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싱스(Smartthings)' 플랫폼 내 'AI 센서 타워' 역할
AI로 데이터 모아 알고리즘·서비스 강화… AI 성능이 관건

삼성전자의 첫 인공지능(AI) 스피커 ‘갤럭시홈(Galaxy Home)’이 오는 10월 정식 출시된다. 갤럭시홈은 삼성전자 가전에 들어간 음성 인식 기반 AI 기능을 총괄하는 허브 역할을 맡게 된다. 

AI 경쟁에 뒤늦게 뛰어든 삼성전자가 구글·아마존·애플 등 글로벌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 갤럭시홈 10월 출시

 

삼성전자의 첫 AI 스피커 갤럭시홈./삼성전자 홈페이지
삼성전자의 첫 AI 스피커 갤럭시홈./삼성전자 홈페이지

부품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0월 AI 스피커 갤럭시홈 제품군을 출시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막바지 준비에 돌입했다.

갤럭시홈은 삼성전자의 첫 AI 스피커다. 작년 8월 ‘갤럭시노트9’ 언팩 행사에서 사양이 공개됐다. 이후 11월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SDC)와 올해 초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9’에서 실물을 선보였지만, 출시 일정이 알려지진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지난 상반기 출시 계획이었으나 AI 센서 허브 역할을 하게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두고 고민했다”며 “첫 AI 플랫폼 기기인 만큼 부품부터 소프트웨어(SW)까지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항아리 모양의 갤럭시홈은 스피커 본연의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하만의 AKG 스피커 6개가 내장됐다. 마이크는 8개다. 현재까지 출시된 AI 스피커 중에서는 아마존 ‘에코 쇼(Echo show)’와 함께 가장 많은 마이크를 가지고 있다. 마이크 개수가 늘어날수록 음성 인식의 정확도가 높아진다.

 

‘갤럭시홈’, 삼성 스마트홈 내 ‘AI 센서 타워’로

앞서 삼성전자는 자사의 모든 가전에 음성 인식 기반 AI 기능을 넣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위해 각 가전과 스마트홈용 사물인터넷(IoT) 센서들을 중앙에서 연결해주는 ‘AI 센서 타워’를 별도 개발하고 있었다. (KIPOST 2019년 6월 29일 <삼성, 음성인식 기능 모든 가전에 확대 적용… 걸림돌은?> 참고)

당시 셋톱박스, AI 스피커, 기존 가전 등 여러 기기가 센서 타워의 후보로 검토됐는데 그 중 AI 스피커가 선택됐다. 셋톱박스는 보통 TV 근처에 설치되기 때문에 음성 인식 정확도가 떨어졌고 가전은 제품 구매 주기가 길어 보급화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AI 스피커는 이런 단점에서 자유롭다.

먼저 AI 스피커는 ‘스피커’보다 ‘음성 인식’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AI 스피커는 침대 머리 맡, 책상 위, 거실 탁자 등 비교적 사람의 말을 듣기 쉬운 곳에 위치한다. 음성 인식 정확도가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AI 기기는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특성상 한 업체의 AI 스피커를 사용한 소비자가 다른 업체의 기기로 갈아탈 확률은 낮다. 구매 주기와 상관 없이 락인(Lock-in)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 최대 가전 업체이자 모바일 업체인 삼성전자가 만든 AI 스피커라는 것만으로 충분한 구매 요인이 된다. 더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홈, 삼성 AI 사업 교두보 될까

 

이윤성 삼성전자 부사장이 CES 2019에서 '연결된 가정(Connected Living)'의 청사진을 설명하고 있다./삼성전자
이윤철 삼성전자 전무가 CES 2019에서 '연결된 가정(Connected Living)'의 청사진을 설명하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는 갤럭시홈을 필두로 AI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AI 스피커는 대부분 날씨·교통 등 생활 정보, 음악 추천 등 간단한 기능을 구현하는 데 그친다. 하지만 AI 스피커가 삼성의 다른 가전 제품이나 모바일 기기와 데이터를 공유하게 되면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굳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켜거나 냉장고까지 갈 필요 없이 방 안에서 AI 스피커에 “빅스비, 냉장고에 있는 식료품으로 뭘 만들 수 있을까?”라고 묻는 것만으로 레시피를 찾아 알려주고, 냉장고 디스플레이에 이를 띄워주는 식이다.

AI 스피커와 스마트홈 스마트싱스(Smartthings) 플랫폼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다시 AI에 적용,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새로운 서비스도 내놓을 수 있다. 국내 AI 스피커 제조사들이 헐값에 AI 스피커를 파는 것도 자체 AI 알고리즘 및 서비스 개발을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AI는 결국 데이터의 싸움”이라며 “구글이 AI 알고리즘 및 서비스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는 것도 그만큼 데이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는 AI 스피커가 센서 허브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음성인식 기능이 충분하지 않으면 구매 의욕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아무리 가전 및 모바일 대기업이라도 AI 분야에서는 스타트업이나 다름없다.

SW 업계 관계자는 “애플처럼 AI 기능은 별로고 스피커만 좋다면 ‘AI 스피커’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한 것”이라며 “구글·아마존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AI 성능을 발전시켰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