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착-봉지 기술 축적하는 중국 업체도 후공정 수율은 저조
톱텍 없지만 국내 업체 여전히 강세

지난해 톱텍과 삼성디스플레이 간 기술유출 공방 이후 라미네이션 장비 시장에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라미네이션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편광판 커버유리 등을 합착하는 장비다. 증착⋅봉지 기술에서 경험치를 쌓아가는 중국 업체들도 라미네이션 수율은 극히 저조할 만큼 난이도가 높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 라미네이션 장비는 OLED와 커버유리 등을 합착하는데 사용된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 라미네이션 장비는 OLED와 커버유리 등을 합착하는데 사용된다. /사진=삼성전자

신도기연-신세계엔지니어링 중국서 성과

 

신도기연은 지난 8월 중국 차이나스타옵토일렉트로닉스(CSOT)와 우한 6세대(1500㎜ X 1850㎜) OLED 후공정 라인에 3D 커버글래스용 라미네이션 장비를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신도기연은 LCD용 조립장비 전문업체로, LCD 커버유리와 편광판 등을 합착하는 공정에 장비를 공급해왔다. 지난해 톱텍과 삼성디스플레이 간 법적공방 전에는 둘 사이가 워낙 밀접한 탓에 삼성디스플레이에는 신도기연의 라미네이션 장비 공급 사례가 없다. 

다만 과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베트남 스마트폰 라인에서 OLED 후공정을 내재화하기 위해 일부 라인을 셋업한 적이 있는데, 당시 라미네이션 장비를 신도기연이 소량 공급했다. 생산성을 제고하지 못한 삼성전자가 내재화 라인을 확장하지 않으면서 더 이상 OLED 라미네이션 분야에서 삼성쪽 공급사례를 쌓지는 못했다.

신도기연이 OLED용 라미네이션 장비 업체로 다시 부각된 건 톱텍이 더 이상 중국에서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된 올해 초부터다. 신도기연은 지난 4월 BOE와, 7월에는 티안마와도 라미네이션 장비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BOE⋅티안마에 공급키로 한 라미네이션 장비가 어떤 기재(커버유리⋅편광판⋅터치스크린)를 합착하기 위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BOE에 공급한 장비는 ‘A lamination inline’, 티안마에 공급한 장비는 ‘Full attatchment machine’으로만 표기됐다. 

갤럭시S 시리즈의 커버유리 곡률 변화. 3차원으로 꺾여 있는 커버유리에 기포 없이 OLED를 합착하는 공정은 난이도가 높다. /자료=삼성디스플레이
갤럭시S 시리즈의 커버유리 곡률 변화. 3차원으로 꺾여 있는 커버유리에 기포 없이 OLED를 합착하는 공정은 난이도가 높다. /자료=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에 OLED용 라미네이션 장비를 공급했던 신세계엔지니어링 역시 비전옥스(구안)에 라미네이션 장비를 공급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세계엔지니어링도 신도기연과 마찬가지로 LCD용 조립장비 및 본딩장비(TAB⋅COG) 전문업체다. 중국 BOE⋅CSOT⋅티안마⋅비전옥스 등이 OLED 패널 공정에 경쟁적으로 투자하면서 연이어 발주할 후공정 장비 시장을 노리고 있다.

디스플레이용 플라즈마 장비업체 엘에이티 역시 중국서 라미네이션 장비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엘에이티는 그동안 스퍼터용 캐소드, 기판 이송설비, 질소 물류설비 등을 주력 공급했으나 신규 아이템으로 3D 라미네이션 장비를 개발했다. 이 회사 장비는 막판(Diaphragm)으로 가압해 중앙부 및 곡면부를 1차 합착한 후, 실리콘 패드로 재차 누르는 방식이다. 

엘에이티는 모회사인 에스엔텍비엠(옛 에스엔텍)과 공동으로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PRI)에 디스플레이 장비를 공급해왔다. 최근 LCD 업황 악화 때문에 LG디스플레이의 투자 감소가 예상되자 신규 사업을 다각도로 추진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 AP시스템에서 V3 유지보수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 후공정 공장.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 후공정 공장.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베트남 V3 라인의 라미네이션 유지보수를 AP시스템으로부터 받고 있다. 라미네이션 장비는 스마트폰 모델이 변경될 때 마다 내부 일부 모듈의 개조가 필요하다. 각 기재들을 잡아주는 척(Chuck) 등의 사이즈가 같이 변경되기 때문이다. AP시스템은 지난 2017년 삼성디스플레이가 V3 라인을 구축할 당시, 약 30%의 물량을 공급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OLED용 후공정 라인을 단기간에 구축하면서 라미네이션 설비만 1000여대 구매했다. 기간내 미처 물량을 생산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자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처를 AP시스템으로 배분했다. 

업계 관계자는 “톱텍이 라미네이션 장비 시장에서 사라진 이후 아직 이렇다 할 강자가 나타나지는 않았다”며 “OLED 전공정에서 실력을 쌓은 중국 업체들도 후공정 수율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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