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물 봉지장비 업체도 교체
내년 2~3분기 중 양산

중소형 LCD 출하량 1위 업체인 중국 티안마가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두 번째 라인 건설과 함께 증착장비(Evaporator) 공급사를 바꿨다. 앞서 양산에 돌입한 1기 라인이 초기 양산 수율을 잡는데 애를 먹은 탓에 핵심 장비 공급업체에 변화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2분기 양산에 들어간 티안마의 우한 OLED 1기 라인은 아직 이렇다 할 대형 스마트폰 고객사를 잡지 못했다.

우한 티안마 플렉서블 OLED 1기라인 양산 기념식. /사진=티안마
우한 티안마 플렉서블 OLED 1기라인 양산 기념식. /사진=티안마

23일 업계에 따르면 티안마는 지난달 일본 캐논도키에 OLED용 증착장비 1대를 발주했다. 우한 2기 OLED 라인의 생산능력은 기존 1기와 동일한 6세대(1500㎜ X 1850㎜) 원판투입 기준 월 1만5000장이다. 티안마는 올해 연말 장비 반입을 시작해 이르면 내년 2~3분기 양산에 착수할 계획이다. 1⋅2기 라인이 완성되면 티안마의 6세대 플렉서블 OLED 생산능력은 월 3만장 수준까지 늘어나게 된다.

앞서 지난해 2분기 양산 가동한 1기 라인의 경우, 증착장비를 일본 알박(Ulvac)이 공급했다. 티안마는 원래 2017년 4분기 안에 1기 라인을 양산 가동하려 했으나 이 계획을 3개월 미뤘다가 재차 3개월, 총 반년을 미뤘다. 가장 중요한 증착공정에서부터 수율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용 OLED 시장에서 티안마의 점유율은 0.2%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 시장 점유율 22%로 1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티안마는 주로 제조사가 특정되지 않는 화이트박스(Whitebox) 시장에 플렉서블 OLED를 공급하고 있다.

2018년 스마트폰용 OLED 시장 점유율. /자료=IHS마킷
2018년 스마트폰용 OLED 시장 점유율. /자료=IHS마킷

티안마가 1기 라인 증착장비 발주를한 시점은 2016년 여름쯤인데, 당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BOE가 중소형 OLED 설비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때다. 두 회사는 한해 6~7대 안팎에 불과한 캐논도키의 증착장비 물량을 입도선매 해버렸다. 이 때문에 캐논도키 설비를 구매하지 못한 티안마는 울며 겨자먹기로 알박에 장비를 발주할 수 밖에 없었다.

티안마는 이번 2기 라인 투자는 시작부터 캐논도키 증착장비 도입에 만전을 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착장비와 함께 전공정 주요 설비로 꼽히는 봉지장비는 두 회사 중 한 곳이 교체됐다.

무기물 봉지층 형성에 쓰이는 플라즈마기상화학증착장비(PECVD)는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가 1기 라인과 동일하게 공급하며, 유기물층 형성에 쓰이는 잉크젯 프린팅 장비 공급사는 미국 카티바로 바뀌었다. 앞서 1기 라인은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PRI)에서 잉크젯 프린팅 장비를 공급한 바 있다.

한편 티안마는 2기 라인 투자가 마무리되는 내년 2분기쯤 3기 라인 투자에도 나설 전망이다. 현재 우한 공장 공간을 감안하면 3기 라인은 앞선 2개 라인의 절반인 6세대 원판투입 기준 월 7500장 규모로 구축될 가능성이 높다.

티안마가 생산한 플렉서블 OLED. /사진=티안마
티안마가 생산한 플렉서블 OLED. /사진=티안마

한 장비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티안마 모회사에 내려졌던 항공사업 외 투자 제한 조치가 최근 해제됐다”며 “이 때문에 티안마가 그동안 LTPS LCD 사업 대비 소홀했던 OLED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티안마의 모회사는 중국항공기술국제홀딩스(AVIC INTL, 지분율 20.8%)다. AVIC는 항공기 및 국방산업이 주력인데, 지난해 중국 정부가 AVIC에 항공⋅국방 산업에 집중할 것을 요청하면서 상대적으로 디스플레이 사업에 소홀해졌다. 특히 성과가 나지 않는 중소형 OLED쪽은 투자를 제한하기도 했다.

최근 이 같은 조치가 풀리면서 티안마의 투자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티안마가 캐논도키 증착장비 도입에는 성공했지만, 새로운 시스템인 만큼 다시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워낙 중소형 디스플레이 분야 경쟁력이 높아 향후 경쟁사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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