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램 '엔듀라 클로버' 및 PC램·Re램 '엔듀라 임펄스'
고진공에서 5개 소재 옹스트롬 단위로 증착 가능

차세대 메모리 시대가 곧 열린다. 기술 장벽이었던 박막 증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비 솔루션이 나왔다. 이 차세대 메모리 연구개발(R&D)도 한국이 가장 앞서고 있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지사장 이상원)는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에 사용되는 차세대 메모리 양산을 위한 혁신적인 대량 생산 솔루션 2종을 출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왜 차세대 메모리가 필요한가

 

최범진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코리아(AMK) 뉴메모리 담당 상무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최범진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코리아(AMK) 뉴메모리 담당 상무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현재 쓰이는 메모리는 D램·S램·낸드플래시 정도다. 빠른 속도를 가진 D램과 S램은 캐시메모리로, 데이터가 날아가지 않는(비휘발성) 낸드플래시는 데이터 저장용으로 활용된다. 문제는 D램과 낸드, S램의 기술 발전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있고, 전력소모량과 성능 등의 개선 정도도 이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저항메모리(ReRAM), 자성메모리(MRAM), 상변화메모리(PCRAM) 등 차세대 메모리는 당초 이같은 기존 메모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안됐다. 목표는 D램보다 빠르고, 낸드보다 더 많은 용량을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를 만드는 것이었다. 

M램은 금속의 자성을 이용한 저항에 따라 데이터를 저장한다. 낸드처럼 데이터가 증발하지 않는데다 D램처럼 빠르다. 또 6개의 트랜지스터가 1개의 소자(Cell)를 이루는 S램과 달리 1개 트랜지스터가 하나의 소자로 기능하기 때문에 전력소모량이 적고 소형화가 용이해 엣지(Edge) 시스템에 적합하다.

이같은 특성 덕에 업계는 레벨3 캐시 메모리에 쓰이는 S램을 M램으로 대체할 로드맵을 세운 상황이다. 

Re램과 PC램은 각각 결정질의 위상 변화와 저항값의 차이로 데이터를 구분한다. 낸드와 하드디스크(HDD)보다 읽기 성능이 현저히 빠르고, D램보다 생산 가격이 저렴하다.

이같은 특성 덕에 서버용 D램과 저장장치 사이의 가성비 격차를 채워줄 수 있는 일명 '스토리지급 메모리(SCM)'로 사용될 수 있다. 인텔의 3D 크로스포인트(3D Xpoint) 메모리가 PC램이다. 

Re램은 컴퓨팅 소자와 메모리 소자를 통합한 인메모리(In-memory) 분야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어플라이드, M램 및 Re램/PC램 대량양산 장비 출시

지금까지 차세대 메모리 대량 양산의 발목을 잡았던 건 수율이다. 차세대 메모리는 신소재를 쓴다. 이를 대량 양산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선 재료에 맞는 장비가 있어야 했다. 어플라이드가 겨냥한 건 이 점이다. 

어플라이드는 차세대 메모리의 핵심 금속 층을 수 옹스트롬 단위의 정밀도로 증착할 수 있는 장비 2종을 출시했다.

대량 양산이 가능하며, 기존 양산 라인에도 넣을 수 있다. 현재 M램 장비로는 5곳의 고객사와, PC램 및 Re램 장비로는 8곳 고객사와 협력해 개발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광범위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어플라이드는 설명했다.

회사는 올해 이 2대의 장비로만 세계 시장에서 1억달러(약 1181억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장비에는 내장형 계측기(OBM, On-board Metrology)도 달려있다. 각 공정 스텝마다 증착된 박막의 두께를 실시간으로 재는 역할이다. OBM은 어플라이드의 다른 엔듀라 PVD 시스템에도 장착 가능하며, 내년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이상 상태를 파악하면 즉시 이를 제어에 반영하는 식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M램 증착 장비 '엔듀라 클로버(Endura Clover) MRAM PVD'

 

엔듀라 클로버 M램 PVD 플랫폼./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엔듀라 클로버 M램 PVD 플랫폼./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M램 생산용 물리기상증착(PVD) 플랫폼 '엔듀라 클로버(Endura Clover) MRAM PVD'은 고청정·고진공 상태에서 각 챔버 당 최대 5개의 서로 다른 재료로 된 층을 증착할 수 있는 장비다. 챔버는 총 9개 달렸고, 시간 당 300㎜ 웨이퍼 16장을 처리할 수 있다.

M램은 진공을 유지하면서 30층 이상의 얇은 박막을 층층이 쌓아야 한다. 그 중 일부는 두께가 사람 머리카락의 50만분의1에 불과할 정도다. 

이 장비는 5개의 서로 다른 층을 깔 수 있기 때문에 위·아래 전극(electrode), 레퍼런스 층(Reference layer), 차폐층(barrier layer), 자율층(Free layer) 등 M램을 구성하는 전체 층을 형성할 수 있다.

M램은 각 층에 원자 지름 정도의 두께 변화만 있어도 전체 소자의 성능과 신뢰성에 영향을 준다. 특히 산화마그네슘(MgO) 기반의 차폐막인 MTJ(magnetic tunnel junction) 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 장비는 웨이퍼의 외부 노출 위험 없이 1옹스트롬 이하의 정밀도로 측정 및 모니터링해 원자 수준의 박막 균일도를 보장한다. 이전에는 MgO 층 형성시 금속 증착과 산화 공정을 거쳤지만 세라믹 스퍼터링(Sputtering) 한 번으로 이를 대체했다. 

스퍼터링은 플라즈마를 형성하고 가스를 이온화시켜 가스(반응 물질)가 타겟을 쳐내면 타겟을 구성하는 재료가 가스의 비반응 물질과 합쳐져 웨이퍼에 증착되는 공정 기법이다. 보통은 균일도가 낮은데, 어플라이드는 챔버를 별도 설계해 균일도를 높였다.

어플라이드에 따르면 '엔듀라 클로버' 활용시 인터페이스와 표면 질감(Texture) 등 성능을 기존보다 20% 높일 수 있고 고품질의 MgO 층으로 인해 지속성(Endurance)도 100배 개선할 수 있다.

 

PC램·Re램용 엔듀라 임펄스 PVD

 

엔듀라 임펄스 PVD 플랫폼./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엔듀라 임펄스 PVD 플랫폼./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PC램과 Re램을 위한 PVD 솔루션은 '엔듀라 임펄스(Endura Impulse) PVD'다. 

Re램은 퓨즈(Fuse) 같은 역할을 하는 신소재를 쓴다. 수십억 개의 셀 중 원하는 셀에만 선택적으로 자성 기둥(Pilament)을 형성하고 그로 인한 전기 전도도의 차이로 데이터를 저장한다. PC램은 상변화 소재를 활용해 결정질의 변화에 따른 저항값의 차이로 정보를 저장한다.

이 두 차세대 메모리는 3D 낸드 플래시와 비슷하게 3D 구조로 만들 수 있어 생산 로드맵을 짜기도 수월하다. 

엔듀라 임펄스 PVD는 다성분계 소재의 정밀한 증착과 통제를 하는 OBM와 함께 최대 9개 웨이퍼 공정 챔버들로 구성된다. 마찬가지로 고진공에서 메모리를 구성하는 모든 층을 증착할 수 있다. 공정을 반복해도 구성 재료들의 특성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최범진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코리아 뉴메모리 담당 상무는 "새로 출시한 두 장비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가 지금까지 개발한 반도체칩 생산용 시스템 가운데 가장 정교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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