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에 메모리·SW 등 붙여 솔루션으로… 용도별·규모별 최적화
AI 학습용 제품군 확장 준비… 아키텍처 바뀐 학습용 '제온' 출시

윌리엄 기아드(Wiliam Giard) 인텔 데이터센터그룹(DCG) IT 트랜스포메이션 담당 최고기술책임자(CTO)./인텔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인텔은 독보적인 입지를 가지고 있다.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사양이 나와야 서버를 만든다는 얘기가 통용될 정도다.

인텔이 이 시장에서 굳건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윌리엄 기아드(Wiliam Giard) 인텔 데이터센터그룹(DCG) IT 트랜스포메이션 담당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비결을 밝혔다.

 

CPU만 한다? 메모리·인터페이스·보안까지

인텔을 CPU 업체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인텔은 적어도 데이터센터에 한해서는 CPU를 포함한 여러 솔루션을 두루 보유하고 있다. 

인텔은 CPU 장악력을 기반으로 이더넷(Ethernet), 옴니패스 패브릭(Omni-path Fabric), 실리콘포토닉스(Silicon Photonics) 등 인터커넥트(Interconnect) 솔루션은 물론 메모리까지 사업을 확장해왔다.

강점은 최적화다. 각 부품을 CPU에 최적화시키는 것은 물론 시스템·SW 레벨에서 최적화를 진행한다. 서버 업체들 입장에서 보면 각 부품을 일일이 조달해 최적화를 진행하는 것보다 그대로 가져다 쓰기만 하면 되는 솔루션을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인텔은 데이터와 관련된 모든 부품의 총 가용 시장(TAM)이 2000억달러(약 244조원)에 달한다고 추산한다.

윌리엄 기아드 CTO는 “인텔은 마이크로, 스탠다드, 각 응용처 등 다양한 수준에서 성능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며 “각 부품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최종 시스템으로 만들어졌을 때 제대로 된 성능을 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각 부품이 모두 CPU만큼의 시장 장악력을 가진 건 아니다. 옵테인 메모리는 출시 초기 D램보다 느리고 낸드보다 용량도 작다며 ‘이도저도 아닌’ 제품이라는 평을 들었다. 

하지만 그 역시 새로운 시장이 되고 있다. 기존 메모리(D램, 낸드)를 그대로 쓰되 캐시 메모리 용도로 추가해 디스크 숫자 자체를 줄이거나 값비싼 기존 메모리의 용량을 다소 줄이고 저렴하게 옵테인 퍼시스턴트 메모리를 구매하는 식이다.

그는 “옵테인을 캐시 메모리로 쓰면 캐시 메모리 용량을 넓힐 수 있어 디스크 숫자 자체를 줄일 수 있다”며 “SAP의 하나(HANA)도 옵테인 메모리를 활용, 인메모리 컴퓨팅을 구축해 지연시간을 크게 줄였다”고 말했다.

 

끊임 없는 성능 개선

서버 시장에 진출한 뒤 20여년간 끊임 없이 성능을 개선해왔다는 것도 인텔이 시장 1위를 유지하는 비결이다. 타사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에 한정돼 성능 개선이 진행되는데 반해 인텔은 모든 라인업에 걸쳐 매년 성능을 개선한 제품을 내놓는다.

비단 아키텍처, 코어의 숫자, 동작 속도 등 CPU만 바뀌는 게 아니다. 메모리·인터커넥트 등 CPU에 붙는 부품과 보안, SW 라이브러리 등도 업그레이드되면서 성능을 추가로 향상시킨다.

예를 들어 ‘인텔 2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그 자체로 5년 전 출시된 ‘2S 인텔 제온 프로세서(코드명 아이비 브릿지)’보다 서버 가상화(VM) 밀도를 3.5배 높일 수 있다. 

여기에 옵테인 메모리를 추가하면 기존보다 4배 늘어난 메모리로 VM 밀도를 추가로 증가시킬 수 있고, ‘인텔 인텔리전스 스토리지 가속화 라이브러리’까지 더하면 데이터 보안은 3.3배, 통합은 5.1배, 압축은 6.9배 성능이 개선된다.

기아드 CTO는 “고객과 긴밀히 협력해 다음 제품에 고객이 원하는 사양을 반영하는 것은 물론, 각 응용처별로 최적화를 진행해 공급한다”며 “최근에는 멀티 클라우드(Multi-Cloud)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이에 맞게 SW 스택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서버가 얼마나 필요하든… AI 제품군 확장 준비

서버도 용도에 따라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인텔은 아키텍처의 유연성을 확보해 어떤 유형의 서버가 얼마나 필요하든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응용처별로는 앞서 설명했듯 최적화해 공급하고 있다. 여기엔 기존 서버 인프라와 아키텍처부터 다른 사물인터넷(IoT)·스마트시티(Smart City) 등을 구현하는 시스템도 포함된다.

인공지능(AI)에 대한 제품군도 늘리고 있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의 최강자는 엔비디아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만으로는 AI 컴퓨팅을 구현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GPU에 일을 시키는 게 인텔의 CPU다. 

인텔은 AI 가속 회로 영역(block)인 ‘인텔 딥러닝 부스트(DL Boost)’를 내놓고 서버 제조사들이 이를 CPU에 내장할지 말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DL 부스트를 기본 내장한 스케일러블 9200 프로세서 시리즈도 내놨다.

엔비디아가 독점하고 있다시피 한 AI 학습(Training) 영역에 맞춘 프로세서 제품군도 늘릴 계획이다. AI 워크로드의 91%를 차지하는 추론(Inference) 시장에는 이미 제온 프로세서로 대응하고 있다.

그는 “현재 FPGA와 너바나(Nervana) 일부를 AI 학습용으로 쓸 수 있다”며 “실리콘 아키텍처를 학습에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며, 신제품은 제온 시리즈에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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