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컴퓨팅 아키텍처, 장비 설치 속도의 중요성, HPC의 보편화, 첨단 배터리 기술 확산, 글로벌화 등

올해 데이터센터 업계의 주요 화두는 하이브리드 컴퓨팅의 확산, 신속한 설치, 글로벌화 등이 될 전망이다.

IT 인프라 업체 버티브(Vertiv)는 16일 발표한 '2020년 데이터센터 5대 동향'에서 올해 데이터센터 업계의 주요 트렌드로 ▲하이브리드 컴퓨팅 아키텍처 ▲설치 속도의 중요성 ▲고성능 컴퓨팅(HPC)의 보편화 ▲첨단 배터리 기술 확산 ▲글로벌 교차 적용 모델 등을 꼽았다.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는 퍼블릭 및 프라이빗 클라우드 모델과 엣지 자산을 코어 네트워크 주변에 통합한 컴퓨팅 구조다. 작년까지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퍼블릭 클라우드 혹은 프라이빗 클라우드 둘 중 하나를 채용했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는 그저 이야깃거리 혹은 도입 검토 수준에 불과했다.

올해부터는 분위기가 바뀐다. 하이브리드 아키텍처의 가장 큰 장점은 퍼블릭 클라우드의 장점인 컴퓨팅 성능과 용량, 그리고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장점인 데이터 보안의 특성을 모두 갖췄다는 것이다. 즉, 기업들이 민감한 데이터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저장해두고 퍼블릭 클라우드에서는 더 많은 용량과 컴퓨팅 성능을 확보할 수 있게 도와준다.

하이브리드 아키텍처의 생태계는 연결성과 가용성의 개념이 하나로 합쳐진다. 이에 앞으로는 중앙 코어(Core)에서 클라우드, 엣지(Edge)의 양방향 통신이 보다 중시된다.

데이터센터 산업은 이미 기술과 시스템이 상향평준화됐다. 여기에 분산형 네트워크의 도입으로 최대한 빠르게 데이터센터를 구축,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고 수익 감소를 막는 게 핵심으로 대두되면서 장비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설치할 수 있느냐가 장비 선택의 새로운 기준이 됐다. 여전히 가장 중요한 기준은 비용이지만, 이를 포함해 성능과 시스템 요소 등이 모두 비슷할 경우 설치 및 활성화 속도가 빠른 쪽을 택할 것이다. 

롭 존슨 CEO는 “또한 장비의 설치 속도는 해당 기술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점점 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으며, 2020년에는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도 투자와 혁신을 이끌어 낼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다양한 방식으로 모습을 드러내겠지만, 그것들이 데이터센터 장비 공급사들에 전하는 메시지는 ‘지금의 상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HPC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전까지 평균 랙 밀도는 교통체증처럼 일종의 컴퓨팅 체증(marginal increase)를 의미하는 개념이었다.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작업 부하가 늘어날수록 평균 랙 밀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면서, 단순히 '체증'을 넘어 문제로 번진다. HPC가 일반화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버티브는 올해 HPC가 국방, 고급 분석, 제조 분야에서 활성화하기 시작해 내년 더욱 폭넓은 영역에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까지 HPC와 관련된 랙이 전체 랙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미미했지만, 앞으로 비중이 늘어나면서 해결해야 할 새로운 전원 및 냉각 관련 이슈들이 발생할 수 있다. 이미 업계에서는 직접 액체 냉각 방식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 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이미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점유율은 점점 늘어나고 있고, 유지관리 필요성이 적고 소형인 점을 무기 삼아 엣지(Edge)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다음 단계는 리튬이온은 물론, TPPL(thin plate pure lead) 등 새로운 배터리 기술의 유연성을 활용, 비용을 상쇄하는 것이다. 올해는 계통 안정화와 최고 수요 감축(Peak Shaving)을 위해 더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내 UPS에 저장된 에너지를 전력회사에 역판매하기 시작할 것이다. 

마지막 트렌드는 데이터센터의 글로벌화다. 이전까지 데이터센터 개발의 진원지는 미국 실리콘밸리였다면, 최근에는 전 세계 모든 곳에서 데이터센터 기술에 관한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병렬 컴퓨팅 생태계가 부상하고 있고, 효율성을 개선하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서버를 개조, 240V 직렬(DC) 전원을 공급하고 있다. 다른 아시아 및 남태평양 지역에서는 데이터 보안, 제어, 지속 가능성 등 특정 이슈를 기반으로 하는 실무적 요구사항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이같은 기술 발전을 미국 기업이 받아들이지 않을 리 없다. 

롭 존슨(Rob Johnson) 버티브 최고경영자(CEO)는 “기업들이 규모와 형태와 무관하게 모든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변화를 초래하는 용량 관련 이슈와 첨단 애플리케이션과 씨름하게 되면서,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새로운 균형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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