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나노 첫 GPU '폰테 베키오'는 엔비디아 천하인 AI 학습 시장 정조준
xPU 통합 SW 프로그래밍 모델 'oneAPI'도 공개… 2021년 격전 예고

인텔이 슈퍼컴퓨팅 시장을 목표로 총공세를 펼친다. 중앙처리장치(CPU)는 물론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그래픽처리장치(GPU)·소프트웨어 등을 모두 동원해 경쟁사들의 저변 확대를 막는다.

 

CPU 시장 1위 인텔, 슈퍼컴퓨팅 시장 총 공세

인텔은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슈퍼컴퓨팅 2019'에서 차세대 슈퍼컴퓨팅을 위한 GPU와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모델을 발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기술들은 아르곤 국립 연구소가 운용할 슈퍼 컴퓨터 '오로라(Aurora)'에 적용된다.

가장 주목받은 건 인텔 7나노 공정의 첫 제품, 폰테 베키오(Ponte Vecchio) GPU다. 이번 행사에서는 폰테 베키오에 대한 세부 사항이 공개됐다.

 

인텔의 첫 7나노 GPU 폰테 베키오
인텔의 첫 7나노 GPU 폰테 베키오에는 차세대 후공정 기술과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표준 Xe 링크 기술이 적용된다./인텔

폰테 베키오는 차세대 Xe 아키텍처 기반이다. Xe 아키텍처는 초소형 모바일 기기 속 일반 통합 그래픽 처리부터 고성능컴퓨팅(HPC)에 이르기까지 모든 범위를 커버한다. 인텔은 Xe 아키텍처 아래 여러 하위 아키텍처를 둬 각 시장에 맞는 GPU를 출시할 계획이다. 

첫 제품인 '폰테 베키오'는 엔비디아가 99%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HPC 모델링, 시뮬레이션 워크로드, 인공지능(AI) 학습 영역을 겨냥했다. 병렬 벡터 매트릭스 엔진과 고밀도 부동소수점(FP64) 처리 능력을 갖췄다.

캐시 메모리 속도를 높이고 메모리 대역폭을 확장하기 위해 포베로스(Foveros), 임베디드 멀티다이 인터커넥트 브릿지(EMIB) , 칩렛(Chiplet) 등 차세대 패키지 기술을 몽땅 넣었다.

이를 활용하면 고대역폭메모리(HBM)·GPU·CPU 등 개별 다이를 EMIB로 연결, 추가 캐시메모리 역할을 하는 옵테인·D램을 프로세서 위에 올리는 새로운 형태의 패키지도 만들 수 있다.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모델 '원API(oneAPI)'도 인텔 슈퍼컴퓨팅 전략의 핵심 무기 중 하나다. 이 모델은 한 번의 프로그래밍으로 CPU·FPGA·GPU, 심지어 AI 가속기 등 모든 인텔 기반 '프로세서(xPU)'에 적용 가능하다. 

 

CPU 시장 1위 인텔이 왜 총공세를 택했을까

 

CPU와 GPU의 물리적 차이. 코어 수가 차원이 다르다./엔비디아
CPU와 GPU의 물리적 차이. 코어 수가 차원이 다르다./엔비디아

인텔은 CPU 시장 점유율 95%를 차지하고 있는 명실상부 1위 업체다. 세계 500대 슈퍼컴퓨터 중 90%가 인텔의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를 사용한다. 

그런 인텔이 총공세 작전을 펼치는 건 이 아성에 금이 가고 있기 때문이다.

CPU는 AI·HPC처럼 수많은 연산을 고속 처리해야하는 응용처에 적합하지 않다. 각 코어의 성능은 좋지만 코어 수가 많지 않아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대신 주목받은 게 GPU다. AI·HPC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경쟁사로 여기지도 않았던 엔비디아와 전열을 재정비한 AMD가 GPU를 무기로 인텔과 동등한 경쟁선상에 섰다. CPU 공급 부족 사태와 10나노 공정 지연도 인텔의 발목을 잡았다.  

최근 인텔이 서버 CPU 가격을 반값으로 내린 것도 AMD의 2세대 에픽 프로세서 출시에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2021년 격전 예고… 공정 안정화는 아직 숙제

인텔의 공정 로드맵./인텔
인텔의 공정 로드맵./인텔

인텔이 슈퍼컴퓨팅 시장을 본격 공략하는 시기는 2021년이다. 인텔은 이때 7나노 공정 대량 양산을 시작하고 차세대 슈퍼컴퓨터 오로라 시스템을 공개할 계획이다. 

문제는 아직 10나노 공정도 안정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구형 14나노 칩을 10나노 공정으로 생산하는 것에는 여전히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 CPU 공급 부족 사태가 끝나지 않는 건 이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인텔의 7나노 공정이 어느 정도 성능을 가질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인텔이 성능·전력효율·비용·시기의 균형을 찾는 방식으로 공정 개발 전략을 수정했기 때문이다.

인텔은 타사보다 한 세대 늦지만, 성능은 뒤지지 않는 공정을 개발해왔다. 예를 들어 인텔의 10나노 공정은 TSMC와 삼성전자의 7나노 공정과 성능이 비슷하다. 하지만 이를 실제 구현하는 과정에서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도입, 대량 양산 시기를 놓쳤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전공정 기술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포베로스·칩렛 등 패키지 기술을 개발한 것도 이같은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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