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가 모빌아이·퀄컴·엔비디아를 이기는 방법
TI가 모빌아이·퀄컴·엔비디아를 이기는 방법
  • 김주연 기자
  • 승인 2020.01.17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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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비전 및 딥러닝 전용 가속기 등 담은 '재신토 7 플랫폼' 출시
고급 차량부터 중저가 이하 차량까지 모든 자동차에 적용 가능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프로세서 시장에서 좀처럼 주목 받지 못했던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다시 무기를 꺼내들었다. 경쟁사에 비해 뒤떨어졌던 딥러닝(DL) 기술과 비전 알고리즘을 보완, ‘모든 자동차를 위한’ 차세대 차량용 프로세서 플랫폼을 내놨다.

TI는 차세대 차량용 프로세서 플랫폼 ‘재신토(Jacinto) 7’의 첫 제품인 ADAS용 프로세서 ‘TDA4VM’ 및 게이트웨이용 ‘DRA829V’를 출시했다고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현재 샘플 출하 중이며, 대량 양산(HVM)은 올해 하반기다.

 

사미어 왓슨(Sameer Wasson) TI 프로세서 사업 부분 부사장이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사의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KIPOST
사미어 왓슨(Sameer Wasson) TI 프로세서 사업 부분 부사장이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사의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KIPOST

이전까지 TI는 르네사스 등 기존 차량용 프로세서 업체와 마찬가지로 ADAS 시장에서 좀처럼 활약상을 보여주지 못했다. 대부분의 ADAS 기능은 비전 알고리즘과 DL 성능으로 구현되는데, 기존 업체들은 소프트웨어는 물론 이를 구현할 하드웨어 기술 확보도 더뎠다.

차량용 프로세서 업계가 기술력을 확보하는 사이 모빌아이는 비전 인식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시스템온칩(SoC) 업체로 변모, ADAS 프로세서 시장을 거의 독식했다. 엔비디아·퀄컴 등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ADAS에서 자율주행으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기존 차량용 프로세서 업체들의 존재감은 사라졌다.

‘재신토 7’ 플랫폼은 TI가 이같은 상황을 역전하기 위해 내놓은 고집적 프로세서 제품군이다. 이번에 출시된 2종은 자율주행 2~3단계(미국 자동차 공학회 기준)에 최적화됐지만, 고도화된 4~5단계 차량에도 적용 가능하다. 전력소모량 및 가격 대비 성능으로 프리미엄 고급 자동차부터 중저가 보급형 차량까지 모든 자동차 제품군의 요구를 충족한다. 차량 내 데이터의 흐름을 빠르게 처리·분석할 수 있도록 아키텍처를 구성했다.

 

현대기아차의 수소전기차 넥소에는 원격 스마트 주차 기능(RSPA)이 탑재됐다./현대기아차

먼저 ‘TDA4VM’는 컴퓨터 비전 및 딥러닝 전용 가속기가 내장됐다. 전작인 ‘TDA2X’에 딥러닝 가속기가 적용됐는데, 딥러닝만 하는 전용 가속기가 들어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가속기의 딥러닝 성능은 최대 10배 개선됐다.

Arm의 코어텍스 A72 기반 코어에 그래픽처리장치(GPU), 벡터 연산 엔진 ‘C7X’, 딥러닝 전용 가속기 ‘MMA’를 결합한 이기종(Heterogeneous) 아키텍처 구조다. GPU는 이미지·영상을 분석하고 벡터 엔진과 전용 가속기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가동하는 역할을 한다. 

사미어 왓슨(Sameer Wasson) TI 프로세서 사업 부분 부사장은 “비용·성능·효율 측면에서 최고의 포인트를 찾아 이기종 아키텍처를 꾸렸다”며 “레벨 4~5단계 자율주행 차에도 두 제품이 쓰일 것이라고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제품을 어디에 적용하느냐에 따라 성능은 다르지만, 3메가픽셀(MP) 카메라를 한 번에 최대 6대까지 구동할 수 있고 추가로 8MP 전방 카메라의 신호를 분석하는 것도 가능하다. 모빌아이의 EyeQ 최신 제품과 비슷한 사양으로, 대표적인 사용 사례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시스템(RSPA) 같은 자율 주차 기능이다. 

라이다·레이더·초음파 센서로부터 들어오는 신호도 처리할 수 있다. PCIe, 이더넷 스위치, 영상신호처리장치(ISP), 실시간 마이크로제어장치(MCU) 및 안전 MCU 등 기존 아키텍처에선 지원하지 않았던 블록들도 한 데 담았다. 그럼에도 전력소모량은 5~20W에 불과하다.

TI코리아 관계자는 “이 제품으로 국내 스타트업 스트라드비젼과 협력하고 있기도 하다”며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제공해 자동차 업체들이 오픈 소스를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있지만, 스트라드비젼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업계와 협력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자동차 컴퓨팅 아키텍처는 왼쪽처럼 복잡하다. 하지만 TI의 고집적 차량용 게이트 웨이 'DRA89V'를 활용하면 이를 단순화할 수 있다./TI

차량용 게이트웨이 ‘DRA89V’ 역시 전력 소모량은 적지만 있을 건 다 있는 제품이다. PCIe 스위치를 업계 처음으로 칩 내부에 넣어 지연시간을 줄였다. 이더넷 스위치, 내장형 보안 칩(eHSM), 안전 MCU 등도 결합해 부품 비용(BOM)을 아낄 수 있게 했다.

두 제품 모두 단일 칩으로 ASIL-D 등급을 만족한다는 것도 눈여겨볼만 하다. 차량용 부품 기능 안전 등급인 ASIL은 D등급이 최고인데, 보통은 B등급 짜리 제품 2개를 써서 D등급을 충족한다. D등급의 자격요건은 기능에 문제가 발생해도 차량의 운행 및 운전자의 안전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TI는 전체 회로블럭에서 기능적으로 중요한(Mission Critical) 블럭과 편의성에 관련된 블럭을 서로 분리, 독립적으로 작동하게 했다. 

소프트웨어 플랫폼도 같아 한 번 개발하면 모든 차종에 적용 가능하다. 

사미어 TI 부사장은 “차량용 반도체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새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TI의 재신토7 플랫폼은 ‘자동차를 위해’ 개발된 프로세서 제품군으로, 신뢰성·안전·보안 등의 요소를 두루 갖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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