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 "올해 판매량 5000만대 감소할 것"
화웨이, 지난해 판매량 2억대 중 절반이 중국 외 수출

미국 상무부 제재에 따라 구글이 중국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키로 하면서 향후 스마트폰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화웨이가 판매대수를 기준으로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 2위로 등극할 정도로 승승장구해 왔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 정부 제재를 받았던 중국 ZTE의 경우, 1년 만에 판매량이 3분의 1토막나기도 했다.

 

화웨이 P20 시리즈 스마트폰. /사진=화웨이
화웨이 P20 시리즈 스마트폰. /사진=화웨이

19일 로이터통신은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린 것과 관련, 구글이 화웨이와의 비즈니스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16일 미 상무부는 화웨이와 화웨이의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리스트에 올렸다.

화웨이와 미국 정부와의 갈등은 화웨이의 이동통신 장비 사업에서 촉발됐으나, 이제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사업까지 확전되는 모양새다.

구글이 예정대로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면 당장 구글이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받는데 제한을 받는다. 공개된 소프트웨어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이용하는데는 문제 없다. 그러나 응용프로그램(앱)을 내려받는 구글플레이 스토어나 지메일⋅크롬 등의 서비스는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 같은 제한은 화웨이가 중국 외에서 판매하는 스마트폰 판매량에 1차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국 내에서는 이미 구글의 서비스들이 대부분 막혀 있고, 화웨이가 대체재를 마련했기 때문에 이번 조치가 큰 영향이 없다.

지난해 연간 2억6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한 화웨이의 중국 내 판매 비중은 50%다. 1억대는 중국에, 나머지 1억대는 중국 외 지역에 판매하는 것이다. 향후 구글이 화웨이와의 비즈니스 관계를 끊으면, 중국 외에서 판매되는 절반의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구글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이는 구글 서비스 의존도가 높은 유럽 시장 이용자들에게 치명적이다. 구글플레이스토어를 설치할 수 없다는 것은 스토어 내 350만개 이상의 앱들 역시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동안 지메일⋅크롬 등을 기반으로 사용해왔던 서비스들도 더 이상 쓸 수 없다.

이번 조치로 화웨이에 미칠 파급력이 어디까지 미치게 될 지는 앞서 미국 상무부 제재 대상이 됐던 ZTE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지난해 4월 미국 상무부는 ZTE가 북한과 이란에 대한 미국 제재를 어겼다는 이유로 미국 기업이 부품 등을 수출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ZTE의 스마트폰. ZTE는 3개워간의 미국 상무부 제재 이후 판매량이 3분의 1로 추락했다. /사진=ZTE
ZTE의 스마트폰. ZTE는 3개워간의 미국 상무부 제재 이후 판매량이 3분의 1로 추락했다. /사진=ZTE

부품 공급이 끊긴 ZTE는 스마트폰 생산과 판매 등에 막대한 지장을 받으면서 도산 위기에 직면했다. ZTE가 벌금과 예탁금 14억달러를 납부하면서 제재는 3개월만에 해재됐지만, 스마트폰 판매량은 2017년 4640만대에서 1500만대로 주저 앉았다.

ZTE와 달리 화웨이는 하드웨어 부품 일부를 자체 조달할 수는 있지만, 당장의 부품 수급난은 불가피하다. 화웨이는 지난해 1만3000여개 협력사에서 700억달러어치는 부품을 구매했는데, 이 중 110억달러어치는 미국산이었다.

7분의 1에 달하는 소재⋅부품 조달처를 미국 밖으로 돌리는데 애를 먹을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구글과의 비즈니스까지 종료되면 소비자들로부터도 외면받게 된다.

스트레티지애널리틱스(SA)는 20일 ‘화웨이는 미국 금지령에 따라 살아남을 수 있는가’라는 보고서에서 “미국 제재가 계속되면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 2억580만대에서 올해 1억5600만대, 내년 1억1960만대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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