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M 전략 가속화 전망...국내 소재⋅부품 업계에 영향
"이미 지난해부터 노태문 체제 구축"

노태문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사장)이 무선사업부장으로 선임됐다. 노 신임 무선사업부장은 ‘갤럭시S’⋅’갤럭시노트’ 시리즈 등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 개발을 이끌어왔다. 

외주 업체가 스마트폰 개발부터 생산까지 도맡는 생산자개발생산(ODM) 도입 확대에 누구보다 적극적이어서 향후 소재⋅부품 업계에 주는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블룸의 6.7인치 패널은 세로로 긴 형태다. 사진은 '갤럭시S10 플러스'. /사진=삼성전자
'갤럭시S10 플러스'. 노태문 신임 무선사업부장은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 개발을 이끌어왔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장에 노태문 사장을 선임하는 등 2020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20일 발표했다. 3인 대표이사 체제는 유지하면서도 50대 초반의 젊은 사장에게 스마트폰 사업 전체를 맡기는 등 변화를 시도했다. 1968년생으로 올해 52세인 노 사장은 삼성전자 사장단 중 가장 젊다. 

2018년 부사장에 오른 뒤, 1년 만인 2019년 정기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다시 1년 만에 무선사업부장을 맡게 됐다. 

삼성전자 내에서 초고속 승진의 상징인 노 사장은 지난 2015년 이전부터 차기 무선사업부장 후보 중 한명으로 물망에 올랐다. 한때 제조 전문가인 김종호 스마트공장지원센터장,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개발을 이끌고 있는 박길재 부사장과 함께 무선사업부 ‘3대 잠룡’으로 꼽혔다. 

지난해 연말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법정 구속되면서 연말 정기인사를 시행하지 못했지만, 이미 무선사업부는 노 사장 체제로 구축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작년부터 인사⋅재무 등 개발과 관련 없는 이슈들도 노 사장에게 직접 보고가 되어 왔다”며 “개발실장 보다는 사업부장의 역할을 해왔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노 사장이 신임 무선사업부장에 오르면서 향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전략도 한층 색깔이 뚜렷해질 전망이다. 노 사장은 프리미엄 라인업을 제외한 중저가 이하 제품의 ODM화를 강력하게 추진해왔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 /사진=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 /사진=삼성전자

프리미엄 제품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만들고, ODM을 통해 중저가 라인에서도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6000만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ODM 업체를 통해 외주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한 해 3억대의 스마트폰 판매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5분의 1 이상을 외주화하겠다는 뜻이다. 

ODM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과 달리, 제품 개발부터 생산까지 모두 외주 업체가 담당한다. 소재⋅부품 구매까지 모두 외주 업체 업무라는 점에서 국내 소재⋅부품 업계에는 악재다. 노 사장의 무선사업부장 부임으로 ODM 물량이 늘어난다면 향후 국내 소재⋅부품 업계 주름살이 가중될 수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을 총괄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 김기남 부회장, 소비자 가전 CE 부문장 김현석 사장, IT·모바일 분야의 IM 부문장 고동진 사장을 유임했다.

이인용 사회공헌업무총괄 고문은 대외업무(CR·Corporate Relations) 담당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장 승진자는 총 4명이었다. IM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 전경훈 부사장이 사장으로, 종합기술원 황성우 부원장이 원장으로,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최윤호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SDS 사업운영총괄 박학규 부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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