통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은 동영상 필터링을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비전을 자체 개발했는데, 이를 감당할 만한 하드웨어를 찾기가 쉽지 않아 이 또한 개발 중”이라며 “영상 코덱은 자체 설계하기가 쉽지 않아 IP 업체들의 제품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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