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용 편광 선글라스에 효과적
일반 착색 선글라스는 무관
내년 모델에 일부 적용

삼성전자가 내년 일부 스마트폰에 도입하는 ‘선글라스 프리 펑션(Sunglass Free Function)’은 선글라스를 낀 상태에서도 스마트폰 화면이 잘 보이게 하는 기능이다. 스마트폰 화면의 구현원리 특성상 특정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각도에 따라 화면이 전혀 보이지 않게 되는 현상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일반인들이 많이 쓰는 착색 선글라스에는 해당이 없고, 레저용으로 널리 쓰는 편광 선글라스에 적용되는 얘기다.

디스플레이용 편광판, 가로-세로 방향이 직교하면 빛이 통과하지 못한다. /사진=LG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용 편광판, 가로-세로 방향이 직교하면 빛이 통과하지 못한다. /사진=LG디스플레이

LCD-OLED 모두 사용하는 편광판

 

스마트폰에 선글라스 프리 펑션이 필요한 이유는 디스플레이 가장 바깥쪽에 편광판이라는 필름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편광판은 빛의 진동방향을 일정하게 정렬시켜주는 소재다. 

우리 눈에 빛은 직선으로 뻗어나가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진행 방향과 수직으로 진동하면서 나아간다. 편광판은 이 진동방향을 한쪽으로 가지런하게 줄세운다. 

예컨대 세로형 편광판을 통과한 빛은 세로 방향으로, 가로형 편광판을 통과한 빛은 가로 방향으로만 진동하면서 뻗어나간다. 정확하게는 해당 방향으로 진동하는 빛만 통과되고, 나머지는 필름에 흡수된다. 마치 통나무를 가로로 든 채로 쇠창살을 통과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 쇠창살을 통과하려면 통나무를 세로로 들어야 한다.

이렇게 디스플레이의 편광판을 통과한 빛은 육안으로 보는 데는 큰 차이가 없다. 문제는 편광판과 원리가 같은 편광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로 스마트폰을 바라볼 때다. 

편광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스마트폰을 바라본 모습. 방향에 따라 화면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
편광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스마트폰을 바라본 모습. 방향에 따라 화면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

편광 선글라스는 편광 필터가 렌즈에 붙어 있는 제품이다. 용도에 따라 세로, 혹은 가로 방향의 편광 필터가 적용된다. 편광 선글라스는 착색만 된 일반 선글라스에 비해 반사광을 더 잘 막아주기 때문에 주로 반사광이 많은 환경에서 쓰인다. 낚시를 할 때 편광 선글라스를 사용하면 수면에 반사된 빛을 대부분 막아준다.

만약 디스플레이에서 나온 빛이 세로로 편광되어 있는데, 세로축 편광 선글라스를 썼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가로축 편광 선글라스라면 마치 디스플레이를 끈 것처럼 깜깜하게 보인다. 세로로 편광된 빛은 가로 편광 선글라스를 전혀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각각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의 경우, 가로⋅세로 방향을 바꿔가며 사용하기 때문에 야외에서 특정 방향으로는 화면이 보이지 않을 수 있는 셈이다. 운전하면서 편광 선글라스를 착용한다면 내비게이션 화면이 깜깜해질 수 있다. 단순히 밝기가 조금 감소하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보이지 않는다.

 

삼성전자, 블룸⋅챔프에 선글라스 프리 펑션 도입

 

삼성전자는 내년에 출시될 하이엔드급 스마트폰에 우선 선글라스 프리 펑션을 도입한다. 특히 상⋅하반기에 각각 내놓을 폴더블 스마트폰(프로젝트명 블룸⋅챔프)은 이 기능을 적용하기로 확정했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로 쓰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도 편광판이 들어간다. 외부의 빛이 내부 전극에 반사돼 거울처럼 보이게 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원형(Circular) 편광판이 한 장씩 사용된다.

편광판의 기능. 사방으로 진동으로 하는 빛의 진동 방향을 특정 방향으로 정돈해준다. /자료=LG디스플레이
편광판의 기능. 사방으로 진동으로 하는 빛의 진동 방향을 특정 방향으로 정돈해준다. /자료=LG디스플레이

원형 편광판 역시 가장 바깥쪽은 빛의 진동방향을 가지런하게 만드는 편광자가 있기 때문에 실제 우리 눈에 도달하는 화면은 가로, 혹은 세로 한쪽으로 정돈된 빛이다. 편광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특정 방향으로 사용할 경우, 깜깜하게 보일 수 있다.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에 적용할 선글라스 프리 펑션은 편광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어떤 방향으로 스마트폰을 쥐더라도 화면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삼성전자는 특수 필름을 한 장 더 부착하는 방법으로 이 같은 기능을 구현한다고 하는데, 정확히 어떤 원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래 ‘갤럭시 폴드’ 1세대 제품부터 적용하려 했으나 디스플레이 두께가 지나치게 두꺼워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빠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내년에 출시할 클램쉘(화면이 위아래로 접히는) 폴더블 스마트폰(프로젝트명 블룸)은 3월에, 북오픈(화면이 양옆으로 열리는) 폴더블 스마트폰(프로젝트명 챔프)은 4분기에 각각 판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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